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이성필
본문
살아 있었음이 사진처럼
흙에 박힌
아버지는 물고기 새 도마뱀
들꽃처럼 흩날리던 세월
축축한 습지대 저 아프리카의 원시림에서
곰팡이처럼 피어나던 목숨
아름다운 세상 꿈꾸며
피던 꽃 지던 노을 불던 바람
만지면 잘게 부서져 내리는 흙
먼지 나던 골목
어깨 구부리고 낮은 기침하는 아버지
무심히 흘러가는 강물
나는 내 아들의 아버지
빠른 일상 속에 잊혀져갈 기억
누대봉사屢代奉祀의 날에
살아 있었음으로 가끔 읽힐
이성필
2018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한밤의 넌픽션』. 전국계간지작품상, 아라작품상 수상. 막비시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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