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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겨울 혹돋한 추위와 염화칼슘 눈속에서도 메마른 가지 사이에서 선명하게 핀 저 봄

 

 

떨어지는 문장입니다. 지워지는 얼굴입니다.

사라지는 세포입니다. 가라앉는 먼지입니다.

뭉개지는 그림입니다. 깊어지는 어둠입니다.

안개 속에 삼켜지는 얼굴입니다.

흩어졌다 사라지는 문장입니다.

 

심해에서 떠오르는 기포입니다.

고요하게 만들어지는 파문입니다.

여럿이 하나로 뭉쳐지는 에너지입니다.

 

저만치 밝아지는 눈입니다.

또렷이 만져지는 코입니다.

드디어 나타나는 얼굴입니다.

또렷이 드러나는 몸통입니다.

끝내는 읽혀지는 문장입니다.

  
 

 

지난겨울은 유난히 더 춥고 눈도 많이 내렸다. 올해 4월 중순까지 눈이 내려 농막 앞 도로가는 발목이 빠질 정도의 염화캄슘을 먹은 눈이 쌓여서 녹지 않았는데 염화칼슘 눈을 견디고 5월 중순까지 죽은 듯이 메마른 가지들 사이에서 꽃봉오리가 매달려 몇날 며칠 숨 죽이더니 드디어 선명한 꽃 한 송이 피워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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