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길에서·6/이성필
본문
빼재에서 동엽령 가는 길
햇살은 은빛 빗살 치는데
그럴듯해 보이는 봉우리와 봉우리
틈새와 사이로 어둠은 언뜻언뜻 깃들어
나는 먼 하늘 생각으로 주름지고
갈미봉 대봉 못봉 굴곡이 많다
달음령 지나 싸리동재
누군가는 힘이 부쳐 하산을 하고
나도 자꾸만 하늘이 그늘져서
송계사로 내려가 합장하고 싶었다
오늘 하루로도 시간은 충분한데
시간이 없다며 흘린 먼 세월
누구나 한 번은 제가 쓴 시로 울고 싶고
제가 저지른 일로 가슴 아픈데
동에서 서로 가는 길
살다보면 누군가는 내가 그립기도 할 것이다
추분이 지나면서 조금씩 기우는 밝음
이제야 나는 먼 하늘이 점점 그립다
이성필
2018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한밤의 넌픽션』. 전국계간지작품상, 아라작품상 수상. 막비시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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