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Headline
전설 1
“복사꽃이 진다”는 말을 “아니 복숭아꽃이 벌써 져”라고 받더군요.먼 산에 산벚꽃이 꼭, 탁탁 분첩으로 두드리던 사촌 누님의 얼굴인 듯 뽀얗네요. 산벚꽃 피자 복사꽃이 집…
한 톨 먼지
보이저 1호는 1977년에 발사했습니다. 목성·토성 관측 탐사를 마치고 2012년 태양계를 벗어나 성간 우주로 날아가고 있지요. 2030년쯤 지구와 통신 두절 된다지만, 멈…
하지夏至/윤경희
독경 소리 듣고 자란 봉정사 텃밭에는살이 오른 감자들 이랑마다 발 내민다허공엔 풍경이 한 솥 포슬포슬 익는 오후-윤경희 시조집 <<환절기 무렵&a…
수선화
+1어둠을 뚫었습니다. 송곳도 아닌 여리디여린 손가락입니다. 수선화 새 촉이 언 땅을 열고 세상에 나온 것은 기적입니다. 혁명입니다. 싹이 돋고 꽃을 피우고 다시 또 어둠으로 돌…
국밥
투가리였습니다. 애당초 안성맞춤 방짜 유기는 관심 없었습니다. 탕도 찌개도 전골도 아니지만 복지개 덮어둔 밥사발처럼 오래 뜨거워야 했지요. 어두일미 빈말이란 건 세상 사람 다…
노마드/박성민
절벽에 길이 있다허공마다 발을 심고벼랑을 헛디딘 마방馬幇멀어지는 말방울 소리죽음은삶의 완성이다솟구치는 낭떠러지-박성민 시조집,『골목을 주워 왔다』(고요아침, …
삼양다방
+1사람들이 꾀었습니다. 젊은 축은 젊은 축대로 늙은 축은 늙은 축대로였지요. 누구는 시발역이었고 누구는 종착역이었으며 또 누구는 기항지였지요. 설, 은하수, 임금님, 황태자………
금 나와라 뚝딱
도깨비들이네요. 전주천 싸전 다리와 매곡교(梅谷橋) 사이입니다. 먼동이 트기 전 전 펼치려면 한밤중에 나섰겠습니다. 뿔이 몇 개인지, 방망이는 어디 숨겼는지 도통 모르겠네요.…
우체국에 가면
+1언제였더라, 손 편지 써 본 지 까마득합니다. 받아본 지도 아슴하고요. 아직 파릇할 적, 위문편지를 숙제처럼 쓰기도 했었지요. “사랑하는 것은/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니라./…
어머니
+1채 어둑발 가시지 않은 새벽, 어머니는 동네 우물에서 첫물을 길어 오셨지요. 찬물에 얼굴도 마음도 씻고 맨 먼저 부뚜막 조왕신(竈王神)께 조왕물을 올렸지요. 아련한 흑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