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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복 한영시집 '푸른 비를 맞고' 발간

-8월 6일 리토피아 발간, 값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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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복 표지.jpg

전북 군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전재복 시인의 한영시집 푸른 비를 맞고가 리토피아(리토피아포에지165)에서 발간되었다. 영역은 Jay Choi(최재진)Danielle Scott가 맡았다. 이 시집은 전체 5부 속에 총 57편의 시와 영역시가 수록되어 있다.

 

시인 전재복은 문학적 성취에 따른 수상 경력을 많이 가지고 있다. 1992년 한국시 신인문학상을 받고 문단에 진입한 이후, 2005년에는 월간스토리문학의 수필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장르의 폭을 넓혔으며, 31회 전북문학상, 1회 바다와펜문학상, 8회 샘터문학상 본상, 8회 교원문학상, 13회 신무군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특히 지역에서의 그의 활동은 독보적이라 할만하다.


그는 이처럼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히 저술 활동을 펼치며, 시집 그대에게 드리는 들꽃 한 다발, 풍경소리, 연잎에 비가 내리면, 잃어버린 열쇠, 개밥바라기별, 시발詩勃을 출간했다. 또한 한 발짝 멀어지기 한 걸음 다가가기와, 쉼표숨표』 3권의 산문집을 내기도 했다.

 

그는 시인의 말에 이렇게 적었다. ‘이름 없는 풀꽃인 줄 알았다. 그러다 자라면서 한 그루 어린나무인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한 발자국도 스스로는 걸어 나갈 수 없었지만, 꿈을 꾸는 데는 부족하지 않았다. 봄 햇살, 여름비, 가을바람, 겨울의 침묵을 견디면서, 나무는 꿈을 꾸고 그 꿈은 자꾸 자랐다. 깜깜한 땅 밑으로 멀리멀리 뻗어나간 뿌리, 푸른 하늘을 향해 내민 수많은 가지 끝에는 어김없이 찾아드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비밀의 화원 같은 다섯 번째 계절이 있었다. 나는 그들을 사랑한다. 그리고 내 생애 일흔다섯 번째 봄을 지나며 조심스레 숨겨둔 꿈 하나 펼쳐 든다. 가지 끝에 머무는 햇살처럼, 초록 잎새 쓰다듬는 바람처럼, 그대의 고운 숨결이 머물다 가기를!’ 

 

시집 속의 작품 1편을 소개한다.

Mist2

 

 

Blowing a magic flute,

the hushed sensuality awakens,

its long tongue flickering,

dancing a sultry sway.

 

In the flutter of a skirt’s hem,

the forest of buildings staggers,

crumbling soft and molten.

 

Even the river, enduring the endless night,

gasps with heated breath,

shattering silently.

 

Somewhere between light and shadow,

a world half-crushed, half-tender,

devoured with startling hunger

only to be spat out,

an anorexia of the soul.

 

This overflowing, incurable malady

you, too, suffer its weight.

 

 

 

안개·2

 

 

마법의 피리를 불며

숨죽인 관능이 일어선다

긴 혀를 날름거리며

간드러진 춤을 춘다

 

하늘거리는 치맛자락에

빌딩 숲이 비틀거리다

흐물흐물 무너지고

 

긴 밤을 견뎌온 강물마저

더운 숨을 할딱이며

소리 없이 자지러진다

 

빛과 어둠의 중간쯤

적당히 뭉개지고

적당히 말랑거리는 세상을

놀라운 식욕으로 먹어치우고는

느닷없이 뱉어내는 거식증

 

넘쳐서 가실 수 없는 난치병을

너도 앓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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