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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어머니의 이름으로 다시 쓴 28년의 소설, 백탄 장종권 장편소설 『순애』

-1998년 초판 이후 28년 만에 작가결정판으로 재탄생… 한 여인의 삶으로 되살려 낸 한국 근현대사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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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소설을 완성하는 데 28년이 걸렸다. 1998년 처음 세상에 나온 장편소설 순애가 오랜 퇴고를 거쳐 작가결정판으로 다시 출간된다. 시인 백탄 장종권이 자신의 어머니를 향한 기억에서 출발해 집필한 이 작품은 한 여인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통해 한국 근현대사의 격랑 속에서 살아간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되살린다. 

 

오는 930일 발행 예정인 순애480쪽 분량으로, 단순히 절판된 책을 다시 펴내는 복간이 아니다. 작가는 28년 동안 원고를 거듭 읽고 고쳐 쓰면서 문장과 구성, 인물과 사건을 새롭게 다듬었다. 처음 소설을 구상했을 때 품었던 문제의식을 다시 돌아보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오랜 시간을 들인 결과물이다.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나선 딸, 가족의 비밀과 마주하다

소설은 1990년대 말, 젊은 여성 장세희가 오래전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나서면서 시작된다. 한 권의 책과 한 장의 신문기사에서 출발한 탐색은 예상하지 못했던 가족의 과거로 이어진다. 세희가 아버지의 삶과 죽음에 얽힌 의문을 하나씩 풀어가는 동안, 오랫동안 묻혀 있던 가족의 비밀과 할머니 순애의 생애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소설의 중심인물 순애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과 가난의 세월을 통과한 여인이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원하지 않았던 운명의 변화, 전쟁과 가난이 가져온 상실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이어간다. 순애의 연인 윤천섭, 남편 장삼용, 아들 장성옥, 손녀 장세희의 이야기가 서로 얽히면서 한 가족의 역사는 시대의 역사와 만난다. 

 

작품은 현재에서 과거로, 다시 현재로 이어지는 액자소설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 독자는 세희의 시선을 따라 과거의 사건들을 하나씩 알아가며, 앞선 세대가 남긴 상처와 사랑이 다음 세대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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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기록하지 못한 어머니들의 삶

순애의 배경에는 일제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 산업화로 이어지는 한국 근현대사의 시간이 놓여 있다. 그러나 소설이 주목하는 대상은 역사의 중심에서 이름을 남긴 인물들이 아니다. 전쟁과 가난 속에서도 가족을 지켜야 했던 평범한 사람들, 특히 자신의 삶을 온전히 선택하기 어려웠던 여성들의 이야기다. 

 

순애는 시대의 폭력과 가부장적 가족 질서 속에서 사랑과 상실을 경험한다. 전쟁은 평범한 일상을 무너뜨리고, 가난은 인간의 선택을 제한한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도 갈등과 상처가 발생한다. 

 

작품은 어머니의 희생을 일방적으로 찬양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상처와 가족 내부의 갈등, 세대를 넘어 반복되는 비극까지 함께 들여다본다. 그 과정에서 순애라는 한 여성의 삶은 한국 근현대사를 살아낸 수많은 어머니의 삶과 겹쳐진다. 

 

역사책이 전쟁의 승패와 정치적 변화를 기록한다면, 이 소설은 그 시대를 살아낸 한 여인이 무엇을 잃었고 무엇을 지켜 내고자 했는지를 이야기한다. 

 

28년 만에 다시 쓴 이유, 결국 어머니였다

순애가 특별한 것은 초판 출간 이후 28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작가가 작품 전체를 다시 다듬었다는 사실이다. 장종권은 1998년 초판을 출간한 이후에도 소설을 완성된 과거의 작업으로 남겨두지 않았다. 오랜 시간 원고를 다시 읽고 수정하면서 처음 구상했던 소설의 모습을 되찾고자 했다. 

 

이번 작가결정판은 인물과 사건의 관계를 정비하고 문장과 구성을 새롭게 다듬은 결과다. 18개 장으로 구성된 본문은 아름다운 의미에서 시작해 화룡점정으로 마무리되며, 마지막에는 소설을 마치며어머니, 순애가 수록됐다. 

 

작가는 자신의 어머니를 소설로 남기고 싶었다고 밝힌다. 어머니가 특별한 역사적 인물이어서가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그 평범한 생애 안에는 한 시대를 견뎌 낸 수많은 어머니의 눈물과 사랑, 희생과 인내가 담겨 있었다. 

 

28년 동안 소설을 다시 쓰는 과정은 결국 어머니의 삶을 다시 이해하고, 그 삶을 문학의 언어로 기록하는 시간이었던 셈이다.

  

한 가족의 비밀을 넘어 우리 모두의 가족사로

순애는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추적하는 손녀의 이야기이면서, 할머니의 삶을 되돌아보는 가족소설이다. 동시에 개인의 운명이 시대의 변화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보여주는 역사소설의 성격도 지닌다. 

 

소설 속에서 과거는 이미 끝난 시간이 아니다. 오래전 일어난 사건은 다음 세대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묻혀 있던 진실은 현재의 인물들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부모 세대의 삶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그들이 겪었던 가난과 상실, 이루지 못한 사랑과 지켜 내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는가. 

 

순애는 이러한 질문을 통해 한 가족의 이야기를 독자 자신의 가족사로 확장한다. 어머니의 삶을 기억하는 일은 그가 살아낸 시대를 기억하는 일이기도 하다. 28년 만에 다시 태어난 순애는 잊혀 가는 부모 세대의 시간을 문학으로 되살리며, 오늘의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무엇을 이어받아 살아가고 있는지를 묻는다. 

 

저자 백탄 장종권

장종권은 1985현대시학에 추천을 완료하며 문단에 나왔다. 시집 누군가 나의 방문을 두드리고 갔습니다, 아산호 가는 길, 꽃이 그냥 꽃인 날에, 전설은 주문이다등과 시선집 오늘이라는 낙원을 펴냈다. 장편소설 순애초판과 창작집 자장암의 금개구리등을 출간했으며, 인천문학상·성균문학상·수원문학상·미네르바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계간 리토피아편집인, 아라쇼츠발행인, 한국시포럼 대표, ()문화예술소통연구소 이사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간 도서 정보

순애

백탄 장종권 장편소설

2026930일 발행 예정

분량 480

판형 150×200mm

ISBN 9788964122266

분야 한국 장편소설

출판서 리토피아

정가 20,000

 

*본지는 저자가 대표로 있는 매체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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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2

이성필 기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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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오랜 시간 열정의 결실을 이루셨네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책이 나오는 대로 구매해서 읽겠습니다. 소개글을 읽으니 많이 궁금합니다.

남태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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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애쓰셨습니다. 부럽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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