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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칼럼1-농어촌특별세, 우리는 왜 내고 어디에 쓰이는가

―30년 넘게 이어진 목적세, 이제는 국민에게 설명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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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1,000만 원어치를 팔면 세금이 얼마나 나올까. 일반적인 개인투자자가 코스피 주식을 매도할 경우 농어촌특별세 1만 5,000원이 따로 부과된다. 주식 거래와 농어촌 지원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의아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오래전부터 시행되어 온 우리나라의 조세제도다.

 

우리는 세금을 낸다. 소득이 생기면 소득세를 내고, 물건을 구입하면 부가가치세를 내며, 부동산을 취득하면 취득세를 낸다. 그런데 그 세금에 또 다른 이름의 세금이 붙기도 한다. 농어촌특별세가 그 중 하나다.

 

농어촌특별세는 주식 거래뿐 아니라 부동산 취득, 종합부동산세, 개별소비세, 각종 조세 감면 등에 부과된다. 세금의 종류와 과세 대상에 따라 세율은 다르지만, 국민이 일상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부담하게 되는 세금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이 세금을 내고 있는 것일까.

 

농어촌특별세는 1994년 7월 도입되었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 따른 농산물 시장 개방에 대응하고 농어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우리 농어촌은 값싼 수입 농수산물과 경쟁해야 하는 새로운 상황에 놓여 있었다. 정부는 농어업의 생산기반을 정비하고 농어촌의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별도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농어촌특별세다. 일반적인 세금과 달리 특정한 목적에 사용하도록 마련한 목적세였다. 처음에는 10년 동안 운영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004년, 2014년, 2024년을 거치며 유효기간이 연장되었고, 현재는 2034년 6월 30일까지 시행하도록 되어 있다. 한시적으로 도입한 세금이 40년 가까이 이어지는 셈이다.

 

물론 그동안 농어촌의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농어촌 인구는 감소하고 고령화는 심화되고 있다. 농업 생산비는 증가하고 농어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 역시 여전히 중요한 과제다. 식량안보와 지역소멸 문제까지 고려하면 농어촌 지원의 필요성은 오히려 더욱 커졌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세금의 연장이 언제나 당연한 것은 아니다. 필요성이 계속된다는 사실과 기존의 과세 방식이 적절하다는 판단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세금은 얼마나 걷히고 있을까. 2024년 농어촌특별세 국세수입은 약 7조 원이었다. 2025년에는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약 2조 2,000억 원이 더 걷혔다. 농어촌특별세가 이제 국가재정에서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닌 세금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거둔 세금은 어디에 쓰이는가. 농어촌특별세는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의 주요 재원으로 사용된다. 농업인의 소득을 보전하는 직불금, 농업 생산기반 정비, 농업기술 연구개발, 농어촌 지역개발과 기반시설 확충, 농어업 경쟁력 강화 등의 사업에 투입된다. 농어촌의 생산과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사업들이다.

 

문제는 세금을 얼마나 걷었느냐만큼이나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했느냐에 있다. 감사원의 2025회계연도 국가결산 검사 결과에 따르면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 예산 약 17조 3,700억 원 가운데 3,863억 원이 집행되지 않았고 586억 원은 다음 연도로 이월되었다. 물론 예산이 남았다고 해서 모두 문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사업이 지연될 수도 있고 예상보다 적은 비용으로 사업을 마쳤을 수도 있다. 또한 농어촌구조개선특별회계 전체 예산을 농어촌특별세 수입과 동일하게 볼 수도 없다. 이 특별회계에는 다른 재원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산을 편성하고도 사용하지 못한 돈이 상당한 규모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국회예산정책처 역시 앞선 결산 분석에서 농어촌특별세사업계정의 재원 부족과 이월예산 관리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 농어촌을 지원하기 위한 세금이라면 그 세금이 실제 농어민의 삶을 얼마나 개선했는지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농어촌에 도로를 건설하고 시설을 확충하는 일도 중요하다. 그러나 시설을 만드는 것과 농어촌이 살아나는 것은 반드시 같은 일이 아니다. 농가소득이 안정되고 젊은 사람들이 돌아오며 농어촌에서 살아갈 미래가 만들어져야 비로소 정책의 성과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농어촌특별세의 또 다른 특징은 경제 상황에 따라 세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주식시장이 활발하면 세금이 더 걷히고, 거래가 위축되면 줄어든다. 농어촌의 지원 수요는 꾸준한데 그 재원은 금융시장과 경기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 구조다. 따라서 농어촌특별세를 안정적인 재원으로 계속 활용하려면 세수의 변동성과 지출계획의 적정성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이제는 세금의 존폐를 서둘러 결론 내리기보다 제도의 목적과 성과를 차분히 점검할 때다. 첫째, 농어촌특별세가 어떤 경제활동에서 얼마나 걷히는지 국민이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거둔 세금이 어떤 사업에 사용되었으며 실제 성과는 무엇인지 공개해야 한다. 셋째, 한시적으로 도입한 세금을 계속 연장하는 것이 적절한지, 아니면 일반적인 재정지원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농어촌 지원의 필요성과 세금 운용의 정당성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농어촌을 살리는 일은 농어민만의 문제가 아니다. 식량을 생산하고 국토를 보전하며 지역공동체를 유지하는 일은 우리 사회 전체의 과제다. 따라서 국민이 그 비용을 함께 부담한다는 취지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러나 국민이 함께 부담하는 세금이라면 국민이 그 사용처와 성과를 알 권리도 그만큼 중요하다.

 

1994년에 만들어진 농어촌특별세는 이제 30년을 훌쩍 넘겼다. 앞으로도 2034년까지 계속된다. 그 긴 세월 동안 농어촌이 얼마나 달라졌으며, 앞으로 무엇을 바꾸어야 하는지 다시 물어야 한다. 세금을 걷는 이유는 설명하기 어렵지 않다. 어려운 것은 그 세금이 국민에게 약속한 목적을 얼마나 충실히 이루었는지 증명하는 일이다.

 

국민은 세금을 낼 의무가 있다. 그러나 국가는 그 세금이 어디에 쓰였고 무엇을 바꾸었는지 설명할 의무가 있다. 농어촌특별세도 그 원칙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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