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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일

    혼자 있을 때 사는 건 신문을 보는 일 밥을 먹기 전에 밥상머리에다, 식구처럼 우선 신문을 펼치는 일 밥을 먹으며 신문에 풍덩 빠지는 일 그렇게 날 잊는 일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사는 건 무조건 떠…

걸었다/이성필

  친구 덕분에 물때를 배운다 내 생전에는 관심도 없이 지나갔을 일 늘그막에 친구는 어부가 되고 나는 어부의 친구가 됐다 젊어서 윗물에서만 살던 사람이 아랫물 해남까지 내려가서 낙지를 잡는단다 밤낮 없이 바다 물살은 들어오고 …

꿈속에서 죽었다

    조금씩 모자란 꿈을 꾸었다. 열 개가 필요한데 아홉 개밖에 없었다. 다섯 개가 있어야 하는데 네 개밖에 없었다. 늘 조금씩 부족했고 가진 모든 것을 주었다.    모자라게 주어서 주고나면 죽었다. 줄 때마다 조금…

눈물을 줍는다/이성필

  노래를 들으면 시가 안 써집니다. 책을 읽으면 시가 안 써집니다.    풀처럼 걸으니 시가 보입니다. 여기저기 시가 떨어져 있습니다.    몸의 작은 부스러기들입니다. 그 중에서 심장 몇 개를 줍습니다.&…

국밥이 시다/이성필

    시 한 편 쓰면 하루가 가니 하루가 시 한 편이었던 거다. 국밥을 먹으면서 지는 하루이니 하루가 국밥이었던 거다. 시 한 편 쓰자 하루를 사니 하루가 시 한 뚝배기를 준다.   하루를 한 수저 뜨니 미련과 후회 반성 추억이 …

내 마음의 비애/이성필

    내 마음의 비애는 동그랗게 구르는 자전거바퀴다. 서 있을 때도 동그랗고 달리는 순간에도 동그랗다. 어제와 어제의 어제 그 어제가 둥글게 스크럼을 짠다. 내 마음의 비애는 동그란 지구를 닮아가며 동그랗다. …

지적(知的) 허기는 외로움이다/이성필

사진 이성필        사람은 지적(知的) 삶의 허기를 채우며 산다. 지적 허기는 외로움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쓴다. 그림을 그린다. 노래를 짓고 노래를 부른다. 사진을 찍는다. 낚시를 하고 고기를 잡…

숨은 벽/이성필

      품속에 숨어 있다 해서 숨은 벽이다.   몇몇은 아는 북한산 숨은 벽 몇몇만 아는 관악산 숨은 벽    품속에 숨기고 있는 벽 하나씩 있다.     이성필 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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