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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산 포토포엠 『퉤퉤퉤』 출간

―시와 사진으로 엮어낸 기억·생명·관계의 풍경, 2026년 8월 25일 리토피아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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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사진이 한 권의 책 안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정치산 시인의 포토포엠 퉤퉤퉤가 리토피아의 풍경과 문장시리즈 두 번째 책으로 출간됐다.

 

퉤퉤퉤는 시만을 읽는 전통적인 시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진과 시를 한 공간에 배치한 포토포엠이다. 자연과 사람, 기억과 시간의 순간을 포착한 사진은 시를 설명하는 삽화에 머물지 않는다. 한쪽의 시가 언어로 말을 걸면 다른 쪽의 사진은 빛과 색채, 풍경으로 응답한다. 독자는 한 편의 시를 읽는 동시에 한 장의 풍경을 바라보며 문자와 이미지 사이에서 또 하나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된다.

 

시집은 사람과 사랑, 관계의 흔들림’, ‘시간과 기억, 상실의 풍경’, ‘생명과 자연의 회복’, ‘시와 언어, 현실과 풍자4부로 구성됐다. 고무줄놀이연작을 비롯해 실연失戀은 길었고 나는 짧았다, 강물의 기억, 하늘에 그물을 던지다연작, 엄마의 걱정 인형, 기억이 그녀를 잊는다, 말의 거미줄, 는 퉤퉤퉤등에서 정치산 특유의 언어와 상상력을 만날 수 있다.

 

정치산의 시에서 특히 주목되는 이미지는 그물이다. 하늘에 던지는 그물, 말의 거미줄, 밭두렁의 꽃그물은 서로 떨어져 있는 존재들을 이어주는 상징으로 확장된다. 사람과 자연, 과거와 현재, 기억과 망각, 말과 침묵이 서로 얽히며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시적 특징은 엮음의 시학이라 부를 만하다.

 

또 하나의 중심은 흐름이다. 그의 시에서 강물과 바람, 구름과 노을뿐 아니라 시간과 기억, 언어까지 끊임없이 움직인다. 특히 치악산, 섬강, 흥원창, 가리파재 등 구체적인 장소들은 단순한 지역적 배경을 넘어 개인의 기억과 삶이 축적된 시적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지역에서 출발한 풍경이 인간 보편의 사랑과 상실, 기억의 문제로 확장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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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생명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각별하다. 박새와 개미, 지렁이, 민들레, 냉이와 광대나물 같은 존재들은 인간을 장식하는 자연물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생명의 주체로 등장한다. 자연과 인간을 위계적으로 나누지 않는 이러한 감각은 퉤퉤퉤을 생태적 상상력이 살아 있는 시집으로 읽게 한다.

 

책 말미에는 장종권 시인의 해설 관계를 엮는 그물, 흐르는 존재들의 시학정치산 시의 기억·생명·언어가 실렸다. 해설은 정치산의 시세계를 엮음의 시학’, ‘흐름의 시학’, ‘기억의 윤리’, ‘비인간과의 공존이라는 네 축을 중심으로 살피며, 그의 시가 자연서정이나 지역서정을 넘어 존재와 존재 사이의 관계를 탐색하고 있음을 밝힌다.

 

정치산은 시인의 말에서 사람을 지나며 말을 주웠다. 기억을 지나며 침묵을 주웠다. 계절을 지나며 바람을 주웠다고 말한다. 그리고 시는 꽃을 심는 일이 아니라 굳은 혀를 깨우는 일이라 선언한다. 제목 퉤퉤퉤에는 바로 그 시정신이 담겨 있다. 아름다운 말로 세상을 장식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굳어진 언어와 감각을 깨워 세상을 향해 다시 말을 던지는 것이다.

 

사진으로 풍경을 붙잡고 시로 그 풍경 너머의 기억을 건져 올리는 퉤퉤퉤. 이 책은 보는 시와 읽는 사진 사이에서 포토포엠이라는 새로운 감상 공간을 열어 보인다.

 

정치산 지음 | 퉤퉤퉤| 리토피아 | 2026825일 발행 | 16,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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