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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는 없어도 산다/이성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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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서 그냥 연락하고픈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목적 없이도 연락을 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시계도 전화도 귀해 첫눈 오는 날에

역전 시계탑 앞에서 만나자던 약속. 

 

하얀 그리움은 어디에서 죽었나.

하얀 날들이 가고 햇볕 뜨거운 날. 

 

들여다보는 핸드폰에 당신들의 이름.

누르면 천만리라도 달려갈 번호들. 

 

생각 없이 술 한잔하자고 나의 생을

쪼개 달라고 할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이성필

2018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한밤의 넌픽션. 전국계간지작품상, 아라작품상 수상. 막비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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