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16억 범아프리카의 만남、코스모폴리타니즘을 넘어 아시아-아프리카의 새로운 연대를 묻는다
-제4차 한국-아프리카 인문·예술 교류 행사, 9월 11~12일 경희대에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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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아프리카가 문학과 철학, 연극과 미술을 통해 서로의 역사와 미래를 마주하는 국제 인문·예술 포럼이 열린다. 「2026년 제4차 한국-아프리카 인문·예술 교류 행사」가 오는 9월 11일과 12일 이틀간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국제회의실과 청운관 207호에서 개최된다.
이번 행사의 전체 주제는 「한국과 16억 범아프리카와의 만남」이다. 한국과 아프리카의 관계를 개발협력이나 경제교류, 문화적 소비의 차원을 넘어 인문학적 사유와 비판적 대화의 장으로 확장하고, 식민주의와 냉전, 세계화를 경험한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새로운 연대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특히 프란츠 파농과 스티브 비코, 반둥회의, 범아프리카주의, 글로벌 사우스, 세계문학, 아시아-아프리카 연대와 퓨처리즘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진다.
첫째 날인 9월 11일에는 「코스모폴리타니즘에서 아시아-아프리카폴리타니즘으로(From Cosmopolitanism to Asia-Africapolitanism)」를 주제로 발표와 영화 상영이 이어진다. 도종환 시인·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환영사와 이석호 (사)아프리카문화연구소장의 개회사에 이어 남아프리카공화국 University of Western Cape의 주킬레 자마 교수가 스티브 비코의 ‘흑인 의식’과 아프로-폴리타니즘을 발표한다.
프란츠 파농 재단 이사이자 전 유엔 관료인 미레유 파농은 「프란츠 파농의 삶과 유산」을 통해 탈식민주의 사상의 현재적 의미를 짚는다. 미레유 파농은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진 <대지의 저주 받은 자들>과 <검은 피부 하얀 가면>의 저자인 프란츠 파농의 딸이다. 이정우 소운서원 원장은 「세계철학사에 있어 아프리카 철학의 의미」를, 이석호 소장은 「‘세계의 흑인 되기’와 21세기의 범아프리카주의」를 발표한다. 이어 연극을 영화 형식으로 재구성한 〈파농 수업(Fanon Lesson)〉이 상영된다.
둘째 날인 9월 12일에는 논의를 반둥회의 이후의 세계질서와 글로벌 사우스로 확장한다. 「포스트-반둥과 글로벌 사우스(Post-Bandung and Global South)」 세션에서 인도네시아 Universitas Gadjah Mada의 아흐마트 문지드 교수는 반둥회의의 역사적 의의와 21세기를 조명한다.
고인환 경희대 교수는 포스트-반둥과 비서구 문학의 연대를, 고명철 광운대 교수·문학평론가는 포스트-반둥으로서의 세계문학과 글로벌 사우스의 ‘탈식민-대안’의 상상력을 다룬다. 이명원 경희대 교수는 냉전 속 반둥의 서사적 상상력과 최인훈의 아시아주의를 살핀다.
이어지는 「아시아-아프리카 퓨처리즘과 그 미래」에서는 강정아 히스테리안 대표가 원시성과 탈-주체화 이후의 퓨처리즘을 미술의 관점에서 논의하고, 독립연구자 강병우는 동아시아 패권을 넘어 아프리카와 아시아가 연대할 가능성을 ‘두 퓨처리즘’을 통해 탐색한다. 마지막에는 〈파농 수업〉 상영과 함께 계경배 시나리오 작가와 케냐의 작가·무대연출가 알레야 카심이 참여하는 이야기 공연이 펼쳐진다.
이번 포럼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서로를 바라보는 방식의 변화’다. ‘16억 범아프리카’는 단순한 인구 규모를 넘어 아프리카를 하나의 고정된 이미지가 아니라 수많은 역사와 언어, 문화와 사상을 가진 거대한 인문적 세계로 바라보자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이석호 (사)아프리카문화연구소장은 이번 행사가 한국과 아프리카가 서로를 소비하거나 대상화하는 관계에서 벗어나 동등한 지식과 사유의 주체로 만나는 자리라는 점을 강조했다. 반둥회의와 범아프리카주의, 파농과 비코의 사상에서 출발해 세계문학과 미래예술까지 함께 논의함으로써 식민주의와 냉전 이후 새로운 아시아-아프리카 연대의 가능성을 질문하는 것이다.
이번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2026 코리아라운드 컬처(Kore·A·Round Culture)’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다. 국제 학술포럼과 인문학 강연, 연극-기반-영화 상영, 이야기 공연이 어우러지는 이번 만남은 단순한 문화교류를 넘어 “우리는 서로의 세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한국과 아프리카가 함께 만들어 갈 새로운 인문적 미래를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행사의 사회는 이은란 문학평론가(광운대학교 강사)가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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