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그리운 전다방 > 안성덕의 길

본문 바로가기

안성덕의 길


3. 그리운 전다방

본문

3.jpg

  

  

간판도 없고 상호도 없었지요. 지도에도 안 나오고 이정표도 없었지만, 청춘들은 약속처럼 모여들었지요. 팔달로 변 전주전신전화국 앞 전다방’, 사시사철 붐볐지요. 주인뿐 아니라 마담도 레지도 없고 테이블도 의자도 없었지요. 오거리 신신 악기점에서 샀을까요? 길 건너 홍지 서점에서 샀을까요? 누구는 나나무스꾸리의 엘피판을 들고 있었고, 또 누구는 소월의 시집을 끼고 있었지요. 오래 기다린다고 눈치 안 주고, 커피 안 시켜 미안하지도 않았지요.  

 

별다방 아니 스타땡땡 카페에 젊은네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날마다 만원입니다. 아마도 길을 놓치지 않으려 이정표를 보는 것일 겁니다. 서너 시간은 기본, 노트북 컴퓨터에 눈을 박고 있습니다. 지름길을 찾는 거겠지요, 밑줄 위에 또 밑줄을 긋고 책장을 넘깁니다. 기약도 없는 답신을 받으려 머나먼 별에 신호를 보내는 거겠지요. 똔 또도똔 또또, 다리를 떨며 발뒤꿈치로 모스 부호를 날리고 있습니다. 사장님 눈총을 피하는 걸까요? 다 돌아앉았습니다.

 


  

Copyright © 한국문화예술신문'통' 기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6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추천한 회원 보기

댓글목록1

남태식님의 댓글

profile_image
우체국이 만남의 장소로 각광(?)받을 때 우다방은 참 많았습니다. 지금의 북광주우체국 앞도 우다방이었고, 제가 현재 살고 있는 포항도 지금의 북포항우체국 앞이 우다방이었습니다. 우체국과 인연을 맺기 전인 어린 젊은 날, 포항에 올 때면 늘 만남의 장소가 이 우다방이었습니다. 눈 내린 어느 날 우체국 맞은 편 푹 꺼진 골목길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던 그림은 지금도 생생합니다만, 그 우다방도 골목길도 이제 다 사라졌습니다. 낭만 하나가 사라졌지요. 전다방이라, 그렇게 불리는 만남의 장소도 있었군요. 중학교 때 여샘이 나중에 남편이 된 우리 선배 처음 만난 장소가 전봇대 앞이었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었는데, 아 거기도 그럼 전다방이었던 셈이네요.


게시판 전체검색
상담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