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사랑했던 청년 권휘, 지도자의 길을 걷다
–前 두산베어스 투수 권휘 인터뷰/인터뷰어 : 강인규(기자, 소설가)/2025.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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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규: 권휘님, 반갑습니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권휘: 안녕하세요. 현재는 은퇴 후 ‘피칭 저스티스’라는 야구 레슨장에서 투수 코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선수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야구의 본질과 즐거움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다시 말해, 지금은 지도자의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지키고 있습니다.
강인규: 아직 젊은 나이인데 은퇴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권휘 : 어릴 적부터 꿈꿔왔던 야구선수라는 직업은 제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루하루가 감사했어요.
하지만 어느덧 스물여섯이 되었고, 현실적인 조건과 몸 상태를 마주하게 됐습니다. 주 7일 야구에만 몰두하는 삶 속에서 문득 제자신을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내가 과연 1년을 풀타임으로 완주할 수 있을까?” 그 질문에 스스로 솔직해지자, 답은 “힘들 것 같다.”였어요.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야구를, 어떻게 하면 더 오래 그리고 더 행복하게 이어갈 수 있을까?” 그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 바로 지도자의 길이었습니다.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 또 다른 방식으로 야구와 함께하고 싶었어요.
강인규: 선수 시절을 돌아보면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권휘: 저는 정말 야구만 바라보며 살아온 사람이에요. 서울 대림초등학교, 강남중학교, 덕수고등학교를 거치며 오직 한 가지 꿈, 프로야구 선수만을 바라보고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어 두산베어스라는 자랑스러운 팀에 입단했을 때, 그 순간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며 프로의 냉정함도 느꼈고, 야구에 대한 낭만은 점점 흐려졌습니다.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되뇌던 말이 있어요. “야구에 대한 낭만이 빠지면, 나는 영혼 없는 시체다.” 야구에 대한 애정이 식지 않도록, 매 순간 스스로에게 의미를 부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정말 힘들었지만, 저를 더 성숙하게 만들어 준 시간인 것 같아서 기억에 남습니다.
강인규: 지도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이 있다면요?
권휘: 야구를 사랑하게 만드는 지도자가 되고 싶습니다. 야구는 단순히 공을 던지고 치는 게임이 아니라, 수많은 변수와 판단이 요구되는 매력적인 스포츠예요. 아이들이 그 매력을 제대로 느끼고,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이고, 심리적인 케어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최근엔 스포츠심리상담사 자격증도 취득했습니다. 공을 빠르게 던지는 것보다 중요한 건, 어떻게 하면 더 잘 던질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선수와 소통하며 답을 찾아가는 지도자가 되고 싶습니다.
강인규: 은퇴 당시 많은 팬분들께서 아쉬워하셨습니다.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을까요?
권휘: 은퇴 발표 이후, 정말 많은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중에서도 두산베어스 팬분들의 진심 어린 응원은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제가 부족한 선수였음에도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앞으로도 평생 ‘두린이’입니다. 비록 이제는 선수로 마운드에 오르지는 않지만, 제가 지도한 아이들이 두산베어스의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르는 날이 온다면, 그것만큼 뿌듯한 순간이 또 있을까요? 다른 방식으로라도 두산베어스라는 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강인규: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권휘: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더 사랑하자.” 그 마음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야구든, 공부든, 어떤 일이든 즐기고 사랑하지 않으면 오래가기 힘들다는 걸 느꼈습니다. 실력이 부족해도 괜찮아요. 성과가 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진심으로 좋아하면 결국 길은 열립니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즐긴다면, 분명 어느 순간 스스로 빛날 수 있을 겁니다. 저도 여전히 그걸 배우며, 실천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모든 후배 여러분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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