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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내 편/ 박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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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잘 지내.
어깨 아픈 건 무릎 아픈 건 참을만 해.
엄마 글쎄 매실도 담가봤다. 그리고 겉절이도 해봤어.
총각김치도 담가 봤고.
엄마 있을 때 왜 안 했을까.
딸아이가 할머니가 조기 구워 살점 떼어 줄 때 먹을 걸 그랬다나.
그때 왜 안 먹었을까, 자꾸 물어보네.
뭐라고 말할까.
엄마, 근데 지금 어디에 있나.
난 맨날 궁금해.
엄마 있잖아.
어제는 꿈에 엄마가 왔다.
평상시랑 똑같아.
근데 늘 해주던 말이 들리지 않아.
엄마, 어디에 있나.
난 맨날 그게 궁금해.

 
박하리
강화 서검도 출생. 2012년 계간 리토피아로 등단. 전국계간지작품상 수상. 현재, 계간 리토피아편집장. 계간 아라문학부주간, 시집으로 말이 퍼올리는 말이 있음.
 

 

엄마 돌아가시기 전 투병 막 시작했을 때 찍은 사진으로 스틸아트 초상화를 만들어 거실에 걸어두고 자주 엄마에게 말을 걸기는 하는데, 저는 한 번도 엄마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하지 않았네요. 엄마는 어디에 있을까요. 죽으면 가는 곳이 어디엔가 있기는 할까요. 불교도인 아내는 올해도 양가 집안의 고인이 된 이들 중 여럿을 천도제 명부에 올렸다고 하는데, 글쎄 다들 어디에 있을까요.
 
어제는 꿈에 엄마가 왔다./평상시랑 똑같아./근데 늘 해주던 말이 들리지 않아.” 돌아가신 지 몇 년 되지 않아서인지 제게도 엄마가 몇 번 찾아왔었는데 그러고 보니 목소리를 못 들었네요. 어쩌면 하고 싶은 말이 분명 있었을 텐데 문득 안 한 것이 아니라 못 들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궁금한 것이 많은 것을 보니 많이 무덤덤했던 저보다 시인은 엄마와의 정이 무척 두터웠구나 싶기도 하고요. /남태식(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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