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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근 시조인의 단시조집 '천지삐까리' 발간

-7월 8일 도서출판 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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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나무들이 가마이 서있는거겉제

박상틔우는 이바구꽃이 천지삐까리 

 

겡상도 토박이말로 100수 수록/입말로 읊조리고 34음보 지켜/시조의 새로운 미학 개척 가능성?

 

숲속의 나무들이 가마이 서있는거겉제

그속에 들어가보모 온갖말이 다떠돈다

잎사구 주디이열고 박상틔우는 이바구꽃

-김복근, 천지삐까리전문


천지삐까리 표지.jpg

김복근 시조인의 단시조집 천지삐까리가 지난 78일 도서출판 경남에서 발간됐다. ‘겡상도 토박이말로 읊조리는 단시조 100이라고 단시조집 앞표지 왼쪽 위에 달아 이 단시조집의 내용이 한숨에 읽힌다. 

 

1눈티가 반티 됐네니캉내캉, 난리버꾸20, 2박상 틔우는 이야기꽃천지삐까리20, 3오늘이 무신날인지 아능기요물고매, 초로(草露), 초로(初老)·1, 초로(初老)·220, 4선머스마 마실가듯부석에 군불을 넣다, 가아가가아가20, 5고마해라 안쿠나 쫌에나, 문디이, 서울말 숭을내모20. 모두 100수다. 

 

단시조 제목이 하나하나 재미있다. ‘겡상도 토박이말'이기 때문이다. 또 어려서부터 입에 배인, 살아있는 말이기 때문에 입말과 글말이 어긋나 애써서 리듬을 따라서 시를 써가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김복근 시조인의 천지삐까리는 눈길을 끌만하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네이버국어사전을 검색하면, ‘천지삐까리는 천지(온 들판)에 있는 삐까리(볏가리)란 뜻으로 많음을 강조하기 위해 같은 뜻의 말을 중복 사용하여 매우 많다는 것을 강조한 말입니다, 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의 단시조집 천지삐까리의 간판으로 내세운 단시조 천지삐까리를 보자. ‘숲속의 나무들이 가마이 서있는거겉제라고 화두를 뚝 던지며 묻는다. 하지만 그속에 들어가보모, 온갖말이, 이바구꽃이 다떠돌고, 잎사구 주디이열고 박상틔운다라고 읊조린다. 어찌 가마이 서있겠노. 아마도 숲속의 나무들도 분명하게 겡상도 토박이말로 박상틔우듯이 이바구꽃을 피웠겠지. 겡상도 토박이말 특유의 억양이 한몫했다면 그날 밤 숲속 나무들, 잠은 다잤다??? 

 

한 가지 더. 그는 단시조 천지삐까리에서 입말을 내세워 리듬이 말하듯이 살았고, 34음보의 우리 전통시조 가락이 지켜져 또 다른 차원의 시조 미학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김복근 사진1 복사2.jpg김복근 시조인

  

그는 머리글 토박이말로 시조 읊조리기에서 이 시조집은 몇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겡상도 토박이말을 살리기 위해 애를 썼다.

둘째, 띄어쓰기는 노산시집(1932)처럼 말할 때의 관습과 글쓴이의 호흡률에 따라 표기했다.

셋째, 구어체로 쓴 시조가 많아 눈으로 읽기보다 입으로 소리 내어 읊조려야 제맛을 살릴 수 있다.

넷째, 대일항쟁기, 일제의 시조와 조선어 말살 정책에도 우리말과 우리글 우리 얼을 꿋꿋하게 지켜온 문화 독립운동가들의 옥중 시조를 보면서 경외의 마음을 갖게 된다.

다섯째, 인공 지능 시대 챗GPT와 차별화되는 시조를 쓰려고 하면 토박이말 사용이 유효할 것으로 예견된다라고 했다. 

 

국립 국어사전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김복근 시조인은 표준어 중심 언어 정책의 모순점을 지적하고, 지역 토박이말(방언)을 살리기 위해 천지삐까리를 저술했다고 한다. 독자들은 겡상도 토박이말로 쓴 시조가 한결같이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보석같이 아름다운 우리말과 우리글을 제대로 전승하면서 시조의 새로운 언어 미학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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