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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봄눈 오는 날-수유시장 단골집에서 하느님과/김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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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2-2.jpg


 

북한산 자락에

봄 하얀 눈이 고요히 내리네.

세상도 숨죽이고

지붕 위로 하늘이 내려앉는다.


수유시장 골목 안

단골 집, 낡은 간판 아래

나는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선다.


반가운 눈빛들 사이로

따뜻한 막걸리 한 사발

그 속에 봄 햇살 한 스푼을 띄운다.


하느님을 모시고

허리 굽은 노인네들 틈에서

그분도 한 잔 받으시네.


“이거, 올해 첫 봄 술이구먼.”

말씀 없으셔도,

웃음 속에 머문 은총


눈은 여전히 내리고

북한산엔 은빛 기도가 쌓여가고

우리 테이블엔

인간의 온기와 하늘의 향이 섞여 흐른다.

 

김근식1-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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