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후 재기에 성공한 연극배우 이용탁 씨
-파크사이드재활의학병원의 성공적인 ‘집으로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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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파크사이드재활의학병원의 '집으로 프로젝트'
‘집으로 프로젝트’는 어떻게 해서라도 재활환자가 안전하고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006년 병원이 설립된 다음해부터 시작한 프로젝트다. 당시에는 병원 스태프 외에 인테리어업자, 의료기업자, 가끔은 의용공학과 교수, 작업치료학과 교수 등 여러 사람들이 같이 다니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주치의, 간호과장, 사회복지사를 주축으로 소규모로 움직인다. 특이하다고 할 것도 없다. 환자가 어떻게 살았고 어떠한 환경으로 돌아가는 지를 파악하여 그에 맞추어 재활치료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다 보니 배우는 것도 많이 있었고 생각할 거리도 많아지게 되었다. 백문이 불여일견! 백견이 불여일행이다. 환자들과의 공감을 위해 환자의 집을 방문하여 걱정을 공유하고 가능하면 해결해주도록 노력하는 것은 재활치료의 기본이다. ‘희망은 원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사람이 걸어가면 길이 생겨난다.’고 한 루쉰의 말처럼, 오늘도 우리는 희망을 그려본다.
이용탁 씨는 2010년 교통사고를 당해 외상성 뇌손상으로 병원에 입원한 인물이다. 그의 직업은 연극배우였다. 얼굴 오른쪽 감각이 마비되어 표정이나 발음이 예전처럼 회복되지 않으니 그 우울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또한 사고 전 두 달, 사고 후 한 달 반 정도의 기억이 완전히 사라져 없어져 버렸으니 그 답답함은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었다.
그는 재활치료 중에도 기억력과 인지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병원의 성공적인 재활치료로 호전되어 마침내 집으로 복귀하게 되었다. 이후에도 그는 숙명여대 평생교육원에서 연극치료사 2급 수료를 하였고, 부산의 파크사이드재활의학병원에 연극치료 보조강사로 참여하여 치료를 진행하였다. 뿐만 아니라 다른 환자들을 이끌고 연극치료 공연을 펼치기도 하였다.

그는 현재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배우생활을 하고 있으며 매년 병원과 박인선 원장을 찾아 감사의 인사를 표하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 2025년에는 부산에서 열리는 연극공연으로 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병원 직원들은 모두 함께 어울려 응원을 위해 공연장에 몰려가기도 했었다.
당시 병원 조각음악회 초대장
초대합니다. 음악이, 노래가 우리들을 이렇게 변화시킬 줄은 몰랐습니다. 노래를 하면서 잃어버렸던 기억의 조각들과, 없어졌던 언어의 조각들, 숨결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가 놀랐습니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 같이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잃어버린 조각들을 모아서 만드는 작은 음악회를 만들기로 하였습니다. 물론 훌륭한 음악회는 아닐 겁니다. 실수도 많이 할 것 같은 걱정도 있습니다. 그러나 음악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기억과 언어가 제자리를 찾아 돌아올 것입니다. 이것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조각음악회
2010년 어느 날, 파크사이드재활의학병원에서는 환자들의 잃어버린 언어와 기억, 숨결의 조각을 모아 퍼즐을 맞추듯 만들어가는 조각음악회를 열었다. 노래를 시작하고 음악을 만나면서 환자들에게는 많은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조각음악회를 준비하며 도무지 기억나지 않던 가사가 떠오르고, 그렇게 즐겨 치던 기탓줄 위로 갈피를 잃었던 손가락이 자연스레 그 위치를 찾아갔다. 처음에는 온전하지 못한 기억력으로 소리를 내는 것이 두려웠다.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아도 음악을 통해 저마다의 기억 속에 숨겨져 있던 조각들을 하나씩 천천히 찾아갔다.
조각음악회를 시작으로 파크사이드재활의학병원에서는 다른 재활병원에서 하지 않는 예술치료를 많이 해왔다. 병원이 걸어온 과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절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조각음악회, 연극치료, 자화상 그리기, 슬링 댄스, 휠체어댄스, 무조건 즐겁게, 피아노치료 등 헤아릴 수가 없다.
수많은 예술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어느 하나도 프로그램을 만들어 놓고 시작한 것은 없다. 환자에게 맞게, 성격에 맞게, 살아온 삶에 맞게, 적절하게 자극을 주고 동기부여를 위해 어떤 것을 해볼지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작된 프로그램들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을 놓고 생각하고 치열하게 고민하며 만들어 온 과정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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