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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하 두 번째 시집 『꽃』 출간

-꽃을 따라 걸어온 시인의 삶, 마침내 한 권의 시집으로 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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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토피아포에지 175번째 시집으로 신은하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이 출간되었다. 2022년 첫 시집 엄마의 옛날이야기이후 약 4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시집은 자연을 향한 애정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 그리고 삶과 죽음, 시간과 그리움을 꽃이라는 상징 안에 녹여낸 작품집이다.

 

신은하 시인은 꽃을 보기 위해 산과 들을 오르내리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에게 꽃은 단순한 식물이 아니다. 꽃은 사람이고, 기억이며, 어머니이고, 사랑이며, 삶의 이유다. 시집 제목을 이라 붙인 것도 꽃을 소재로 삼았기 때문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의 존재 방식이 곧 꽃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일기 대신 시를 쓰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세상을 향한 긴 설명 대신 압축된 시어로 삶을 기록하고, 버려질지라도 끝내 써야 하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고백한다. "주머니에 가득 넣은 알밤처럼 시가 삐져나오려 한다"는 표현은 이번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창작의 고백이기도 하다.

 

이번 시집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가족과 유년, 꽃과 자연,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중심으로 한 생명의 노래이며, 2부는 삶의 풍경과 사회 현실, 사람과 계절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3부에서는 자연과 우주, 존재의 근원을 사유하는 시편들이 펼쳐지고, 4부에서는 삶의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희망과 사랑, 인간 존재의 의미를 더욱 깊이 성찰한다. 각 부는 독립되어 있으면서도 하나의 긴 생애를 따라 흐르는 사계절처럼 서로 이어진다.

 

신은하 시의 가장 큰 특징은 식물성과 인간성이 하나의 생명으로 만난다는 점이다. 내가 꽃이라면에서는 자신도 꽃처럼 살아가고 싶다고 말하고, 꽃무릇에서는 사랑과 슬픔을 붉은 꽃의 생명력으로 형상화한다. 꽃들에게 희망을에서는 억울하게 스러진 생명들마저 꽃으로 다시 피어난다고 노래하며, 꽃과 에서는 꽃을 따라다니는 삶 자체가 시인의 운명임을 담담히 고백한다. 그의 시에서 꽃은 장식이 아니라 존재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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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에는 자연에 대한 깊은 관찰도 돋보인다. 바람꽃, 노랑제비꽃, 꽃무릇, 동백꽃, 산국, 감국, 바람꽃, 가사리습지, 지리산, 선암사 등 실제 자연의 풍경은 세밀한 생태 감각으로 살아난다. 시인은 꽃을 아름답게만 바라보지 않는다. 피고 지는 시간까지 함께 바라보며 인간의 생애와 겹쳐 읽는다. 자연은 인간을 비추는 거울이며 동시에 인간을 품어주는 스승으로 자리한다.

 

가족에 대한 사랑 또한 시집의 중심축이다. 편지·2엄마를 묻고 돌아오는 길, 성묘, 아가에게등에서는 어머니와 자식, 세대를 잇는 사랑이 절절하게 흐른다. 이미 떠난 존재를 슬퍼하기보다 꽃으로 다시 만나고 자연 속에서 다시 살아가는 생명의 순환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신은하 시만의 따뜻한 세계를 만든다.

 

이번 시집에는 사회를 향한 시선도 담겨 있다. 소문은 세월호를 떠올리게 하는 집단의 상처를 응시하며, 장마는 소강상태였다는 혼란한 시대를 은유한다. 외로움의 생태에 관한 보고서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는 현대인의 고립과 상실을 시인의 언어로 복원한다. 그러나 그의 시는 비판보다 위로를, 절망보다 희망을 선택한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언제나 꽃이 피고 새가 날며 바람이 분다.

 

신은하 시의 언어는 어렵지 않다. 일상의 말과 자연의 풍경을 통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을 끌어낸다. 그 친숙한 언어 안에는 오랜 시간 꽃을 찾아다닌 사람만이 발견할 수 있는 생명의 질서와 깊은 성찰이 숨어 있다. 독자는 시집을 읽으며 꽃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꽃의 마음을 배우게 된다.

 

해설을 맡은 문학평론가 이은란은 신은하의 시세계를 '부재의 꽃말, 그리움의 식물성'으로 규정한다. 그의 시는 상실을 노래하지만 절망에 머물지 않으며, 그리움을 통해 생명을 다시 피워 올리는 식물적 상상력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신은하는 2021년 계간 리토피아를 통해 등단했으며, 첫 시집 엄마의 옛날이야기를 출간했다. 전국사진지공모전 금상과 국풍전국시공모전 대상을 수상했으며, 자연과 꽃을 찾아 전국을 누비며 시를 쓰는 독특한 창작세계를 구축해 왔다. 이번 은 자연을 향한 오랜 애정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가장 깊고 아름답게 무르익은 결실이라 할 수 있다.

 

은 꽃을 사랑하는 사람만을 위한 시집이 아니다. 상처를 견디며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우리도 꽃처럼 피어날 수 있다"는 조용한 희망을 건네는 한 권의 시집이다. 자연의 언어로 인간을 위로하는 신은하의 시는 오늘도 독자의 마음속에서 새로운 꽃을 피워낼 것이다.

 

2026825일 리토피아 발행, 128, 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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