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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인터뷰 약속을 지킨 펜싱계의 전설, 유봉형 감독

-중학생 소년의 '예언', 98년 라쇼드퐁에서 현실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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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소년의 호기 어린 약속이 훗날 대한민국 펜싱의 역사가 되었다. 

유봉형 감독의 이야기이다.

 

꿈을 꾸는 사람은 많지만, 그 꿈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 평생을 바치는 사람은 드물다. 여기, 앳된 중학생 시절 카메라 앞에서 했던 약속을 잊지 않고, 척박한 한국 땅에 '펜싱'이라는 꽃을 피워낸 영웅이 있다. 바로 유봉형 감독이다.

 

유봉형감독-점프뛰슈ㅡ에페 경기.jpg<점프뛰슈ㅡ에페 경기>

 

"세계 메달을 따겠습니다" 소년의 대담한 선포

 

이야기는 유봉형 감독의 중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소년체전 2연패를 달성하며 이미 국내 무대를 평정했던 천재 소년 유봉형. 우승 직후 이어진 방송 기자회견에서 그는 떨리는 기색 없이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밝혔다.

 

"앞으로 대한민국 최초로 세계 대회에서 메달을 따겠습니다."

 

당시 한국 펜싱은 세계 무대에서 '무명'에 가까웠고, 유럽의 높은 벽 앞에 기를 펴지 못하던 시절이었다. 사람들은 소년의 말을 그저 '패기 넘치는 유망주의 포부' 정도로 여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년은 진심이었고, 그때부터 자신과의 고독한 싸움을 시작했다.

 

 

유봉형간독3-레슨하는 유봉형 감독.jpg<레슨하는 유봉형 감독>

 

 1998년 라쇼드퐁, 예언이 역사가 된 순간

 

소년의 약속은 잊히지 않았다. 1998년 스위스 라쇼드퐁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중학생이었던 소년은 어느덧 국가대표가 되어 피스트(Piste) 위에 섰다. 상대들은 펜싱의 본고장 유럽에서 온 거구들이었지만, 유봉형에게는 중학교 시절 전국에 울려 퍼졌던 자신의 목소리가 있었다.

 

전용 훈련장도, 제대로 된 데이터도 없던 불모지의 한계

 

유봉형의 무기는 내가 뱉은 말은 반드시 지킨다는 집념과 전광석화 같은 공격이었다. 결국 그는 대한민국 플뢰레 사상 최초의 세계선수권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학생 시절의 '예언'이 무려 수년 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현실'이 된 기적 같은 순간이었다.

 

유봉형감독5-94히로시마 아시안 게임 금메달.jpg<히로시마 아시안 게임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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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스위스 세계선수권 브론즈 메달 대한민국최초>

 

 '말의 힘''땀의 무게'가 만든 기적

 

유봉형 감독의 이 일화가 유독 감동적인 이유는 단순히 실력이 좋았기 때문이 아니다. 어린 시절의 순수한 약속을 가슴에 품고,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묵묵히 걸어갔기 때문이다. 그의 동메달은 한국 펜싱 선수들에게 우리도 세계 무대에서 메달을 딸 수 있다는 확신을 주었고, 이는 훗날 올림픽 금메달로 이어지는 찬란한 역사의 출발점이 되었다.

 

소년의 꿈은 여전히 피스트 위에 있다

 

중학교 시절의 당찬 인터뷰부터 세계선수권 시상대까지. 유봉형 감독의 인생은 '약속을 지키는 과정' 그 자체였다. 불모지에서 피어난 그의 메달은 오늘날 대한민국을 펜싱 강국으로 만든 가장 단단한 주춧돌이 되었다.

 

은퇴 후 특수학교에서 10여년 근무 뒤 장애인 체육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하고. 한국 최초로 대한장애인 펜싱협회를 설립하였다. 현재는 압구정에 있는 국제학교에서 외국인 학생들에게 강의 하고 있으며, 여러 국내 명문 대학에 펜싱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나아가서는 실버 펜싱에도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고령화가 점점 가속화되어 가는 우리나라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유럽과 같이 펜싱을 즐길 수 있는 시대를 조만간 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펜싱은 치매 예방에 탁월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앞으로 그의 펜싱의 삶이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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