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관태그 검색 [태그 in 태그]

시인은 낮에는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별이다
달빛 아래 허리춤을 내리고 희멀건 허벅지로 춤 한 번 추고나면 이리들 야단이다 시인은 눈물을 찔끔거리며 가엽단다 뽀얀 얼굴이 어둠에서 익은 달뜬 유혹의 목소리가 너무 앳되어 안쓰럽단다 꿈길에 들어서는 달밤이란 무대에 알몸으로 우유빛 안개를 휘감고 서면 나는 낮에는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별이다 계간 리토피아 49호에 수록된 정승열 시인의 「달맞이꽃」이라는 시이다. ‘달빛 아래 희멀건 허벅지 드러내고 알몸으로 춤추는 시인’, 그의 ‘달뜬

이소애 시집 '동동구리무' 출간(리토피아)
이소애 시집 『동동구리무』가 리토피아(리토피아포에지․161)에서 5월 15일 발간되었다. 총 4부 58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으며 작품해설은 손현숙 시인(고려대 출강)이 맡았다.이소애李素愛 시인은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1960년 <황토> 동인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994년 《한맥문학》으로 등단하였으며, 2020년 《지구문학》으로 문학평론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시집으로는 『침묵으로 하는 말』, 『쪽빛 징검다리』, 『시간에 물들다』, 『색의 파장』, 『수도원에 두고 온 가방』, 『쉬엄쉬엄』이 있으며, 시선집

말이 말을 퍼올린다/박하리
남해 이어리 저녁풍경말을 가둔다. 문을 잠그고 이중 삼중의 잠금장치를 걸어둔다. 그래도 새어 나간다. 연기를 피우고 새어 나간다. 말은 공기와 함께 섞여 나뒹굴다가 바람을 일으키기도 하며 태풍을 만들기도 한다. 태풍은 비를 만들고 겨울 내내 푸석하게 쌓여있던 덤불, 그리고 내다 버리려했던 말들을 섞어 강으로 흘려보낸다. 태풍이 지나간 후에도 덤불 속에는 스멀스멀 온갖 말들로 가득하다. 남은 말들이 섞이며 부풀어 오른 말들은 넘쳐 다시 바다로 흘러들어 간다. 온갖 말들이 뒤엉켜 촘촘한 그물을 만든다. 말이 말을 퍼올린다.

장자시 그 서른 셋/박제천
여수항 천상의궤도마다장미밭을일궜네내생애는바람의도포를입었네가다오다장미꽃가지를치는오오인연의칼끝에길이놓였네바람속으로헤매이는내피의물살이여흩날리는장미꽃잎이여.-박제천 시선집 『밀짚모자 영화관』에서박제천1966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장자시』외. 현대문학상, 한국시협상, 녹원문학상 수상.사람은 숙명적으로 바람을 가지고 산다. 바람을 가지고 살아야 그나마 의미 없는 인생길을 의미 있게 걸을 수 있다. 특히 세상의 남자들은 바람을 스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문효치
남해 이어리 저녁풍경사랑이여어디든 가서 닿기만 해라.허공에 태어나수많은 촉수를 뻗어 휘젓는사랑이여,어디든 가서 닿기만 해라.가서 불이 될온몸을 태워서찬란한 한 점의 섬광이 될어디든 가서 닿기만 해라.빛깔이 없어 보이지 않고모형이 없어 만져지지 않아서럽게 떠도는 사랑이여,무엇으로 태어나기 위하여선명한 모형을 빚어다시 태어나기 위하여,사랑이여어디든 가서 닿기만 해라.가서 불이 되어라.―문효치 시집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에서

숨은 벽/이성필
품속에 숨어 있다 해서 숨은 벽이다.몇몇은 아는 북한산 숨은 벽몇몇만 아는 관악산 숨은 벽품속에 숨기고 있는 벽 하나씩 있다.이성필2018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한밤의 넌픽션』. 전국계간지작품상 수상. 계간 《아라쇼츠》 편집국장.

시노래운동 이끌며, 노래지도자 양성하는 시인 작곡가, 나유성 교수
글:리토피아 편집부 나유성 교수 대중적 시노래 부르기 운동에 몰입나유성은 1986년 작사, 작곡가로 데뷔(김흥국 1집 ‘당신을 사랑해요’)하여 유현주“여정” 소명“살아봐” 김재희 “마지막 여자” 이준형“ 우리끼리” 등의 히트곡을 만들었고, 여타의 음악 프로그램 심사위원장을 도맡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온 대중음악계 유명 인사이다. 2014년에는 시사투데이 선정 ‘올해의 신한국인 교육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사단법인 ‘대한노래지도자협회

제15회 김구용문학제 축하공연
김구용시문학상, 리토피아문학상, 아라작품상, 리토피아신인상시상식에 앞서 진행된 축하공연은 그동안 리토피아가 만들어온 창작시노래와 공연 가수들의 타이틀곡으로 진행이 되었다. 희자매 멤버로 활약했던 최미례 씨와 김정하, 허정미, 조아진, 고수진, 이다 등 가수들의 열창은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무대의 사회는 이외현 시인이 맡았다.가수최미례가수 고수진가수 이다가수 김정하가수 허정미가수 조아진 작곡가들/최미례, 나유성, 정무현 객석

제15회 김구용문학제 성황리에 마치고, 계간 리토피아 100호 발행 준비
문효치 시인이 안성덕 시인에게 상패를 수여하고 있다지난 3월 29일(토) 오후 4시 인천 문학동 소극장 돌체에서 계간 리토피아가 주관하는 ‘제15회 김구용문학제’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이 자리에서 제15회 김구용시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된 안성덕 시인과, 제15회 리토피아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정치산 시인, 제9회 아라작품상 수상자로 결정된 김동호 시인의 수상식이 진행되었다. 지난해 리토피아 신인상 수상자인 김정자, 김현정 시인의 시상식도 함께 진행되었다. 김구용문학제는 사단법인 문화예술소통연구소가 주최자이며 계간 ‘아라쇼

새 떼/장종권
순천만 습지빈약한 새들은 떼로 뭉쳐다닌다.세상 다 차지한 듯 휘젓고 다닌다.혼자 다니면 지극히 위험하다.잘못 걸리면 뼈도 못추린다.떼로 다니면 하나 사라져도 끄떡없다.내가 사라질 확률도 거의 없게 된다.누가 사라져도 안타까울 턱이 없다.천년 만년 전부터 당연한 일이었다.새 떼가 허공에 살아남기 위해서는항상 적절한 희생양이 필요하다.장종권본지 발행인. 1985년 《현대시학》 추천완료. 시집 『함석지붕집 똥개』 외. '미네르바문학상' 등 수상.

리토피아기획시집을 시작합니다
기사:박하리 편집인'리토피아'가 기획시집을 준비한다. 리토피아는 지난 25년 동안 '리토피아시인선' 시리즈 70여 권, '리토피아포에지' 시리즈 160여 권과, 소설집, 평론집, 수필집 등 300여 종의 다양한 서적을 발간한 바 있다. 이 기획시집은 2025년에는 3~5권의 시집을 선정하게 되며 2026년부터는 더 확대할 예정으로 있다. 특히 이 기획시집에 선정되면 동시에 '리토피아문학상' 등의 수상자가 될 수 있으며, 계간 '리토피아'뿐만 아니라 사단법인 '문화예술소통연구소'가 발간하는 '한국문화예술신문통'과

한국시는 사기다
대중가요 가수들은 무대에 오르기 전에 부를 곡을 수백 번 연습한다고 한다. 아무리 자주 부르던 곡이라 해도 여러 번 연습을 하고 올라가야 실수를 덜하게 되고 자연스러워지기도 하겠고, 해서 대중들로부터 사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대중들로부터 사랑받기 위해 이런 피나는 훈련을 하는 사람들이 결국에는 뜻을 이루는 일이 더 많지 않겠는가.화가들은 작품 완성에 몇 달 또는 몇 년 걸리는 작품도 있다고 한다. 춤을 추는 사람들은 무대에 올라 실수하지 않고 완벽하게 작품을 소화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연습이 필요할까.

한껏 놀다가 가자
내가 한국시나 한국문학에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아니 아예 없다. 내게는 그럴 만한 자격도 능력도 별로 없다. 아니 아예 없다. 그래서 내가 문학잡지나 문화예술잡지를 슬렁슬렁 만드는 일은 남들이 보기에는 나의 일로 보이겠지만 내 보기에는 그저 나의 즐거운 놀이이거나 편안한 휴식이기도 하다. 나는 잡지를 만들면서 일도 하고 놀기도 하는 것이다. 나는 이 터무니없는 밭에서 논다. 이 엉터리밭은 물론 내가 만든 밭이다. 내 힘으로가 아니라 나를 아껴주시는 많은 분들이 힘을 보태주어 만든 모양도 없고 소출도 없는 밭이기도 하

두만강 도문대교, 우리는 못다닌다
장종권:본지 발행인사진:편집부(두만강)두만강에서 도문대교를 바라보며 출렁거리는 관광용 뗏목에 몸을 실었다. 강물이 출렁거리니 덩달아 가슴도 마냥출렁거린다. 형제도 어쩌다가 갈라서면 남남처럼 살 수는 있다. 제아무리 피가 섞였다고 해서 한데 어울려 한집에서 살아야 한다는 법은 물론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남남처럼 살다가도 어쩌다 형제네 동네에 들어서면 가슴이 짠해지는 것을 어쩌랴. 형제네 집 담벼락에서 혹은 대문간 근처에서, 안으로 들지 못하는 가슴만 태우게 되는 꼴이다. 결국에는 아무래도 화해가 어려운 놈이라고 애써

외국인 선교사만도 못한 한글정신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에 있는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에 가면 우리 국어와 관련이 있는 특별한 선교사 한 사람이 묻혀 있다. 호머 헐버트Homer Bezaleel Hulbert는 조선 말기와 일제강점기에 국내에서 활동한 미국 감리교 선교사이며 교육자이다. 그는 1886년 조선에 입국해 육영공원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개인교사를 두고 한글을 배우며 3년 만에 상당한 한글 실력을 갖추었고, 1889년 한글 최초의 지리교과서 『사민필지』를 저술해 교재로 사용하였다. 그 서문에는 당시 지배층이 한글 대신 어려운 한자 사용을 고수하는 관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