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풍경과 제자와의 만남
-양정 120주년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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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역 6번출구에서 한강으로 가는 굴다리 둘을 지나면 한강둔치가 나온다. 자전거를 타고 간다. 오가는 사람, 뛰는 사람, 걷는 사람, 참 좋은 날씨에 서울 시민들이 쏟아져나왔다. 3일 동안 내린 비의 그림자를 걷어내면서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 공기도 괜찮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많이 나와 그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활기가 차오른다. 오늘은 일요일이어서 분위기가 여유가 있고 편안해서 참 좋다.
일부는 돗자리를 깔고 모여앉아 있고, 텐트 설치가 가능한 구역에는 텐트족들이 가족과 함께 또는 연인끼리 함께 자리잡고 앉아 쉬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넓은 텐트 안에서 윷놀이를 하며 놀고 있고, 어린이들은 잔디밭 위에서 너무나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뛰어놀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치다가 중간중간 자전거를 멈추고 사진을 찍기도 하고, 따사로운 햇볕을 즐기며 자전거를 끌고 걷기도 한다. 양화대교에서 성산대교, 또 월드컵대교까지 갔다가 되돌아왔다. 해가 길어져서 아직도 환하다. 배가 촐촐하여 설렁탕 한 그릇 먹고 과일가게에서 포도 서너 송이를 사 들고 집으로 향한다.
퇴행성관절염으로 아픈 다리가 좀 나아졌는지 오늘은 통증이 덜하다. 한강이 있기에 서울은 참 좋은 도시이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도 이름이 한강이어서 더 매력적이지 않을까?
며칠 전에도 이곳에서 제자들 몇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올해가 양정창학 120주년이고 5월 12일이 개교 기념일이었다. 120주년 개교기념일에는 나도 그 자리에 참석했었다. 수요일에는 KBS홀에서 양정음악회를 열었고, 금요일에는 손기정 선수 베를린올림픽 우승 기념 겸 120주년을 기리는 마라톤대회를 벌였다. 그 양정음악회를 지휘한 현직교사와 퇴직한 교사 등 넷을 우연히 만나 맥주 한 잔을 함께 기울이기도 했다. 한자리에 있던 졸업생들을 소개하고 우리는 먼저 일어섰었다. 제자들과는 다음에 또 만나자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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