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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차廢車/최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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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켜켜이 덮어쓴 이불처럼

색바랜 집이 실려 갔다

 

안개 더미를 헤쳐 만났던 여름과 인사도 없이

뜨겁던 심장을 떼어주었을 때

새벽을 깨우던 아우성마저 허망하게 뜯겨 나갔다

 

경주마의 질주가 멈출 차례였다

이제야 하늘을 넉넉하게 바라볼 수 있을까

 

세월의 두께가 쌓인 파노라마 필름들

어딜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진짜 여행이 시작되었다

 

인사도 없이 멀어져가는 뒷모습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돌아갈 여행이어선지

호젓한 시선들이 부표처럼 거리를 떠다녔다

 

최미경

2022년 계간 리토피아에 시로, 2025아동문예에 동시로 등단, 2024<가사문학> 수필 부문 우수상 수상.

 

한 시절의 의지처였던 몸을 떠나보내는 시선이 시원함보다는 섭섭함에 더 기울어져 있네요. 어쩔 수 없이 운전대를 잡았다가 첫날부터 옆지기 문짝을 박살 내고 십수 년을 함께하고도 추억은 고사하고 죽을 고비만 때때로 만들어 왔던 기계치는 떠나보낼 때 시원함이 더 앞섰는데 쉬 떨칠 수 없는 함께 만든 추억이 여러 아름이 되나 봅니다. 선뜻 이해 못 하다가 문득 소소해도 쓰던 건 버리지 못하고 몇 년 몇십 년을 붙들고 있는 처지를 생각하니 그제서야 이해를 넘어 공감까지 하게 됩니다. 이제야 넉넉하게 바라볼 수 있을 하늘을 생각하면 그까짓 것 뭘, 할 수도 있겠지만, 다 다르지요. 다 다르니 더 말 보탤 일은 없겠지요. 그저 가만 느낄 뿐이지요. / 남태식(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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