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말 거짓말/장종권
사진 황희순 거짓말을 잘 하라고 열심히 가르친다. 거짓말이 제일 아름답다고 열심히 가르친다. 참말로 사람 죽이는 일 있어도 거짓말로 사람 죽이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그 참말 참말로 참말…
물속의 극락/장종권
순천만 습지 하늘은 꼭 물속에만 가라앉는다 제 높이보다 몇 배나 더 깊이 가라앉는다 빛깔도 더 곱게 갈잎도 물빛도 흔들어대며 한 번 빠지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극락이다 &n…
귀신과 며느리/장종권
사진:김성배 연구원(군산 해망동에서, 건너편이 장항) 마음을 비워야 건강한지 마음을 채워야 건강한지 귀신도 몰러 며느리도 몰러 장종권 본지 발행인. …
봄이 오는 소리/윤은한
사진 윤은한 얼어있던 소리 깨어나고 산고 속에 태어난 자식처럼 어머니 품속으로 스며든다 님 걸어간 눈 속 노란 복수초 웃는 얼굴 매화 붉은 입술로 마당에 와 닿은 봄에게 입맞춤 한다 배고픈 다람쥐 뒷산으로 …
바다, 그리고 바람/박하리
사진 박하리 바다는 늘 오라고 바람에게 전한다. 바람은 그녀에게 바다로 가자고 한다. 열 일 제치고 달려간 바다는 넘실넘실 어머니 치맛자락이다. 어머니의 따듯한 손끝으로 만져진 바다는 조용하다…
미생未生―불완전한 생에 대하여/신은하
여수 국가정원/사진 신은하 무슨 색을 좋아하냐 묻지 마세요. 새빨간 할미꽃 하늘빛 각시붓 노랑색 금난초 하이얀 바람꽃 뭐 하나 버릴 게 있어야지요 연두와 초록이 어우러진 숲을 넘어가요. 흰 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