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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여행


아미르 티무르의 중앙아시아

-채광석 여행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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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밤 카자흐스탄에서 키르기스탄으로 넘어와 세계에서 두 번 째로 큰 산정호수(경상남북도 크기) 이식콜 호수 변 오로라 플러스 리조트에서 하루 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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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 아침식사 후 두 시간쯤 산책했는데 약간 거친 듯한 정원과 바다처럼 드넓은 호수 등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이 가득한 리조트 산책길이었어요가을이 시작되어 노랗게 물든 나뭇잎들이 아름다웠습니다. 높이 자란 나무들 사잇길의 산책길 숲속 공기가 어찌나 신선한지 지친 심신을(어제 9시간의 버스) 기분 좋게 해주었지요중앙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키르키스탄은 상대적으로 때 묻지 않은 아름다운 자연을 품고 있는 것 같군요. 차갑지만 부드러운 아침 햇살이 좋아 산책길에 몇 컷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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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쯤 이식쿨 호숫가를 1시간 산책했어요. 오늘 키르키스탄을 떠나 우즈베키스탄으로 들어갑니다타슈켄트~부하라 익스프레스 열차가 시속 150km로 달리고 있습니다. 4시간 달려야 도달하는데 이제 2시간째 달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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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키르키스탄 공항에서 구해온 니뽀짜노(이탈리아 레드와인)를 마시고 있습니다. 식당칸에서 빌리지 못한 유리컵 대신 종이컵에 와인을 마시고 있네요. 그래도 너무 맛있습니다.

 

차창 너머로 지평선을 품고 있는 거친 황야의 풍경이 아득하기만 하군요. 그래도 좋습니다. 저는 지금 쉽게 버려지지 않는 습관의 타성을 떨쳐버리고 자유로워졌기 때문이지요.

 

한 잔의 와인이 머나먼 이국땅에서의 방랑을 위안해줍니다. 행복합니다우즈베키스탄의 부하라, 사마르칸트, 타슈켄트의 이슬람 사원 건축물과 풍경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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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라는 오래된 유적도시인데 황성옛터처럼 낡고 허물어지고 해서 마음의 가장 깊은 곳을 건드리는 울림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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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르칸트는 중앙아시아 최고의 영웅인 아미르 티무르가 영토 확장과 이슬람 문화를 일으킨 화려한 흔적이 가득한 도시였어요. 아미르 티무르는 14세기 중반 이후에 태어난 시대의 풍운아였습니다. 징기스칸과 비교되는 중앙아시아 최고의 정복왕이지요. 아미르는 지배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호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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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튀르키에 앙카라와 이란, 이라크 인도의 델리와 러시아 모스크바 부근까지 땅을 넓힌 정복왕이었지요. 몽골계의 핏줄이니 징기스칸 후예입니다. 최고의 영토를 확장했을 때 부하들이 왜 칸을 사용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했지요. 그때도 티무르는 징기스칸 직계 후손이 아니니 칸을 사용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칸 밑의 직위에 해당하는 아미르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입니다.

 

그리고 징기스칸 직계인 사람을 칸의 자리에 앉히고 자기는 30여년 간 정복을 위해 수많은 나라들을 침략하고 정복했던 것이지요. 죽음도 당시 중국 명나라를 치기 위해 가다가 병이 들어 맞이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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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에 반항하는 나라는 무자비하게 휩쓸어 버리고 적군의 시체를 탑처럼 쌓기도 하면서 주변 나라들을 무서움에 떨게 해서 항복하게 만드는 폭군으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행위는 전략적인 행위의 일환일 뿐이고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지적이고 감수성 풍부한 초원의 지략가였다고 하더군요. 사마르칸트의 많은 아름다운 사원(모스크)과 궁전 등의 건축물들은 대부분 티무르 제국 시절에 세워진 것들이었습니다.

 

특히 중앙아시아 최고의 모스크인 비비하눔 사원은 아름다웠어요. 그리고 그 사원에 스며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는 아주 흥미로웠지요. 티무르가 어느날 또 다른 나라를 정복하기 위해 떠나기 전 가장 사랑했던 왕비 비비하눔을 위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원을 지을 것을 명령하고 정복길을 떠납니다.

사원은 페르시아의 젊은 건축가에게 맞겨지지요. 그런데 이 젊은 건축 책임자가 비비하눔을 사랑하게 됩니다. 자기의 사랑을 잠시나마 받아들이지 않으면 타무르가 돌아올 때까지 사원을 완성시키지 않겠다고 하면서요. 여하튼 티무르가 돌아와서 이런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젊은 건축가는 도망가고 비비하눔은 가장 아름다운 사원의 높은 미나렛(첨탑) 끝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슬픈 사랑의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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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들으니 예전에 감명 깊게 보았던 인도의 아그라 시에 있는 타지마할 건축물이 떠올랐지요. 타지마할은 인도를 이슬람 문화권인 무굴제국이 지배했을 때 정복왕 사 자한이 사랑했던 왕비 뭄타즈 마할의 죽음을 슬퍼하며 만든 작은 무덤 궁전을 말하는 것이죠. 타지마할은 세계 7대 불가사의한 건축물에 들어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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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굴제국은 티무르 후예들이 인도에 쳐들어가 세웠던 제국이지요. 그 당시의 정복왕 사 자한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감성을 자극시킵니다. 사마르칸트에 있는 비비하눔 사원은 슬픈 사랑의 이야기이고 인도의 타지마할은 아름다운 사랑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으니 정반대의 역사적 이야기가 참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타슈켄트는 우즈벡의 수도인데 러시아 시절의 많은 것들이 남아있는 조금은 현대적인 도시였습니다. 두 유적도시보다는 볼 것이 없고 있어도(박물과, 공원, 지하철 등) 감흥을 일으키지 못했답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주로 사용하는 아라베스크 문양 풍경이 독특합니다. 개인적으로 많이 좋아합니다. 이슬람 사원의 벽이나 카펫 등의 아라베스크 장식문양을 보고 있노라면 알 수 없는 어떤 아름다움의 심연으로 빠져드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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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좋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같이 여행한 일행과 가이드 등 여러 사람들의 모습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특히 부하라 옛 성터에서 만났던 아기와 아기를 안고 있는 이슬람 여성의 순진무구한 미소는 정말 오래 갈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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