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월도/황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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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간월도에 일백 개의 달이 떴다
대웅전 뒤 벼랑 아래 깃든 보리새우가
달빛에 밤새 정진하며 알을 품고 있었다
-황성진 시집 『태배』(고요아침, 2019)
「간월도」는 시조라는 정형양식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단시조다. 어떤 시는 구순하게 읽히듯 입말 그대로 써야 제맛이 나는 경우가 있다. 어떤 시는 서정시라는 언어경제 원리를 생각하며 덜어낼 수 있는 말을 덜어냈을 때 더 빛나는 시가 있다. 어떻게 쓰건 시인의 자유다. 이해와 수용은 독자의 몫이다.
일백 개의 달이 뜬 간월도 대웅전 아래 벼랑에서 정진하는 보리새우. 시인은 무슨 인연으로 서해 간월도에 갔으며, 무슨 생각으로 대웅전 뒤 벼랑 가까이 가 보리새우를 떠올렸을까. 천지 만물 그 가운데 보이지 않는 보리새우를 보는 시인. 보리새우 그가 알을 품고 있다. 부화를 기다리는 건 누구일까. 간월도. 그곳에 가고 싶다. (홍성란 시조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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