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덕의 길 2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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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덕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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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나와라 뚝딱

     도깨비들이네요. 전주천 싸전 다리와 매곡교(梅谷橋) 사이입니다. 먼동이 트기 전 전 펼치려면 한밤중에 나섰겠습니다. 뿔이 몇 개인지, 방망이는 어디 숨겼는지 도통 모르겠네요. 새벽 다섯 시, 어둑어둑 왁자합니다. “엄마 이것도 좀…

우체국에 가면

      언제였더라, 손 편지 써 본 지 까마득합니다. 받아본 지도 아슴하고요. 아직 파릇할 적, 위문편지를 숙제처럼 쓰기도 했었지요. “사랑하는 것은/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니라./오늘도 나는/에메랄드빛 하늘이 훤히 내다뵈는/우체…

어머니

        채 어둑발 가시지 않은 새벽, 어머니는 동네 우물에서 첫물을 길어 오셨지요. 찬물에 얼굴도 마음도 씻고 맨 먼저 부뚜막 조왕신(竈王神)께 조왕물을 올렸지요. 아련한 흑백 사진 속 일입니다.   &n…

뻐꾹새 자로 울고

      복사꽃 서둘러 돌아가고 소복소복 수국이 피어납니다. 이팝꽃도 복지개를 못 덮게 수북하고요. 이 꽃 저 꽃 생각할 틈 없이, 변덕스러운 날씨 탓 몇 번에 계절은 또 이름표를 바꿔 달려나 봅니다. 차라리 여름 쪽입니다. 봄은 늘 …

3. 그리운 전다방

      간판도 없고 상호도 없었지요. 지도에도 안 나오고 이정표도 없었지만, 청춘들은 약속처럼 모여들었지요. 팔달로 변 전주전신전화국 앞 ‘전다방’, 사시사철 붐볐지요. 주인뿐 아니라 마담도 레지도 없고 테이블도 의자도 없었지…

2. 4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사월의 노래’를 흥얼거립니다. 시절이 변한 걸까요 목련꽃은 이미 지고 없습니다. …

1. 하늘

      지난 토요일이었습니다. 가로등 위에 새 한 마리 앉아 있었습니다.   새해 첫날, 언감생심 멀리 동해바닷가 정동진은 못 가고 아파트 옥상에서 소원을 빌었습니다. 다짐에 다짐한 지 어언 백일이 지났네요.  …

안성덕 시인의 <풍경>

프롤로그

 안성덕의 <풍경>      우리는 어제 같은 오늘을 산다. 또 오늘 같을 내일을 살 것이 분명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 AI가 세상을 바꾼다고 호들갑이지만 대개 그저 무딘 일상을 견딜 뿐이다. 현대인들은 저마다의 …

잦아든 길

-안성덕의 길·9

길, 일반적으로 들기보다는 나는 것을 생각한다. 세상으로 나가는 길이 먼저 떠오른다. 벼슬길은 떠들썩했겠으나 세상에서, 세월에서 물러나는 길은 조용하고 은밀했을 것이다. 행여 누가 볼세라 행여 누구 들을세라 야밤에 발뒤꿈치 치켜들었을 것이다. 여차저차 아무도 모르는 곳…

동백冬柏 로드

안성덕의 길·8

  인생을 흔히 길에 비유한다. 한평생 살아가는 일이 먼 길 가는 것과 같다는 것이리라. 그 길이 평생 탄탄대로 아니고 날마다 꽃길 아니다. 고개를 넘으면 강이 또 앞을 막는다. 오르막 내리막, 자갈길 진창길 터덜터덜 지치고 힘이 든다. 돌이켜 보면 길은 항…

전주全州와 삼천三川

안성덕의 길·7

   삼천 상공 비행운    세상에는 길이 많고 많다. 자연의 흔적, 사람의 흔적, 세월의 흔적 등이 모두 길이다. 네발 달린 짐승은 주린 배를 채우고 안전하고 따뜻한 잠자리를 얻기 위해 길을 내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은 짐승의…

세상 가장 멀고 험한,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 이안移安 길

안성덕의 길·6

《조선왕조실록》 이안   『조선왕조실록』은 조선조 역대 임금들의 실록을 통칭한다. 『태조강헌대왕실록』부터 『철종대왕실록』까지 472년간 25대 임금들의 실록 8종이다. 조선시대의 정치·외교·군사·제도·법률·경제·산업·교통·통신·사회·풍습·천문·지리·음양·과…

‘군산선群山線’, 도깨비처럼 사라진

안성덕의 길·5

  개통 당시 군산역(군산시 대명동 138-3) 우리나라의 철도 역사는 1900년 7월 서울-인천 간 ‘경인선’ 개통이 그 시작이다. 곳곳에 철로와 역이 생겼다. 노선 쟁탈전도 치열했으나, 일부 지역은 유림儒林들이 주동이 되어 철도부설을 극구 반대했다.…

봄이 오는 길

안성덕의 길·4

    우수雨水가 지났다. 눈이 비로 바뀐다는 우수절이 지나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고 했다. 지난겨울은 그닥 춥지 않았다. 두어 번 서해안과 강원도 영동의 폭설 외엔 별반 눈도 없었다지만 그래도 겨울은 겨울이었다. 유난히 추위를 타는지라 봄이여 어서…

징검돌 같던 섬 섬 섬

안성덕의 길·3

 고군산군도 인간의 능력인가, 욕심인가. 꿈만 같은 일들이 곧잘 눈앞에 펼쳐지곤 한다. 일명 부산개성선이라 불리는 국도 77번, 부안에서 군산 구간 서해 앞바다에 방조제를 쌓았다. 남아도는 쌀을 생산하려, 지금도 차고 넘치는 공해물질을 쏟아낼 공장을 지으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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