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 시집 ‘달이 달다’ 출간
-8월 30일, 리토피아(리토피아포에지168), 값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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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필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달이 달다’가 8월 30일 리토피아(리토피아포에지168, 값 12,000원)에서 출간되었다. 이성필 시인은 2018년 계간 《리토피아》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한밤의 넌픽션’이 있다. 전국계간지작품상을 수상했으며, 리토피아문학회와 막비시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또한 계간 《아라쇼츠》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이 시집은 총 5부, 70편의 시들로 채워져 있다. 이 시인은 ‘시인의 말’에 ‘물거품은 물의 거품이다. 시는 시인의 거품이다. 시가 본질을 잘 드러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드러내는 일, 비누를 손에 발라 거품을 내는 일. 속의 갈증을 비벼내는 일. 여기 좀 보세요, 하며 피는 거품. 거품은 모아도 거품이지만, 그 먼 어느 날부터 그 먼 어느 날까지, 거품은 피었다가 지고 피고 지고 피겠다.’라고 적어두었다. 이는 세상의 모든 현상이 거품일 수 있다는 생각이며, 시 또한 벗어나지 않는다는 자신만의 생각을 강하게 드러낸 것이다.
이 시집의 해설은 안성덕 시인이 맡아 ‘농담으로 그린 그림’이라는 문장으로 이 시집 전체를 표현했다.

드르륵
드르륵,
병뚜껑 열리는 그 소리가
좋아서 소주를 시킨다.
드르륵,
소주병 따는 그 소리에
익어서 소주를 마신다.
습관이 오래되면 관습이다.
드르륵,
저녁마다 나의 관습을 연다.
안주 놓고
살아있는 제祭를 지낸다.
오독誤讀
지나간다.
오늘도 나는 누군가에게 잘못 읽힌다.
괜찮다, 누군가도 지나갈 거니까.
한때 누군가를 뼛속까지 읽은 적,
있나? 지나갔다.
지나가지 않는다면 그리울 게 뭐 있겠나.
흐릿해야 안경을 쓰지.
잘 읽히는 시를 쓰지.
정확하게가 아니라 가까이 보려고 산을 간다.
산 위에서 먼 데를 본다.
나, 누군가에게 정독으로 읽힌 적 있나?
지나간다.
부슬비 오는 날에
선조들이 꾹꾹 눌러 밟고 가신 길을
이번엔 내가 꾹꾹 꾹꾹 밟으며 간다.
날이 흐려야 이 길이 보인다.
고독이 깊어야지 이 길이 보인다.
선조들이 뚝뚝 가슴 저리며 가신 길을
오늘은 내가 뚝뚝 뚝뚝 가슴 적시며 간다.
선조들이 가시고 없는 날에
부슬비 오는 날에 선조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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