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쟁이 보고서/신은하
본문
어디든 못 갈 곳 없는 열정의 포복입니다.
봄 여름 신나게 놀며 오르막길을 냅니다.
별 닮은 꽃은 연둣빛 열매 송글송글하구요.
까맣게 익을 때 잎새는 붉게 물들어 가죠.
마지막은 잎새의 투신 뿌리의 동면입니다.
북풍이 노는 담벼락에서 코 골며 자는데요.
담장 밑 가랑잎들 바스락거리며 뒤척여요.
이 겨울 견디면 봄의 숨결이 불어옵니다.
내 마음 펼쳐 한 걸음 두 걸음 오르지요.
확장하는 스파이더맨의 새로운 도전입니다.
책갈피에서 두런거리는 초록의 꿈결입니다.
신은하
2021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엄마의 옛날이야기』. 막비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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