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걷기 > 세상읽기

 
 
제가 현재 살고 있는 포항은 몇 년 전부터 맨발걷기 열풍(熱風)입니다. 공원의 산책로는 물론이고 산길, 바닷길 등 어느 곳에서든 맨발걷기 중인 사람을 만나는 건 예사입니다. 아침, 저녁 시간은 물론이고 한낮과 한밤에도 사람들은 맨발걷기에 열심입니다. 
 
맨발걷기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포항시에서는 도심 생활권과 가까운 도시숲, 수변공간 등에 맨발걷기 좋은 산책로를 만들고 ‘맨발로 30선’을 선정해 특별관리하고 있으며, 주민들에게 개방된 학교 운동장, 아파트 등 주거 밀집 지역 인근의 등산로 등도 맨발걷기가 수월하도록 맨발로를 조성하거나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에는 ‘포항사랑걷기’ 모임 회원들과 함께 저도 오랜만에 포항송도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도시숲 공원에서 맨발걷기를 했습니다. 주말이어서인지 맨발걷기 중인 시민이 꽤 많았는데, 거의 40-60대의 중장년들이었지만 가족들과 함께 나온 청년들도 일부 보였습니다. 
 
포항은 요즘 맨발로를 황토길로 바꾸는 중입니다. 제가 자주 지나다니는 산책로도 언제부터인가 황토길로 바꾸었더니 주말에 갔던 숲길도 가운데 길은 전부 황토길로 바꾸고 일부 구간에는 스프링쿨러까지 설치해놓았습니다. ‘황토 맨발길은 가급적 신발을 벗고 걸으세요’라는 안내문이 곳곳에 걸려 있었습니다.
 

 

 
암, 고혈압, 당뇨, 불면증 등 만병을 통치할 수 있는 건강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맨발걷기의 효능을 100% 받아들이지는 않지만, 주변에서 효험을 봤다는 지인들을 만나면 그러려니 하는 건 저 역시 어느 정도는 맨발걷기의 효험에 대하여 수긍하기 때문입니다. 돈 안 들이고 건강도 찾는다고 하니 만병통치는 아닐지라도 한번 해볼 만합니다. 
 
“인간은 지구의 땅을 맨발로 밟고 살며 땅속 생명의 자유전자를 받아야 모든 생리적 작용들이 최적으로 돌아가게끔 만들어져 있다. 그래야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조물주가 설계해놓으신 천지인의 이치이자 인체의 작동원리이다.”(박동창 『맨발걷기가 나를 살렸다』에서)/남태식(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