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夏至/윤경희
본문

독경 소리 듣고 자란 봉정사 텃밭에는
살이 오른 감자들 이랑마다 발 내민다
허공엔 풍경이 한 솥 포슬포슬 익는 오후
-윤경희 시조집 <<환절기 무렵>>(목언예원, 2026)
봉정사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다녀가신 안동 천등산 그 절집일까. 세계문화유산이라는데 한번 가보아야겠습니다. 단청도 다 바래 고색창연한 한국의 정통사찰, 그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이 세계문화유산이 되게 한 것 같습니다. 검색으로 보는 배산임수, 봉정사는 최고의 명당이라 내려다보이는 먼 풍경도 품어 안고 있는 산세도 일품입니다. 봉정사 작은 암자 어디쯤에 딸린 텃밭일까. 하지감자가 탱글탱글 여물었나 봅니다. 잘 여문 알감자가 이랑마다 발을 내밀고 있다니! 깜찍하니 예쁘고 정답습니다. 허공에 익는 한 솥 풍경은 천등산 봉정사 어디 텃밭이 그리는 風景일까, 바람에 실린 風磬소리일까. 감자가 포슬포슬 익어가는 냄새를 어떻게 묘사할까. 이런저런 정감어린 생각들이 머무는 妙品입니다.(홍성란)
Copyright © 한국문화예술신문'통' 기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