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 부천지부, ‘2026 부천문학제’ 불참 선언…문학행정 개선 촉구
-“협의 없는 행사 추진과 공식 공문 답변 부재에 유감”…부천시·부천예총에 운영 절차 공개 요구
본문
수주문학상 운영 주체 변경 경위도 문제 제기…문학단체 자율성과 역사성 존중 강조
(사)한국작가회의 부천지부가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리는 ‘2026 부천문학제’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부천시와 부천예총에 문학행정의 투명성 확보와 운영 방식 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작가회의 부천지부는 지난 26일 회원 일동 명의로 발표한 성명서 「2026 부천문학제 행사에 불참하며—부천시의 문학행정을 규탄한다!」를 통해 행사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문학단체의 공식적인 의견과 요구가 존중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부천지부에 따르면 지난 9월 28일 열린 제1차 부천문학제 운영위원회에서는 행사 내용과 참여 문제를 논의하고, 제2차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사항을 최종 협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10월 19일 부천예총 측이 행사 홍보 포스터를 제작했다고 알렸고, 부천지부는 참여단체와 최종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홍보물이 배포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부천예총과 부천시 문화정책과에 배포 중지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부천지부는 이러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10월 21일 부천시 홈페이지에 홍보 포스터가 게시됐으며, 공식 공문에 대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10월 22일 열린 제2차 운영위원회에서는 홍보물 승인 절차와 참여단체별 예산 배분, 행사 운영 주체, 회원총회를 통한 참여 여부 결정 등에 관해 질의했으나 충분한 설명과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부천지부는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끝에 25일 행사 불참을 최종 의결했으며, 다음 날인 26일 부천예총에 이를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부천지부는 성명서에서 “우리는 문학제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문학단체에 대한 존중도, 충분한 협의도 없이 추진되는 문학제의 운영 방식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불참 결정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성명서는 행사 추진 절차뿐 아니라 문학제의 내용과 정체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부천지부는 공개된 홍보 포스터만으로는 시와 소설, 수필, 아동문학, 문학평론 등 다양한 문학 장르의 참여와 창작 성과를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공연과 체험, 전시 등이 문학제를 풍성하게 할 수는 있지만 문학 자체가 중심에 놓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인 부천에서 개최되는 문학제인 만큼 시민과 문학인이 창작과 발표, 낭독과 토론을 통해 교류할 수 있는 내용이 충실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주문학상의 운영 주체 변경 문제도 제기했다. 부천지부는 수주문학상이 1999년 복사골문학회를 중심으로 제정됐으며, 복사골문학회는 오늘날 한국작가회의 부천지부의 전신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025년 수주문학상 주최·주관에 부천문화재단과 수주문학제 운영위원회가 참여했으나, 2026년에는 부천예총과 수주문학상 운영위원회로 변경됐다며 그 결정 과정과 근거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부천지부는 문학상 운영 체계의 변경 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창설 과정에 참여한 문학인들과 단체의 역사적 역할을 존중하고, 변경 과정에서 지역 문학계의 의견이 어떻게 수렴됐는지 설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성명서는 부천문학제의 기획과 예산, 운영 주체 및 의사결정 과정의 공개도 요구했다. 아울러 부천시의회에 관련 사업과 예산 집행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부천시에는 지역 문학단체와 시민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문학정책 협의체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부천시는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 ‘시민과 문학이 만나는 가을’을 주제로 2026 부천문학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부천시가 후원하고 부천예총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시 창작, 캘리그라피, 시 낭독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11월 1일에는 부천시청 소통마당에서 제28회 수주문학상 시상식도 열릴 예정이다. 부천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일상에서 문학을 접하고 지역의 문학적 자산을 공유하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다만 한국작가회의 부천지부가 제기한 공문 처리 경위, 행사 협의 과정, 예산 운영 및 수주문학상 운영 주체 변경의 구체적인 사유에 대해서는 부천시와 부천예총의 설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논란은 지역 문학행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행정기관과 문학단체가 어떠한 방식으로 협력해야 하는지에 관한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문학행사의 공공성과 지역 문학단체의 자율성을 함께 존중할 수 있는 협의 구조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작가회의 부천지부가 발표한 성명서 일부. 전문 6쪽 가운데 첫 장과 마지막 장이다.
Copyright © 한국문화예술신문'통' 기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