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맴*이 거시기혀서/김용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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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헐 말이 있고만 왜 이런당가요

내동 암시랑토*안 혔는디 입도 띠기 전부터

으찌 이러크롬 가심*이 벌렁거리고

쌔바닥*은 얼음뎅이맹키로 굳는지 몰러

구신이 곡허다 말고 지한테 씨웠당게요 

 

이 시상으서 질로*불쌍헌 것이

아퍼도 말 못허는 짐승이라고들 허지만

속이 바싹 타들어감서도 멀쩡한 지 입 갖고

똑뿌러진 말 한마디 씨언허니*못허는

요 짜잔헌*놈보담도 더 불쌍허것능가요 

 

도대체 허고자픈 말이 머시냐고요

앗따 다 암시롱*긍게 고걸 꼭 말로 히얀대요

물 올른 낭구*우에 새들은 울어싸코

먼 놈의 날씨한질라*이르케도 존지

참말로 맴이 거시기혀서 요걸 으찌얀대요 

 

* 차례대로 마음’, ‘아무렇지도’, ‘가슴’, ‘혓바닥’, ‘제일로’, ‘시원하게’, ‘못난’, ‘알면서’, ‘나무’, ‘날씨조차를 뜻하는 전북지방 방언임.

 

 

김용균

법조인이자 시인, 저서로 독립운동 연구서 불꽃으로 살고 별빛이 되다(3)와 에세이집 숲길에서 부친 편지』 『소중한 인연』 『카멜리아 스토리등이 있고, 시집으로 낙타의 눈』 『능수벚꽃 아래서』 『잡초에 대한 군말』 『가슴의 언어』 『경계를 경계하다가 있음.

   

목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목소리로 하소하는 화자의 태도는 사뭇 비상한데, 정작 듣는 이들은 도대체 허고자픈 말이 머시냐고 묻는 걸로 봐서는 혼자서만 비상하고 나머지는 다들 무덤덤 심상해 보입니다. “앗따 다 암시롱 긍게 고걸 꼭 말로 히얀대요라고 하면서 끝까지 영문을 안 밝히는 화자의 하소도 하소지만, 옮기는 이도 끝까지 입을 다물고 있으니 화자의 화소의 본말이 무엇인지는 결국 시를 읽는 독자들이 상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도대체 무슨 영문일까요. 아직 한파가 한창인데 마음에는 봄바람이라도 들이찼을까요. 글쎄 바람이, 그것도 봄바람이 났으면 한파 같은 건 아무래도 상관은 없기는 하지요. 그 자리에서 바로 들었으면 짐작이라도 쉬울텐데 전해 듣는 처지라서 저도 참 맴이 거시기합니다. 느낌이 오시나요. 오늘의 숙제입니다. / 남태식(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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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2

최서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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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저도  맴이  거시기로마냥 바짝바짝 타들어가네요

이외현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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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전라도가 고향이라 표준말 통역없이도 사투리 해석이 가능하네요 ㅎㅎㆍ참 시가 재미지고 거시기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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