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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점을 뿌리는 일… 실패를 발판 삼아 꽃을 피우다”새롭게 시작한 황준수(黃俊秀)

-야구선수에서 유학생, 그리고 배우·모델로 새로운 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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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 강인규(소설가 기자)

인터뷰이: 황준수(洞察娱乐 Insight Entertainment 소속)

사진출처 : insight entertainment

 

강인규: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황준수: 안녕하세요, 저는 2000년생 황준수(俊秀)라고 합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20살까지, 10년 넘게 야구선수 생활을 했습니다. 이후 부상의 연속으로 인해 야구를 그만두고 20살에 중국 유학을 떠났고, 23살에는 휴학 후 싱가포르에서 사업과 일을 병행하다가 우연한 기회로 모델 활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쌓은 경험이 계기가 되어 연기에까지 도전하게 되었고, 지금은 홍콩 소재 대학에 3학년으로 편입한 뒤, **동차엔터테인먼트(洞察娱乐, Insight Entertainment)**와 계약하여 태국과 중국을 오가며 배우와 모델 활동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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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규: 현재는 학생이신가요, 아니면 배우이신가요?

황준수: 저를 배우라고 부르기에는 아직 많이 부끄럽습니다. 연기를 처음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배움의 과정에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연기를 배우고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것이 마음이 편합니다. 편입한 학교에서는 현재 휴학 중이라, 학생보다는 오히려 예술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 예술가가 되고 싶은 사람 정도가 저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말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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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규: 올해부터 동차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회사에 대한 소개와 함께, 함께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황준수: , 올해 2025년부터 동차엔터테인먼트(洞察娱乐, Insight Entertainment)와 정식 계약을 맺었습니다. 전 소속사와 불공정 계약 문제가 있었고, 비자 이슈 등 여러 법적·행정적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지금의 회사 대표님들과 자연스럽게 연결됐어요. 무엇보다 하이동(海东) 총대표님과 태국 법인을 운영하시는 Amiee(刘文熙) 사장님께서 실제로 제 상황을 적극적으로 챙겨주셨습니다. 도움을 받기만 했으니, 언젠가는 꼭 더 유명해져서 제가 받은 은혜를 돌려드리고 싶습니다.

 

강인규: 회사는 중국이 본사라고 들었습니다. 태국과 한국 지사도 운영된다고요?

황준수: 맞습니다. 중국에 본사가 있고, 태국과 한국에도 회사를 두고 있어서 중국어뿐 아니라 태국어, 한국어 등 다채로운 언어가 필요한 환경입니다. 저는 다행히 중국어를 배우는 데 열심을 냈고, 덕분에 중국 업무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어요. 최근에는 태국 활동도 늘려가고 싶어서 태국어 공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운 좋게도 주변에 정말 감사한 분들이 많아서, 매일매일 좋은 기회를 누리며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강인규: 야구선수로서의 경력이 상당히 길었는데요, 프로선수가 되길 바라셨을 텐데 왜 그만두게 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황준수: 제 별명이 유리몸이었을 정도로 잦은 부상을 겪었습니다. 팔꿈치 수술만 세 번을 했죠. 재활 기간은 길고, 재활하면서 들였던 노력과 시간이 물거품이 되는 듯한 순간도 여러 번 경험했어요. 19살 고등학생에게는 지금까지 달려왔던 길이 내 길이 아닌가?’ 하는 회의감이 너무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때는 정말 세상이 등을 돌린 것만 같았고, 부모님 얼굴 보기도 어려울 만큼 마음이 힘들었어요. 그래도 저를 도와준 분들에게 보답하고자 독한 마음을 먹었습니다. 사실 야구라는 게 저를 만들어준 전부이기도 하지만, 그만둔 후의 슬픔과 좌절감이 지금의 저를 정신적으로 더 단단하게 만들어준 원동력이 되었죠. 가끔 나태해질 때마다 그때를 떠올리며 제 자신을 다잡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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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규: 많은 운동선수들이 부상과 재활로 고민하곤 합니다. 야구를 그만두시고 유학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황준수: 야구를 그만둔 뒤, 새로운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어요. 부모님의 교육 방침 덕분에 운동선수 생활을 하면서도 공부를 병행하는 편이었고, 고등학교 2학년 때는 과학 시험에서 전교 1등을 했던 적도 있어요. 선생님들께선 운동부 전형으로 서울대를 추천하시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갑작스런 팔 부상으로 모든 계획이 무너졌죠. 한동안 학교 앞 PC방에서 시간을 흘려보냈는데, 그렇게 지내다 보니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운동을 시작하되, 이번에는 몸을 만드는 헬스와 피트니스 대회에 도전했어요. 동시에 부모님께 유학을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버지는 미국이나 일본을 추천하셨지만, 저는 왠지 중국에 마음이 끌렸어요. 그리고 20살이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중국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했는데, 진짜 죽을 힘을 다해 공부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렇게 집중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정말 많은 희로애락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곁을 지켜주신 분들이 계셨기에 가능했습니다. 특히 부모님께는 늘 고마운 마음뿐이에요.

 

강인규: 운동선수 생활에서 벗어나 공부를 시작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을 텐데, 어떠셨나요?

황준수: 역시 쉽지 않았지만, 운동선수로서 길러진 끈기와 투쟁정신이 공부에도 도움이 됐습니다. “영리한 사람만 공부를 잘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는 말이 있듯, 절박함과 근성이 있다면 어느 정도 결과물이 따라온다고 믿어요.

 

그리고 저는 늘 은퇴한 운동선수나 부상으로 인해 길을 잃은 선수분들을 볼 때마다 새로운 도전을 축하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큽니다. 안타까움도 물론 있지만, 그 절박함을 다른 분야에 쏟으면 하지 못 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그런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여서, 비슷한 상황의 분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면 좋겠습니다.

 

강인규: 그런 과정 속에서 결국 중국 유학을 마치고, 싱가포르에서 사업과 모델 경험까지 거쳤습니다. 현재 배우, 모델, 그리고 학생까지 겸하고 계시는데, 앞으로 어떤 목표와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황준수: 가장 가까운 목표는 홍콩 소재 대학 졸업과 배우로서 커리어 쌓기, 그리고 일정 수준 이상의 인지도를 얻는 것입니다. 모델 활동과 병행하면서 연기에 대한 공부와 실전을 쌓아가고 있어요.

 

좀 더 크게 보면, 제가 몸담고 있는 회사가 중국, 태국, 한국에 걸쳐 있기 때문에, 아시아 문화 교류의 교두보 같은 역할도 해보고 싶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제가 사랑하는 예술 활동과 사회적인 선행을 연결하는 다리가 되고자 해요. 어렸을 때부터 LGBTQ 커뮤니티나 소외계층을 도우며 사회적 편견을 깨뜨리고 싶었거든요.

 

만약 운이 따라준다면, 훗날 유니세프(UNICEF)나 유엔(UN) 같은 국제 기구의 홍보대사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좋겠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은퇴한 운동선수들에게 새로운 미래를 지원해주는 운동선수 은퇴 프로젝트 재단을 만들고 싶어요. 험난하겠지만, 그런 도전이야말로 살면서 누릴 수 있는 가장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인규: 참 멋진 비전이네요. 마지막으로 준수님을 바라보고 있는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황준수: 저는 인생은 점을 뿌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한 연설에서 언급했다는 이 문장이 제게 큰 울림을 줬어요. “인생이라는 도화지에 충분히 점을 찍어두면, 언젠가 그 점들이 연결되어 나만의 독특하고 멋진 그림이 완성된다.” 저는 지금도, 앞으로도 이 말을 가슴에 새기며 살 겁니다. 스무 살 때 중국어를 배울 때도, 싱가포르에서 사업에 도전할 때도, 모델이자 배우로서 첫발을 떼는 순간에도, 매번 새로운 점을 찍어가는 마음으로 임해왔어요.

 

앞으로도 눈앞에 놓인 기회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제 삶에 더 많은 점을 찍어나갈 생각입니다. 그리고 언젠가 그 점들이 한데 연결돼 정말 멋진 작품이 될 수 있도록 계속 달려가고 싶습니다. 저부터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착하고 성실한 삶을 살겠다는 다짐을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자신만의 점을 많이 찍으시고, 어느 날 그것들이 이어지는 기쁨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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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1

나헌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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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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