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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편지/이성필
소백산에서 편지를 쓴다 천동계곡 길에서 쓰고 주목군락지 길에서 쓰고 비로봉 갈림길에서 쓰고 비로봉에서 쓴다 소백산 하늘이 얼마나 푸른지 지금 무슨 양떼들이 지나가는지 먼 능선에 햇살이 몇 겹으로 쏟아져 내리는지 물봉선에게 물어 모데기풀에게 쓰고 동자꽃에 쓰고 층층나무에게 물어 함박꽃나무에게 쓰고 철쭉에게도 쓴다 그늘 한 점 없는 가을 소백산 길에게 물어 구절초에게 쓴다 어쩌다가 땡볕 길에서 편지를 쓴다 그러다가 축복처럼 구름이 잠시 해를 가린 순간의 밑에서 땅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