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조약 150년, 조약과 개항의 역사적 의미 다시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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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 연구자 참여…불평등조약의 실상과 동아시아 국제질서 변화 조명
강화도조약 체결 150주년을 맞아 조선의 개항과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변화를 역사적으로 재조명하는 국제학술회의가 인천에서 열린다. 인천문화재단(대표이사 이종관)은 인하대학교 한국학연구소, 한국사연구회와 공동으로 오는 10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인하대학교 60주년기념관 월천홀에서 ‘조약과 개항, 역사적 기억’을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한다.
1876년 2월 조선과 일본 사이에 체결된 강화도조약은 조일수호조규 또는 병자수호조약으로도 불린다. 이 조약은 조선이 개항을 통해 새로운 국제질서에 편입되는 계기가 되었지만, 동시에 일본의 침략적 진출을 가능하게 한 불평등조약으로 평가된다. 강화도조약 이후 조선 사회에서는 개항과 근대화를 둘러싸고 척사위정세력과 개화세력 사이의 갈등이 심화됐다. 조약 체결은 단순한 외교적 사건을 넘어 조선의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변화를 가져온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이번 학술회의는 강화도조약이 당시 조선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는지, 조약 체결 과정에는 어떠한 외교적 이해관계가 작용했는지, 개항 이후 동아시아 국제질서는 어떻게 변화했는지 등을 다양한 연구 성과를 통해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기존의 한일 양국 관계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동아시아적 시각을 확대하고, 인천지역 연구자와 신진 연구자들이 참여해 새로운 해석과 논의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행사 첫날인 29일에는 이종관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의 개회사와 최기영 인하대학교 총장, 정종현 인하대 한국학연구소장, 박진훈 한국사연구회장의 축사가 이어진다. 기조강연은 이영호 인하대학교 명예교수이자 전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맡는다. 이 교수는 ‘1876년 강화도조약의 시공간’을 주제로 조약 체결 당시의 역사적 환경과 150년이 지난 오늘의 의미를 살펴본다.
이어지는 제2부에서는 ‘조약 체결 과정과 공간’을 주제로 김종학 서울대학교 교수가 강화도조약의 문안 작성 과정과 조선·일본 양국의 외교적 교섭을 분석한다. 일본 동경여자대학교 모리 마유코 교수는 조일수호조규의 외교사절 왕래 관련 규정을 중심으로 양국의 교섭 과정을 살펴보고, 양윤모 제물포역사문화연구소장은 강화도조약 체결 당시 강화도의 모습과 조약 체결 장소에 관한 역사적 기억을 발표한다.
제3부에서는 ‘조선의 개항과 동아시아’를 주제로 개항 이후 나타난 제도적·경제적 변화가 논의된다. 민회수 홍익대학교 교수는 조선이 외국과 체결한 조약에 나타난 영사재판권 조항의 변화를 분석하고, 김기성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교수는 부산·원산·인천 개항장의 화폐 유통 구조를 살펴본다. 장윤걸 일본 후쿠오카현립대학교 교수는 개항기 일본 국립전염병연구소의 인천 거점 설립을 주제로 당시 방역과 의료 관련 활동을 검토한다.
둘째 날인 30일에는 ‘국제 관계와 개항 인식’을 주제로 학술 발표가 이어진다. 박준형 서울시립대학교 교수는 강화도조약 이후 인천과 서울 등에 설치된 일본 외교 공관의 공간적·정치적 의미를 분석한다. 김혜원 서울대학교 교수는 강화도조약 이후 미국의 조선 진출과 정보 수집 활동을 다루며, 류기현 인하대학교 교수는 1866년 제너럴 셔먼호 사건에 대한 북한의 역사 인식과 서술 방식을 살펴본다.
이날 오후에는 참가자들이 인천 개항장과 차이나타운 일대를 방문하는 현장 답사도 진행한다. 전문 연구자의 설명을 통해 개항의 역사가 남아 있는 공간을 직접 살펴보는 자리다. 이번 학술회의는 현장 행사와 함께 유튜브로 생중계돼 일반 시민들도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다. 발표와 토론 자료는 인천문화재단과 ‘인천 문화유산 디지털 아카이브’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며, 학술회의 성과는 2027년 학술총서로 발간할 계획이다.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국제학술회의를 통해 150년 전 강화도조약의 실상을 직시하고, 인천을 넘어 동아시아적 맥락에서 개항의 의미를 되새기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화도조약 체결 150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학술회의는 개항을 근대화의 출발점으로 볼 것인지, 불평등한 국제질서 속에서 이루어진 역사적 선택으로 이해할 것인지에 관한 논의를 더욱 깊이 있게 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행사 관련 문의는 인천문화재단 정책연구실 인천문화유산센터(032-455-7169)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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