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1 > 안성덕의 길

본문 바로가기

안성덕의 길


전설 1

- 복사꽃 피던 마을

본문

54.jpg

 

  

복사꽃이 진다는 말을 아니 복숭아꽃이 벌써 져라고 받더군요. 

 

먼 산에 산벚꽃이 꼭, 탁탁 분첩으로 두드리던 사촌 누님의 얼굴인 듯 뽀얗네요. 산벚꽃 피자 복사꽃이 집니다. 저기 저 마을 개울에도 외나무다리가 있었겠지요. 눈썹달 뜨던 밤 소곤, 소곤거렸겠지요. 

 

복숭아꽃 말고 복사꽃이라 부르렵니다. “복사꽃 지는 걸 보고 술 한잔 먹지 않는 이와는 인생을 논하지 마라했던가요? 분명 인생을 모를 테니까요.

  

밤에 먹어야 예뻐진다는 복숭아를 참 좋아했었지요. 사촌 누님도 가고, 아랫마을 그 형도 가고, 비켜 갈 수 없고 나란히 갈 수도 없던 정자나무 옆 외나무다리는 전설이 되고……. 

 

그래요, T. S. 엘리엇의 말처럼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서가 아니라 사월은 잔인한 달 맞네요. 까맣게 지워졌던 옛일이 되살아나고, 무심한 듯 꽃은 또 피고 지니 말입니다. 

 

복사꽃이 집니다. 핑계 삼아 술 한잔 먹어도 좋겠습니다. 



  

Copyright © 한국문화예술신문'통' 기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3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추천한 회원 보기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게시판 전체검색
상담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