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서 금융업까지, 끈기로 무장한 좌충우돌 도전기”
–인터뷰이 : 고명규 / 인터뷰어 : 강인규 기자
본문
프롤로그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 3학년까지, 오랜 시간 야구에 매진해온 고명규 님을 만났습니다. 야구없이는 못 살던 한 대학생이, 발목 부상을 계기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고, 지금은 금융 분야에서 새로운 꿈을 펼치고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주변의 응원, 그리고 자신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길을 찾는 그의 과정은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강인규: 안녕하세요, 먼저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고명규: 안녕하세요. 저는 성동리틀 - 청량중 - 휘문고 - 고려대 야구부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가, 대학 3학년 때 부상을 계기로 야구를 그만둔 고명규라고 합니다. 현재는 KIDB 자금중개라는 회사에서 콜, 레포 등 단기 자금중개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강인규: 대학 3학년까지 야구선수 생활을 하셨는데, 그만두게 된 결정적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고명규: 3학년 때 발목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았습니다. 재활이 성공하더라도 제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더라고요. 한편으로는 “다른 일을 해본다면 어떨까?”라는 호기심도 있었고요. 그때까지 정말 최선을 다해왔기 때문에, 야구를 그만둬도 미련은 없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부모님과 충분히 상의한 끝에, 새로운 길을 걸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강인규: 오랜 기간 야구만 해오셨는데, 갑작스러운 진로 전환에 대한 번아웃이나 두려움은 없으셨나요?
고명규: 완전히 번아웃이라기보다는, “이제 무슨 일을 해야 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졸업이 1년밖에 남지 않았고, 야구 하나만 바라보며 살아온 저에게 미래는 막막했죠. 실은 군 복무 중에 친구들이 프로 드래프트에서 지명되었을 때, 패배감이나 아쉬움이 크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가족과 친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어요. “내가 좋아하는 다른 분야에서 잘해보자, 그걸로 보답하자”라는 마음이 들었고, 그러면서 번아웃보다는 “도전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커졌습니다.
강인규: 그렇게 새로운 길을 모색하시다가, 금융업 쪽으로 향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고명규: 사실 고등학교 때부터 주식에 관심이 있었고, 직접 투자도 해본 경험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경제·금융 분야가 흥미롭게 느껴졌죠. 운동을 하면서 배운 끈기, 열정, 단체 생활 능력을 금융업에 접목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구를 그만두자마자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을 준비하고, 해외 모의투자 대회에 참여해 2등을 하면서 실무 경험과 자신감을 쌓았습니다. 그 과정이 지금의 회사에 취업하는 데 큰 도움이 됐죠.
강인규: 현재 맡고 계신 ‘콜, 레포 단기 자금중개’ 업무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고명규: 콜과 레포(REPO)는 금융권에서 단기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거나 운용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콜은 보통 은행 간에 초단기(하루나 며칠)로 자금을 빌리고 빌려주는 형태이고, 레포(REPO)는 채권 매매를 통해 자금을 조달·운용하는 방식입니다. 저는 이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 금리 등을 조율해 중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즉, 금융기관들이 필요한 자금을 원활히 거래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역할입니다.
강인규: 운동선수 시절의 경험이 현재 직장 생활에 어떤 식으로 도움이 되고 있나요?
고명규: 운동을 하면서 얻은 투지, 끈기, 그리고 팀워크가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 와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근성이 생겼어요. 실적이든 업무 스트레스든 쉽게 포기하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야구는 철저한 단체 스포츠이죠. 상대나 동료의 입장을 고려하는 습관, 그리고 함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경험이 지금도 조직 생활에 큰 도움이 됩니다. 중요한 순간에 집중해야 하는 야구 특성상, 금융 거래에서 짧은 순간의 판단과 집중이 필요할 때 큰 강점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꼭 야구가 아니더라도, 운동을 한 후배들이 금융업에 종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강인규: 입사 초기 꿈이 ‘탑 브로커’가 되는 것이었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어떤 목표나 포부를 갖고 계신가요?
고명규: 처음엔 탑 브로커가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일을 하다 보니 단순히 정점에 오르는 것보다 오랜 시간 한 자리에서 신뢰를 쌓고, 꾸준히 성장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운동선수 출신 후배들과 함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말로만 조언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금융업에 들어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함께 일하면서 혁신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꼭 실현해보겠다는 의지가 큽니다.
강인규: 후배들이나 야구선수 출신 지인들도 “금융업에 도전해볼까?” 고민하는 경우가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나요?
고명규: “스스로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라면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용어부터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야구로 치면 고비마다 공을 던지고 치면서 두려움을 이겨냈던 경험이 있잖아요?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망설이고 뒤로 물러서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지만, 도전한다면 성패를 떠나서 엄청난 배움을 얻을 수 있어요. 하나씩 배우고 부딪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분야에 적응하고, 본인만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난 안 돼”라고 지레 겁먹기보다는, 야구 때처럼 과감하게 승부를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결국 그런 과정이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주고, 훗날 더 중요한 순간에 ‘적시타’를 칠 수 있게 해준다고 믿습니다.
에필로그
어린 시절부터 야구 하나만 바라보고 달려온 고명규 님의 인생은 발목 부상을 분기점으로 새로운 방향을 맞이했습니다. 야구라는 꿈을 내려놓고 금융업에 뛰어들어, 야구장에서 다진 끈기와 열정을 새로운 무대에서도 마음껏 발휘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같은 길을 걷는 후배들에게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하고 싶다는 그의 포부는, 단순히 개인적인 성공을 넘어선 ‘함께하는 성장’을 지향합니다. “관심 있는 분야에 두려움 없이 도전하라”는 그의 메시지는 야구선수뿐 아니라 모든 도전자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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