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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마니/남태식

 담배는 있는데 불이 없어서 길은 있는데 끝이 없어서 안은 있는데 밖이 없어서한 사내가운다  강을 치달리며 운다 땅을 내리꽂으며 운다 안개처럼 흩어지며 바람처럼 떨어지며 운다  마침내 울음 하나 길 위에 오도마니꽃으로 앉았다…

화석/이성필

  살아 있었음이 사진처럼 흙에 박힌   아버지는 물고기 새 도마뱀 들꽃처럼 흩날리던 세월   축축한 습지대 저 아프리카의 원시림에서 곰팡이처럼 피어나던 목숨   아름다운 세상 꿈꾸며 피던 꽃 지던 노을 불던 바람…

낙서·4/정치산

희망

지난겨울 혹돋한 추위와 염화칼슘 눈속에서도 메마른 가지 사이에서 선명하게 핀 저 봄, 영산홍     떨어지는 문장입니다. 지워지는 얼굴입니다. 사라지는 세포입니다. 가라앉는 먼지입니다. 뭉개지는 그림입니다. 깊어지는 어둠입니다. 안개 …

도어락/남태식

    단 한 번 쓱~ 문지르니마음을 다닫았다. 그 마음 다시 열려고여러 번을누른다. 남태식 2003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으로 『망상가들의 마을』, 『상처를 만지다』, 『돌이나 물이나 …

소문/장종권

    소문은 본래 정실 소생이 아니다. 아무 데서나 아무렇게나 피는 꽃이다.   향기는 독하지만 들이마실수록 기분이 좋다.  보기에만 좋은 꽃과는 질이 다르다.     장종권 시인. 본지 대표.

혼잣말/남태식

백두산 대협곡     노인이 흘리는 혼잣말은 텔레비전이 혼자 듣는다.    노인이 흘리는 혼잣말은 냉장고가 혼자 듣는다.    노인이 흘리는 혼잣말은 벽이 혼자 듣는다.    …

사는 일/이성필

    혼자 있을 때 사는 건 신문을 보는 일 밥을 먹기 전에 밥상머리에다, 식구처럼 우선 신문을 펼치는 일 밥을 먹으며 신문에 풍덩 빠지는 일 그렇게 날 잊는 일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사는 건 무조건 떠드는…

벽/남태식

        움켜잡고 바스라뜨리는 이면의 갈퀴를 상상하는 동안에는 저 푸른 숲도 한갓   벽이었다.       남태식 2003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망상가들…

독獨/남태식

    단박에는 꽃도 무리를 지어 핀 꽃이 아름답다.    광장에서 돌아와 나는  홀로 눕는다.     남태식 2003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망상가들의 마을』, 『상처를 만지다…

걸었다/이성필

  친구 덕분에 물때를 배운다 내 생전에는 관심도 없이 지나갔을 일 늘그막에 친구는 어부가 되고 나는 어부의 친구가 됐다 젊어서 윗물에서만 살던 사람이 아랫물 해남까지 내려가서 낙지를 잡는단다 밤낮 없이 바다 물살은 들어오고 …

정원 구경/한명희

    아름다운 정원에 서면   나무보다 사람 생각   잘 가꾸어진 정원일수록   꽃보다 사람 생각     한명희  1992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 …

타래난초/신은하

        쌀알 같은 분홍 꽃잎이 줄줄이 입술을 열어요. 쉽게 꺾이거나 부러지지 않는 나선형이죠. 기껏해야 한두 뼘 키로 하늘에 닿으려 해요. 직선의 높이를 뱅글뱅글 올라가며 안정적이죠. 암모나이트로부터 전해진 생존…

봄도 꽃도 당신처럼/장종권

인천 성산효대학원대학교 뜰       봄은 세상 끝나는 날까지 돌아온다. 봄은 낙원에만 오는 것이 아니다. 봄은 비밀스럽게 오는 것도 아니다. 봄은 비처럼 눈처럼 당신처럼 온다.   꽃도 세상 …

꿈속에서 죽었다/이성필

    조금씩 모자란 꿈을 꾸었다. 열 개가 필요한데 아홉 개밖에 없었다. 다섯 개가 있어야 하는데 네 개밖에 없었다. 늘 조금씩 부족했고 가진 모든 것을 주었다.    모자라게 주어서 주고나면 죽었다. 줄 때마다 조금…

무지개는 반원이란다/최서연

남해 이어리/박정규 사진   빨주노초파남보 함께해서 무지개란다 아이야 다름이 모여 둥글게 빛나는 무지개는, 반원이란다     최서연 2014년 《리토피아》로 등단. 시집 『물은 맨살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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