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기업도시와 지인의 별장
매화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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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는 강릉과 원주의 앞글자를 따왔다.
3년 전 원주로 이사 간 지인의 초청을 받았다.
6월 20일 전국에 엄청난 비가 내린 날이다.
색소폰 연습실 원장과 또 한 사람 나 셋을 초청했다.
오후 2시경 출발했는데 중간에 수차례 소나기가 퍼부었다.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쏟아졌다.
커피도 한 잔 할 겸 하남드림휴게소에 차를 세우고
호두과자와 커피 그리고 핫도그도 샀다.
비가 조금 그치는가 했는데 또 세찬 비가 쏟아진다.
비가 안 왔으면 32도를 넘는 여름 날씨인데
비 덕분에 얼마나 시원한 지 참 하늘이 고맙다.
원주 도착 전에 원주IC로 빠지면 원주기업도시가 나온다.
먼 산을 둘레로 U자형 공원이 가운데에 있고
각 건축회사에서 그 둘레에 아파트를 지었는데 1만3천 세대라고 한다.
평균 25층 이상이다.
짐을 풀고 가까이에 있는 정육식당에서 고기를 구워 먹었다.
별장에 와 주인의 에어로폰 연주와 써니색소폰 원장의 알토색소폰 연주를 시작으로
함께 간 분의 가곡과 팝송, 그리고 나의 차례엔 테너색소폰으로 다섯 곡을 연주했다.
테스형, 남자의 인생,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회룡포, 향수 등이다.
2층에 연주실을 정말 멋지게 만들었데 부러웠다.
방음 장치도 해서 남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다.
이 작업에 1천만 원 정도가 들어갔다고 한다.
다음날 아침은 미리 준비한 해장국에 밥 말아 먹고
좀 쉬다가 기업도시 중간에 위치한 U자형 공원을 걸었다.
점심은 일식집에서 초밥을 먹었다.
일식집 벽엔 붉은색의 대형 부채에 이런 글귀가 씌여 있었다.
梅經霜雪香愈烈 人到無求品自高
‘매화는 서리 눈 맞은 뒤에 향기가 더욱 세차지고,
사람은 욕심을 없게 해야 품격이 절로 높아진다.’는 구절이었다.
이곳이 얼마 안 된 기업도시라서
한참 동안 커피점을 찾아 걸어다니다가 커피 한 잔씩 하고 별장주인과 다음을 기약했다.
환송을 받으며 서울로 향했다.
어제 억수같이 퍼붓던 비는 어디 가고 돌아오는 길은 가끔 가랑비가 내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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