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잡지 탄생 130주년 맞아 잡지의 역사적 가치 재조명…AI·디지털 시대 잡지산업의 미래 모색사단법인 한국잡지협회(회장 백동민)가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제61회 잡지의 날 기념식’이 지난 11월 2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 이번 기념식은 우리나라 근대잡지가 탄생한 지 130년을 맞아 한국 잡지문화의 역사와 성과를 되돌아보고, 잡지산업과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들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행사는 개회식과 내빈 소개, 기념사, 축사 및 축하영상, 기념촬영에 이어 정부포상 및 표창, 제60회 한국잡지언론상 시상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특히 올해는 근대잡지 탄생 130주년이라는 역사적 의미와 함께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따른 잡지산업의 변화가 주요 화두로 제시됐다.제60회 한국잡지언론상, 경영상·유공상 등 7개 부문 시상이날 제60회 한국잡지언론상에서는 잡지산업의 발전과 전문 콘텐츠 제작, 출판문화 확산 등에 기여한 인물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경영상 조상열 — (사)대동문화재단 대표- 유공상 이인석 — (주)르리앙 대표이사- 특별상 정하연 — 데일리뉴스 발행인- 기획상 최인영 — 아이이오우디자인(주) 팀장- 편집상 이창욱 — (주)동아사이언스 편집장- 기자상 김아영 — (재)원불교월간원광사 부편집장- 기자상 구경효 — (주)섬유저널 과장- 업무상 최형규 — (사)한국물가정보 이사경영상 수상자인 조상열 대표는 전통문화와 남도 역사·문화예술을 다루는 계간 문화잡지 《대동문화》를 창간하고 31년간 156호를 발행했다. 또한 한국잡지협회 우수 콘텐츠 잡지 선정 등 문화예술과 전통문화 홍보, 지역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유공상을 받은 이인석 대표는 잡지의 날 제정 60주년 특별기획전 개최에 필요한 소장 자료를 제공하고, 근현대 잡지 사료를 한국잡지협회에 기증하는 등 잡지의 역사적·문화적 가치 보존에 기여했다. 특별상 수상자인 정하연 발행인은 국내외 주요 행사와 경제·기술 분야를 취재하며 국제 교류와 정보 전달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기획상 수상자인 최인영 팀장은 월간 《아이러브캐릭터》의 기획과 홍보, 캐릭터 공모전 및 전시 홍보, 해외 바이어 참관단 운영 등을 통해 국내 캐릭터 기업의 해외 진출에 기여했다. 편집상 수상자인 이창욱 편집장은 과학동아 창간 40주년 기념호와 특집 기획을 통해 과학잡지의 역할을 확장하고 독자와의 소통을 강화한 공로를 인정받았다.기자상 수상자인 김아영 부편집장은 12년간 전통명인과 각 분야 전문가, 종교 신앙·수행인 등을 꾸준히 취재하고 월간 《원광》의 기사 기획과 편집에 기여했다. 함께 기자상을 받은 구경효 과장은 19년여간 K-패션 시장의 동향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고, 패션산업 현장의 정보를 전달하는 데 기여했다. 업무상 수상자인 최형규 이사는 한국물가정보에서 25년간 근무하며 사업 발전과 조직 성장, 업무 혁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잡지·출판·문화산업 발전 유공자 11명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수상자로는 잡지 발행과 편집, 문화예술 기록, 전문정보 제공, 출판 및 디지털 콘텐츠 산업 발전에 기여한 11명이 이름을 올렸다.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강금주 — 아트플랜컴 대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김종상 — (주)조세금융신문 대표이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박미경 — (주)감커뮤니티 대표이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양문규 — 시와에세이 대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이범석 — (주)고래실 대표이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정기옥 — 리토피아 대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정서우 — 뉴스리포트 대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한영애 — 예술가 대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김영환 — 일우디앤피 대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김정섭 — 성신여자대학교 문화산업예술학과 교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정현숙 — (사)차상찬기념사업회 이사장강금주 대표는 2016년 창간한 《사각아트》를 63호까지 발행하며 지역 문화예술을 기록·확산하고 문화예술 아카이브 구축에 기여했다. 김종상 대표는 온·오프라인 전문 언론과 출판을 통해 조세·금융 분야의 정책과 제도, 전문정보를 제공하고 관련 지식 확산에 기여했다. 박미경 대표는 월간 《DECO》를 통해 디자인 전문가와 기업, 투자자 및 산업 관계자를 연결하고 국내 공간디자인 산업의 네트워크 확대에 기여했다.양문규 대표는 2005년 계간 《시에》를 창간하고 2009년 시에문학회 무크지 《시에티카》를 창간하는 등 문학잡지 발행과 지역문학 활성화에 힘써 왔다. 이범석 대표는 2017년부터 월간 《옥이네》를 발행하며 농촌의 삶과 지역 소멸 위기 속 농촌의 활력을 기록하고 전달하는 데 기여했다.정기옥 리토피아 대표는 2001년 3월 2일부터 현재까지 리토피아에서 출판·문화예술 사업을 운영하며 출판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민간 문화플랫폼을 구축하고, 한국 출판문화와 문화예술 진흥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서우 대표는 2019년 월간 《뉴스리포트》 창간 이후 도서출판 신비를 운영하며 언론·출판 활동과 SNS 확장을 통한 디지털 문화사업 발전에 기여했다.한영애 대표는 2010년 창간한 시전문계간지 《예술가》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발행해 오며 한국 시 전문잡지의 지속적인 발전에 기여했다. 김영환 대표는 3D프린팅 전문 매체를 발행하며 국내외 관련 산업의 최신 기술 동향과 지식 정보를 제공해 왔다.김정섭 교수는 문화정책과 문화산업 연구를 바탕으로 잡지산업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고 AI·디지털 전환 시대의 잡지산업 발전 방향과 정책적 과제를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현숙 이사장은 일제강점기 대표 잡지 언론인 차상찬 선생의 업적을 연구·출판·대중화하며 잡지문화의 역사적 가치와 사회적 역할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근대잡지 130년, 기록과 문화의 역사를 돌아보다한국잡지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잡지로 평가받는 《대조선독립협회회보》는 1896년 창간됐다. 이후 1908년 창간된 《소년》은 근대 종합잡지의 효시로 평가받으며 한국 잡지문화의 발전에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잡지의 날은 1965년 10월 20일 당시 한국잡지발행인협회가 최남선이 《소년》을 창간한 날인 11월 1일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했다. 한국잡지협회는 1962년 10월 26일 창립된 이후 잡지 발행과 콘텐츠 육성, 잡지문화 진흥, 잡지 관련 자료의 보존 및 관리, 잡지미디어 콘텐츠 공모전 등을 추진해 왔다.이번 기념식에서 백동민 한국잡지협회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잡지가 근현대사의 주요 변화 속에서 국민의 교과서이자 문화의 동반자, 지식의 보고로 기능해 왔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상황에서 검증된 지식과 깊이 있는 정보, 전문성과 신뢰를 갖춘 잡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백 회장은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기 위한 잡지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디지털 기반 구축, 국립잡지박물관 건립의 필요성도 언급했다.‘잡지가 문화다’…특별전과 AI 시대 잡지 포럼 이어져제61회 잡지의 날을 기념하는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지난 10월 30일 서울도서관 생각마루에서는 문학·출판·미술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 ‘매거진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손정순의 사회로 도종환, 이광호, 심지연이 패널로 참여해 잡지가 우리 삶과 문화에 남긴 의미를 살펴봤다.또한 10월 30일부터 11월 15일까지 서울도서관 2층 로비와 디지털간행물실에서는 ‘잡지가 문화다’를 주제로 근현대 잡지 특별전이 열린다. 이 전시는 시대를 기록하고 지식과 문화를 전해 온 잡지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조명한다.11월 5일부터 30일까지 잡지회관 B1 M미술관에서는 제19회 잡지 미디어 콘텐츠 공모전 당선작 전시가 진행된다. 시상식은 11월 5일 오전 10시에 개최될 예정이다.오
<조명하 의사 순국 98주기 추모식 참석자들이 타이베이 옛 형무소 터에서 태극기와 추모 현수막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 교민과 대만 학계 관계자 등이 함께했다.>일제의 심장 겨눈 23세 청년 독립운동가, 98년 만에 다시 부르는 이름한국 교민·대만 학계·한인단체 함께 추모… 한·대만 공동 역사 기억과 미래세대 교육 필요성 제기일제강점기 대만에서 일본 왕실의 핵심 인물을 겨냥해 항일 의거를 일으킨 조명하(趙明河·1905~1928) 의사의 순국 98주기 추모식이 10월 10일 대만 타이베이 옛 형무소 터에서 열렸다.이번 추모식은 조명하 의사가 1928년 10월 10일 오전 10시 27분, 불과 23세의 나이로 순국한 역사적 장소에서 거행됐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순국 98년이 흐른 오늘, 한국과 대만의 참석자들은 청년 독립운동가가 마지막 생을 마감한 현장에 모여 그의 항일정신과 희생을 기렸다.이날 행사에는 조명하 의사 연구회장인 김상호 대만 슈핑(修平)과기대학교 관광창의대학 학장을 비롯해 대만 정치대학교 한국어과 린요우이(林侑毅) 학과장, 현지 교민과 한인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참석자들은 조명하 의사의 사진과 의거 관련 자료가 전시된 옛 형무소 터에서 그의 생애와 독립운동을 되돌아보며, 한국과 대만이 함께 기억해야 할 항일 역사의 의미를 되새겼다.<10월 10일 대만 타이베이 옛 형무소 터에서 열린 조명하 의사 순국 98주기 추모식. 김상호 조명하 의사 연구회장이 참석자들에게 조 의사의 항일 의거와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일본 왕실 핵심 인물을 겨눈 청년 독립운동가조명하 의사는 일제강점기 해외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항일 독립운동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그는 1928년 5월 14일 대만 타이중시 도심에서 삼엄한 경비를 뚫고 무개차를 타고 이동하던 일본 육군 대장 구니노미야 구니요시(久邇宮邦彦)를 습격했다.구니노미야는 당시 일본 왕실의 유력 인사이자 히로히토 일왕의 장인으로, 일본 군부와 황실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따라서 그를 겨냥한 조명하 의사의 의거는 단순한 개인에 대한 공격을 넘어 일본 제국주의 권력의 핵심을 향한 항일 저항이었다.조 의사는 의거 직후 현장에서 체포됐으며, 이후 일제 당국의 조사와 재판을 거쳐 사형을 선고받았다.그는 같은 해 10월 10일 오전 10시 27분 타이베이 형무소 사형장에서 순국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향년 23세였다.조국의 독립을 보지 못한 채 이국땅에서 생을 마감했지만, 그의 의거는 일제의 식민지 지배에 맞선 한국 청년의 저항 의지를 보여주는 역사적 사건으로 남았다.김상호 교수, 일본 측 기록으로 '우발적 의거설' 반박이번 추모식에서 특히 주목받은 것은 조명하 의사 연구회장 김상호 학장의 추모사였다.김 학장은 그동안 조명하 의사의 의거를 둘러싸고 제기돼 온 '우발적인 범행'이라는 해석에 대해 당시 일본 측 사료를 근거로 문제를 제기했다.그가 제시한 자료는 조명하 의거가 발생한 지 불과 7일 뒤인 1928년 5월 21일 척식(拓殖)통신사가 발간한 『구니노미야 전하 습격 사건의 진상』이다.이 자료에는 조명하 의사의 체포 직후 상황과 조사 과정, 진술 내용 등이 기록돼 있다.당시 기록에 따르면 조 의사는 경찰에 체포돼 주청(州廳)으로 연행된 뒤 "어서 죽여라!"라고 외쳤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구토하기 시작했다.조사 결과 그는 모르핀을 복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자료에는 조 의사가 과거 한약방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 약학에 대한 일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는 내용도 등장한다.김 학장은 이러한 기록이 조 의사의 의거 준비 과정과 체포 이후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특히 조 의사는 의식을 회복한 뒤에도 5월 20일까지 사건의 전모를 밝히지 않고 완강하게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일제 관헌의 집요한 심문에도 그는 "연루자는 없다. 나 혼자 생각해서 한 일이다. 범인은 없다. 전하에게 위해를 가할 목적으로 한 일이었다"라고 진술했다.당시 기록에는 조 의사가 조사 과정에서도 위축되거나 겁먹은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김 학장은 이 같은 기록을 근거로 "조명하 의사의 의거는 결코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건이 아니라, 상당한 기간 동안 고민하고 치밀하게 준비한 거사였다"고 강조했다.<거리에서 우연히 촬영된 조명하 의사의 모습(왼쪽)과 의거 이후 체포·구타를 당한 뒤 촬영된 모습. 당시 독립운동의 긴박한 역사를 전하는 귀중한 사진 자료다.>의거 전날에도 단도를 품고 동선 살펴김 학장이 제시한 또 하나의 중요한 근거는 의거 전날인 1928년 5월 13일의 행적이다.당시 기록에 따르면 조명하 의사는 의거 전날에도 단도를 품고 구니노미야의 동선을 살피며 기회를 엿본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조 의사가 우연히 구니노미야를 발견해 즉흥적으로 공격했다는 기존의 일부 해석과 배치되는 정황이다.김 학장은 일제 당국은 물론 일부 연구자와 대만 언론에서도 제기돼 온 '우발적 범행'이라는 주장을 당시 사료에 비춰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는 "조명하 의사의 의거를 단순한 우발적 사건으로 규정하는 것은 그의 거사가 지닌 역사적 의미와 의거에 이르기까지의 준비 과정을 축소하거나 왜곡할 수 있다"고 밝혔다.이어 "당시의 기록과 사료를 면밀하게 검토해 조명하 의사의 의거가 어떠한 역사적 배경과 의식 속에서 이루어졌는지를 올바르게 밝히는 것이 양심 있는 학자들의 임무"라고 강조했다.김 학장은 이미 당시 일제가 출판한 관련 사료가 상당 부분 수집돼 있다며, 앞으로도 체계적인 연구와 새로운 사료 발굴을 통해 조명하 의거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규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이러한 연구는 독립운동사의 한 사건을 새롭게 해석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식민지 권력이 작성한 기록을 다시 검토함으로써, 그동안 충분히 조명받지 못했던 독립운동가의 의지와 행동을 보다 구체적으로 복원한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를 갖는다.특히 사건 발생 직후 작성된 일본 측 기록이 의거의 계획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됐다는 사실은 앞으로 조명하 의사에 대한 역사 연구에서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한국과 대만이 함께 기억해야 할 역사"이날 추모식에서는 조명하 의사의 항일투쟁을 한국과 대만이 공유하는 역사적 기억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대만 정치대학교 한국어과 린요우이 학과장은 "조명하 의사의 의거는 한국과 대만이 함께 기억해야 할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린 학과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조명하 의사의 삶과 뜻을 되새기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추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를 올바르게 기억하고 한·대만 간 이해와 우의를 더욱 깊게 하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그는 앞으로도 한국과 대만의 젊은 세대가 이러한 역사를 함께 배우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학술과 문화 교류가 더욱 활발하게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조명하 의사의 의거는 한국인이 대만에서 일본 제국주의 권력에 저항했다는 점에서 두 지역의 근현대사가 만나는 역사적 사건이다.일제강점기 한국인의 독립운동이 한반도와 중국 대륙에만 국한되지 않았으며, 대만에서도 전개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역사적 의미가 크다.또한 조명하 의사의 행적을 발굴하고 관련 자료를 연구하는 작업은 한국 독립운동사의 지리적 범위를 넓히는 동시에 한국과 대만 사이의 역사적 연결고리를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하다.98년 전 순국 현장에서 다시 확인한 항일정신이번 추모식이 열린 타이베이 옛 형무소 터는 조명하 의사의 마지막 생애와 직접 연결되는 장소다.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형무소의 모습과 주변 환경은 달라졌지만, 현장에 남아 있는 오래된 석벽과 벽돌 구조물은 당시의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이날 참석자들은 조명하 의사의 사진과 역사 자료를 함께 살펴보고, 순국 현장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추모의 뜻을 나눴다.행사 현장에는 조명하 의사의 얼굴 사진과 의거 관련 설명 자료가 전시됐으며, 참석자들은 태극기를 들고 그의 독립정신을 기렸다.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과 젊은 세대의 참석 모습은 조명하 의사의 역사가 단순한 과거의 기록으로 머물지 않고 다음 세대로 이어져야 한다는 이번 추모식의 의미를 더했다.참석자들은 조명하 의사의 의거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며, 그의 항일정신과 희생정신을 후대에 올바르게 계승하고 한·대만 간 역사·문화 교류를 더욱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잊힌 역사를 되찾는 일, 독립운동의 의미를 완성하는 길조명하 의사의 의거는 일제강점기 한국 독립운동사의 중요한 장면이지만, 그의 생애와 거사 준비 과정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면밀한 사료 연구가 필요하다.이번 추모식에서 김상호 학장이 제기한 '우발적 의거설'에 대한 재검토 요구는 그 점에서 의미가 있다.독립운동의 역사를 올바르게 기록하기 위해서는 영웅적 행위 자체를 기리는 일과 함께, 그 행동이 어떠한 시대적 상황과 개인의 결단 속에서 이루어졌는지를 밝혀야 하기 때문이다.일제가 남긴 기록이라 하더라도 그 안에 담긴 사실과 정황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면 독립운동가의 삶을 새롭게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1928년 10월 10일 오전 10시 27분, 타이베이 형무소에서 스물세 살 청년의 삶은 끝났다.그러나 98년이 지난 2026년 10월 10일, 같은 장소에 다시 모인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부르고 그가 남긴 항일정신을 되새겼다.조명하 의사의 역사는 이제 한 사람의 희생을 추모하는 데서 더 나아가, 한국과 대만이 함께 연구하고 기억하며 다음 세대에 전해야 할 공동의 역사적 과제로 이어지고 있다.스물세 살에 멈춘 청년의 시간은 98년이 흘렀지만, 그가 남긴 독립의 뜻과 역사적 질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2026-10-11 08:14:32정순왕후 태생지 정읍과 단종 유배지 영월의 역사적 교류… 가례식·추모제·복위식에서 동진강 시민가요제까지500년의 세월을 건너 단종과 정순왕후가 제3회 단종비 정순왕후 선양문화제를 통해 다시 만났다. 이 행사는칠보면 주민자치원회(위원장 이경연)와 송암문화재단(대표 송기혁)이 공동으로 치러냈다. 조선 왕조의 비극적인 역사 속에서 생이별한 두 사람의 이야기가 전북특별자치도 정읍시(이학수 시장) 칠보면(면장 안용운)에서 역사와 예술, 시민들의 노래로 되살아난 것이다.공식적으로이 행사는 정순왕후선양회가 주최하고 (사)송암문화재단이 주관했다. 전라북도교육청과 정읍시, 전북일보, JTV가 후원했으며, 대한미용협회 정읍시지부가 협찬했다.지난 9월 19일 정읍시 칠보면 무성서원 유교수련원 특설무대에서 열린 ‘제3회 단종비 정순왕후 선양문화제’는 정순왕후의 삶을 기리고 그 역사적 의미를 오늘의 문화로 계승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전 10시부터 밤 9시까지 이어진 이날 행사는 정순왕후 문화대사 선발대회와 가례식 재현, 헌시 낭독, 추모제, 복위식 관련 행사에 이어 동진강 시민가요제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특히 올해 문화제는 정순왕후의 태생지 정읍과 단종의 유배지 강원도 영월을 연결하는 역사적 교류의 의미를 담았다. 단종과 정순왕후가 생전에 이루지 못했던 만남을 두 지역의 사람들이 역사와 문화의 이름으로 이어간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단순한 지역축제를 넘어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열다섯 왕비의 비극, 500년 뒤 고향에서 다시 피어나다정순왕후는 조선 왕조에서 유일한 호남 출신 왕비로 알려져 있다. 정읍 칠보면에서 태어나 열네 살에 칠보를 떠나 열다섯 살에 왕비로 책봉됐으나, 단종이 왕위를 잃고 유배되면서 비극적인 삶을 살아야 했다.단종과 정순왕후는 영월과 한양에서 서로를 그리워했지만 끝내 다시 만나지 못했다. 정순왕후는 여든두 살에 생을 마감했다. 그의 생애는 왕실의 권력 다툼에 휘말린 한 여성의 비극인 동시에, 긴 세월 동안 남편을 그리워하며 살아간 인간의 이야기이기도 하다.이번 문화제는 이러한 정순왕후의 삶을 역사적 사실로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예술 행사로 되살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행사를 준비한 정순왕후선양회는 단종의 유배지 영월과 정순왕후의 태생지 정읍이 500년의 시공간을 넘어 역사적 가교를 잇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했다.행사에 앞서 영월에서는 조명행 전 케냐 대사 등을 포함한 10여 명의 방문단이 정읍을 찾았으며, 이복형 정읍시의장 등 지역 관계자들과의 교류도 있었다. 두 지역이 공유하는 역사를 문화교류의 자산으로 발전시키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가례식에서 추모제까지, 정순왕후의 삶을 되새기다오전 행사는 제1회 정순왕후 문화대사 선발대회로 문을 열었다. 12명이 출전한 선발대회는 정순왕후의 역사와 정신을 널리 알릴 문화대사를 선발하는 프로그램으로, 특히 청소년들의 참여를 통해 역사문화 계승의 의미를 더했다.이어 오전 11시 30분부터는 정순왕후 가례식 재현이 진행됐다. 조선 왕실의 혼례를 재현하는 이 프로그램은 궁중 음식과 의례를 통해 당시의 문화를 소개하는 한편, 왕비로 책봉됐던 정순왕후의 생애를 되돌아보게 했다. 왕비가 되는 순간의 화려함과 이후 그에게 닥친 비극적인 운명을 함께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가례식은 특별한 역사적 울림을 지닌다.가례식에 이어 안성덕 교수의 헌시 낭독이 진행됐다. 역사의 기록이 사건과 연대를 통해 과거를 증언한다면, 시는 그 속에 남겨진 인간의 슬픔과 그리움을 오늘의 언어로 되살린다. 정순왕후에게 바치는 헌시는 500년 전의 비극을 현재의 정서로 연결하는 문학적 추모의 시간이 됐다.이어 제3회 정순왕후 추모제가 거행됐다. 조명행 전 케냐 대사가 초헌관을 맡는 것으로 사전 안내된 추모제는 정순왕후의 삶을 기리고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의례로 마련됐다. 왕실의 가례에서 추모의 의식으로 이어진 오전 프로그램은 정순왕후의 생애를 하나의 역사적 서사로 연결했다.복위식으로 이어진 역사, 시민의 참여로 확장되다오후에는 정순왕후 생가터 관련 행사와 복위식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복위식 행차는 주민들이 함께 즐기는 시민가요제와 연계해 진행하도록 구성됐다. 이는 정순왕후를 기리는 역사적 의례를 지역 주민들의 문화적 참여와 연결하려는 시도였다.같은 시간 동진강 시민가요제 예선과 리허설도 진행됐다. 전날의예선에는 모두 31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준비한 노래를 선보이며 저녁에 열릴 결선 무대를 향한 열기를 높였다. 오후 5시에는 따뜻한 찰밥이 제공됐다. 오전부터 행사장을 지킨 주민과 관계자들은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야간 공연을 준비했다.이번 문화제는 관람객들에게 점심과 저녁을 무료로 제공해 주민들이 하루 종일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역사문화축제가 지역 주민들의 일상과 만나는 모습이었다.구절초합창단과 시립국악단, 예술로 되살린 역사의 숨결오후 5시 30분부터는 본격적인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졌다. 구절초합창단의 공연에 이어 시립국악단의 창무극이 무대에 올랐다.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합창과 전통음악·춤·극적 표현이 결합된 창무극은 정순왕후 선양문화제의 예술적 내용을 풍성하게 했다.정순왕후 홍보대사의 입장과 인사도 이어졌다. 오전의 가례식과 추모제가 정순왕후의 삶을 역사적으로 기억하는 시간이었다면, 저녁 공연은 그 기억을 오늘의 문화예술로 확장하는 무대였다. 특히 역사적 인물을 기리는 행사에 시 낭독과 합창, 국악 공연을 결합한 것은 문학과 공연예술이 지역의 역사문화 콘텐츠를 풍부하게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동진강의 밤, 시민들의 노래로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다이번 문화제의 마지막은 동진강 시민가요제가 장식했다. 조연비의 사회로 진행된 가요제에는 가수 쪈이가 함께했으며, 4개 동아리 공연과 예선을 통과한 8명의 결선 무대가 펼쳐졌다.시민들은 각자 준비한 노래를 선보였고, 동아리 공연이 더해지면서 무대는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문화공간이 됐다. 행사 중간에는 행운권 추첨도 진행돼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오후 8시쯤부터는 줌바 공연으로 흥겨운 분위기를 이어갔으며 마지막으로 초청가수 김용임의 공연이 펼쳐져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계속된 축제의 막을 내렸다. 고향을 초청 방문한 김용임 가수는 10여 곡의 노래를 불러 무대와 객석을 감동과 환호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정순왕후를 추모하는 엄숙한 의례로 시작한 하루가 시민들의 열정적인 노래와 춤으로 마무리된 것이다.이날 행사를 오전부터 마지막 무대까지 지켜보면서 이번 문화제가 역사적 인물에 대한 선양과 지역 주민들의 문화적 즐거움을 어떻게 하나로 연결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정순왕후의 이름으로 모인 사람들이 함께 역사를 기억하고, 시를 듣고, 노래를 부르며 하루를 보냈다.정읍과 영월, 역사의 그리움을 문화의 만남으로제3회를 맞은 정순왕후 선양문화제는 정읍 칠보가 지닌 역사적 자산을 지역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으로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정순왕후의 태생지 정읍(칠보)과 단종의 유배지 영월은 서로 다른 지역이지만, 두 사람의 삶을 통해 하나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이번 문화제가 지향하는 역사적 교류는 과거의 비극을 단순히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억을 오늘의 문화적 만남으로 바꾸는 일이다. 더욱이 행사가 열린 무성서원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서원 가운데 하나다. 지역의 역사와 교육, 선비정신을 간직한 공간에서 정순왕후의 삶을 기리는 행사가 열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앞으로 정순왕후 선양문화제가 정읍과 영월의 지속적인 문화교류, 역사 연구, 문학과 공연예술의 창작으로 이어진다면 지역을 넘어서는 역사문화축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19일 칠보의 하루는 500년 전 헤어진 두 사람의 이야기를 오늘의 사람들이 어떻게 기억하고 이어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단종과 정순왕후는 끝내 다시 만나지 못했다. 그러나 500년이 지난 오늘,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정읍 칠보에서 만났다. 역사가 남긴 이별은 그렇게 문화가 만들어낸 만남으로 이어졌다.헌시억만년 살고 지옵소서-제505주기 의덕단량제경정순왕후(懿德端良齊敬定順王后) 추모안성덕영도교(永渡橋) 생이별에해가 뜨고 지는 일도 죄스러웠겠지요.달이 뜨고 지는 일도 한스러웠겠지요.전라도 땅 고현내(古縣內)에서 꽃가마 타고 와열네 살 꽃 시절에 연 맺은 짧은 세월,여느 여인네처럼 신혼 꿈 달콤했을까요?오백 리 동쪽 영월(寧越) 청령포(淸泠浦)끝내 설운 임 보내옵고날마다 동망산(東望山)에 올라 통곡하셨다지요.토한 피 몇 동이랍니까.압니다.망망 첩첩 유배지에서 한양 궁궐 우러르며자규(子規) 울음에 괴로워하시던귀먹어 못 듣는 하늘을 원망하시던 임 대신절망을 이겨내신 줄.사람을 이겨내신 줄.바늘 하나 쥐지 못한 손으로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끝끝내 구차한 삶 견뎌내는 것뿐이었겠지요.임 몫까지 오래 남아눈엣가시로 콕, 콕 찔러대는 것뿐이었겠지요.살아 더불지 못한 한 많은 세월에열일곱 비명에 가신 설운 임단 하루라도 생각지 않은 날 없었겠지요.저승에서도 함께 하실 수 없으니, 생각 思(사)사릉(思陵)의 소나무가 장릉(莊陵) 향해 기운 까닭이겠습니다.부디 억만년 살고 지옵소서.부디 평안하옵소서.
2026-09-20 12:50:14우리 전통음식의 치유 가치를 되살리고 남북의 음식문화를 통해 화합과 평화의 길을 모색하는 대규모 식문화 축제가 오는 10월 18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경기도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 분수광장에서 열린다.한국치유식품업중앙회와 한반도통일연합회, 룰루랄라 등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2026 제6회대한민국 치유식품대전’을 중심으로 ‘의성 전순의 예술제’, ‘전통주·약선주·침출주 선발경연’, ‘남북통일고추장 비빔밥 만들기’ 등을 함께 진행하는 종합 문화축제로 마련된다.특히 한식의 날 제정을 기념하고 우리 전통음식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한편, 남북의 음식문화가한자리에서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이번 축제의 중심에는 조선 세종 때 활동한 의관 전순의의 정신을 오늘날의 식문화로 되살리려는노력이 자리한다. 주최 측은 전순의의 의학과 음식 관련 저술에 담긴 식약동원(食藥同源)의 정신을 바탕으로 전통음식과 치유식품의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한다.‘의성 전순의 예술제’에서는 전순의의 업적을 기리는 추모 예술제를 비롯해 대장금·대령숙수 선발및 예비증서 수여, 전통 식문화와 치유농업 관련 기념행사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전순의가 남긴 전통 식문화의 유산을 현대적으로 계승하고, 한식과 발효음식이 지닌 문화적·산업적 가능성을 넓혀 나가겠다는 것이 행사의 취지다.전통주와 약선주, 침출주를 발굴하는 특별경연도 관심을 모은다.전통주 부문은 우리 누룩을 이용한 다양한 전통주를 대상으로 하며, 통일주 부문은 우리 산야초를활용한 담금주와 침출주, 약초술 등을 대상으로 한다. 참가자들은 자신이 제조한 작품을 출품하고전문가들의 심사를 받게 된다.경연을 통해 우수 작품을 선정하고 대장금·대령숙수 교지와 관련 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출품작에대한 심사와 평가를 통해 전통주 제조 기술의 계승과 새로운 치유식품 개발 가능성을 함께 살펴본다는 계획이다.치유식품 경연은 전통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남북치유음식개발 부문과 일상복원개발 부문, 퓨전치유식품 부문 등 다양한 분야가 소개되어 있다. 밥과 죽, 떡, 전류, 두부류, 발효 장류, 소스, 차,식초, 제과제빵 등 폭넓은 음식이 경연 대상에 포함된다.전통음식의 원형을 계승하면서 현대인의 식생활에 맞는 새로운 음식을 발굴하는 것도 이번 대전의 주요 목표다.이번 축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남북통일고추장 비빔밥 만들기’다.남북한 각 지역의 고추장을 한데 모아 통일고추장을 만들고, 이를 비빔밥으로 나누는 행사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만들어진 고추장이 한 그릇에 섞이듯 남과 북의 사람들이 음식문화를 통해 하나가 되자는 상징적 의미를 담았다.주최 측은 남북통일고추장 만들기 퍼포먼스를 통해 국민통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우리나라 고유의 장류문화가 지닌 가치를 알릴 계획이다.고추장은 오랜 세월 한국인의 밥상을 지켜 온 대표적인 발효음식이다. 지역마다 재료와 제조 방식, 맛이 조금씩 다르지만 하나의 음식문화라는 공통의 뿌리를 지니고 있다. 이번 행사는 이러한공통성을 바탕으로 음식이 서로 다른 사람들을 이어 주는 문화적 매개가 될 수 있음을 보여 주려는 시도다.행사장에서는 치유식품 전시와 경연뿐 아니라 시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과 문화행사도 펼쳐진다.안내된 주요 일정에 따르면 오전에는 치유식품대전 경연과 전시가 진행되며, 오후에는 문화행사와 주요 내빈 인사, 환영식, 전순의 예술제 관련 프로그램, 남북통일고추장 비빔밥 나눔 등이 이어진다. 오후 4시에는 경연 시상식이 예정되어 있다.이번 행사는 한국치유식품업중앙회와 한반도통일연합회, 룰루랄라가 주최하고 전순의기념사업회, 한국명인회, 맘스런, 초정생활발효학교 등이 주관하는 것으로 안내됐다.주최 측은 이번 축제를 통해 전통 식문화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치유식품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모색하는 동시에, 남북한 음식문화의 교류와 국민 화합에 기여한다는 구상이다.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수단이 아니다. 한 시대의 역사와 생활, 가족의 기억과 공동체의 정서가 담긴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전통음식의 지혜를 오늘의 삶으로 이어 가고, 남북의 서로 다른 밥상이 하나의 식탁에서 만나는 이번 축제가 음식으로 소통하는 문화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행사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치유식품 경연 참가 신청은 10월 15일까지 받는다.행사 및 참가 문의는 한국치유식품업중앙회(02-971-5943, 010-2617-5691)로 하면 된다.편집 참고: 기사에는 여섯 안내문의 행사명과 프로그램을 하나의 축제로 통합했네. 다만 출품비계좌번호가 안내문마다 다르므로 기사에서는 제외했네. 또한 포스터에 기재된 후원기관 명단은실제 후원 확정 여부를 별도로 확인한 뒤 게재하는 것이 적절하겠네.
2026-09-17 13:57:47고명철 광운대 교수, 시사 에세이 통해 제2공항 건설의 생태·문화적 문제와 제주도민의 자기결정권 조명제주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주작가회의와 한국작가회의가 시집 『그대로, 초록』(한그루, 2026)을 통해 제주의 자연생태계와 지역 공동체의 존속 문제를 문학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문학평론가 고명철 광운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지난 10월 31일 학술·문화 전문 매체 〈대학지성 In&Out〉에 발표한 시사 에세이 「제주의 제2공항 건설, 죽음의 광란을 당장 멈춰라!」에서 이 시집을 중심으로 제주 제2공항 건설이 지닌 생태문화적·정치윤리적 문제를 비판적으로 살폈다.고 교수는 2015년 정부의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 발표 이후 지역 주민들이 환경영향평가의 적절성, 사업 추진 절차의 민주성, 마을 공동체의 해체 가능성 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주도민의 자기결정권이 충분히 존중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시인의 언어로 제기하는 국가사업과 지역 공동체의 문제시집 『그대로, 초록』에 수록된 작품들은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단순한 개발사업의 문제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 역사와 공동체의 관계를 다시 살펴야 할 문제로 다룬다.고 교수는 김광렬 시인의 「당신은 누구신가?」를 통해 공항 건설의 명분으로 제시되는 관광객 유치와 경제 활성화가 지역 주민들의 삶과 역사적 기억에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질문한다. 김광렬의 시는 제주의 자연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제주4·3의 역사적 상처를 환기한다. 고 교수는 이를 국가권력에 대한 비판적 성찰과 지역 공동체의 저항 의식이 결합된 시적 발언으로 해석했다.김경훈 시인의 「공항을 지어라」 역시 국가권력과 자본에 대한 강한 비판을 담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공항 건설의 명령은 개발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표현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생태적 파괴와 공동체의 상실을 고발하는 역설적 표현으로 읽힌다. 고 교수는 이러한 시적 언어가 과거의 역사를 기억하고 현재의 문제를 성찰하며 미래의 위험을 경고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곶자왈과 숨골, 인간을 넘어 생명 전체의 문제로이번 시집에서 주목되는 또 다른 주제는 제주의 자연생태계다. 서서희 시인의 「괜찮겠냐고?」는 제주에 서식하는 새와 동식물의 존재를 환기하며 개발사업의 영향을 받는 생명들에게도 그 변화가 괜찮은지 물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진다. 이 작품은 인간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집중된 개발 논의에서 벗어나 인간 이외의 생명체가 지닌 생존의 가치까지 생각하도록 이끈다.허유미 시인의 「숨골」은 제주 지하수의 형성과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숨골을 생명체의 호흡에 비유한다. 숨골은 빗물이 지하로 스며드는 통로로, 제주의 독특한 지질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작품은 아기의 머리에 있는 숨골을 조심스럽게 보호하듯 자연의 숨골도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교수는 제2공항 예정지의 숨골 훼손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이러한 자연환경이 단순한 개발 대상이 아니라 제주 생태계의 생명 유지와 연결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강봉수 시인의 「초록은 옳다 2」 역시 제주에 새로운 공항이 들어설 경우 평화와 생명의 가치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시적으로 표현한다. 이들 작품은 제주 제2공항 건설을 둘러싼 환경 논쟁을 문학의 영역으로 확장하면서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한다.마을이 세운 학교, 공동체의 기억을 지켜야 한다시집에는 자연생태계뿐 아니라 오랫동안 이어져 온 제주 마을 공동체의 삶을 조명하는 작품도 수록됐다. 김일영 시인의 「활주로의 북쪽」은 성산읍 수산초등학교를 화자로 설정해 학교와 마을이 함께해 온 시간을 돌아본다.작품 속 학교는 아이들의 웃음과 노랫소리가 이어지고 여러 세대가 성장해 온 공간이다. 그러나 공항 건설로 인한 소음과 생활환경 변화가 마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우려하는 목소리를 담고 있다.고 교수는 김섬 시인의 「진안할망당 애기 울음소리」도 함께 소개하며 수산초등학교가 마을 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세워지고 유지돼 온 공동체의 공간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작품에는 주민들이 힘을 모아 학교를 건립하고 아이들의 급식을 마련했던 기억이 담겨 있다. 고 교수는 이러한 마을의 역사가 개발사업의 경제적 효과만으로 평가될 수 없는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라고 보았다.문학이 제기하는 평화·생명·공존의 가치고 교수는 제주 제2공항 건설 계획의 백지화를 주장하면서 제주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평화와 생명, 공존의 가치가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가 지닌 자연환경과 역사적 경험, 마을 공동체의 문화가 개발의 논리 속에서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에세이의 마지막에는 홍경희 시인의 「바람의 공수」가 소개된다. 이 작품은 제주 마을의 자연과 일상, 공동체의 삶이 서로 어우러지는 모습을 그리며 갈등을 넘어 공동체가 다시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이번 시집 『그대로, 초록』과 고 교수의 에세이는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대한 반대 입장을 문학적으로 드러낸 사례다. 공항 건설을 둘러싼 정책적 판단과는 별개로, 지역 주민의 삶과 생태환경, 공동체의 기억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한편 고명철 교수는 문학평론가로 『세계문학, 그 너머』, 『문학의 중력』, 『잠 못 이루는 리얼리스트』 등의 저서를 펴냈으며, 계간 『리토피아』 주간과 한국작가회의 세계문학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자료 참고: 고명철, 「제주의 제2공항 건설, 죽음의 광란을 당장 멈춰라!」, 〈대학지성 In&Out〉, 2026년 10월 31일.
2026-11-04 17:18:08외국인들의 한국어 시 낭송, 언어와 문화를 잇는 교류의 의미 더해제40회 ‘시의 날’ 기념식이 지난 10월 29일 오후 3시 문학의집 서울에서 열렸다. 한국시인협회(회장 이상호)와 한국현대시인협회(이사장 이승복)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현대시인협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시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기고, 시인과 독자들이 문학을 통해 소통하는 자리로 마련됐다.박명정 한국현대시인협회 편집주간의 사회로 진행된 기념식에서는 이상호 한국시인협회 회장이 시의 날 선언문을 낭독했으며, 이승복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이 기념사를 통해 시가 지닌 시대적 소명과 문학적 가치를 되새겼다.이날 행사에서는 육당 최남선 시가 들려주는 육성 회고 영상을 함께 시청하며 한국 근대시의 태동을 돌아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어 포르테나(Forténa) 중창단이 「O Sole Mio」, 「Nessun Dorma」, 「희망의 나라로」 등을 열창하며 기념식의 분위기를 더했다. 시를 기념하는 자리에 음악이 어우러지면서 참석자들은 문학과 예술이 공유하는 감동을 함께 나눴다.2부 시 낭송회에서는 문학을 통한 문화적 교류와 소통의 의미가 더욱 부각됐다. 한국현대시인협회가 추구하는 문화를 통한 화합과 통일의 취지에 맞춰 네팔·몽골·베트남·중국 등에서 온 다일공동체 소속 외국인들이 한국어로 시를 낭송했다. 다일공동체 공동설립자인 김연수와 관련된 이들의 참여는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권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한국어로 시를 읽고 그 정서를 나누는 자리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특히 외국인들이 한국어로 시를 낭송하는 모습은 시가 특정 언어와 문화권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공감과 소통의 매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시의 날은 한국 현대시의 출발을 기념하고 시문학의 발전과 대중화를 도모하기 위해 1987년 한국현대시인협회가 제정했다. 11월 1일을 시의 날로 정한 것은 육당 최남선(1890~1957)의 신체시 「해에게서 소년에게」가 1908년 11월 1일 창간된 잡지 『소년』 창간호에 발표된 데서 비롯됐다. 이 작품은 바다를 의인화한 표현과 새로운 시대를 향한 지향을 담아 한국 근대시의 출발을 알리는 주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시의 날은 시인과 독자가 시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함께 나누고, 일상의 언어를 넘어 삶과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의 역할을 되새기는 날이다. 이번 제40회 기념식은 시의 날 제정 이후 이어져 온 한국 시단의 전통을 돌아보는 동시에, 시 낭송과 음악, 외국인들의 참여를 통해 문학적 소통의 범위를 넓히는 자리로 진행됐다.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장호병 시인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기념식의 현장을 소개하면서, 젊은 시절 월간 『시사랑』을 발간하고 시 낭송회를 열었던 경험을 회고했다. 그는 1996년부터 2007년까지 『시사랑』을 발간하며 시를 읽고 이야기하는 자리를 이어 왔다고 밝혔다. 제40회 시의 날 기념식은 시가 문학의 한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서로 다른 삶과 문화를 이어 주는 소통의 언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되새기는 행사로 마무리됐다.
2026-11-01 19:06:57대만 슈핑과기대 김상호 교수 사회…주타이베이한국대표부 황재호 대표 등 참석 예정한국의 법륜…
2026-11-03 19:26:13-
주요뉴스 +5 리토피아 100호(아라쇼츠 50호) 발행 기념식 '어흥백호' 대성황리에 진행박하리 기자
-
주요뉴스 500년의 그리움, 정읍 칠보에서 다시 만나다박하리 기자
-
스포츠건강 전 시카고 컵스·한화이글스 야구선수 출신 김진영, “한국 야구의 미래는 저에게 맡겨보세요 ”강인규 기자
-
음악시노래 다양한 활동 벌이는 글로벌 성악가 이미미(소프라노) 씨박하리 기자
-
전자북-잡지 +2 2025년 4겨울 리토피아(제100호) 전자북백탄
-
사회 +3 리토피아 100호 아라쇼츠 50호 발행(어흥백호) 기념식 팜플렛입니다백탄
-
전자북-잡지 +2 2025년 4겨울 아라쇼츠(제50호) 전자북백탄
-
사회 원주시 호저면 광격리 칠개재문화센터 문 열어정치산 기자
-
사회 +1 신‧시‧모도 첫 육로 연결…인천시, 영종~신도 평화도로 7월 14일 개통백탄
-
문학상 +3 제16회 김구용시문학상 수상자 선정, 김춘추 시인의 시집 '아무르강 순록'박하리 기자
-
예술 대표적인 점묘화,김중식 서양화가박하리 기자
-
사람 40년 전 인터뷰 약속을 지킨 펜싱계의 전설, 유봉형 감독백탄
장종권 (본지 발행인)고려의 궁궐터에서 만난 조선의 관아, 그리고 사라진 역사의 흔적강화도에 갈 때마다 궁금했던 곳이 있다. 바로 '고려궁지(高麗宮址)'다. 고려궁지란 고려의 궁궐이 있었던 터라는 뜻이다. 이름만 들어도 고려시대 왕궁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 그런데 막상 찾아가 보면 사정이 다르다.얼마 전 다시 고려궁지를 방문했다. 예전에 느꼈던 의문을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고려시대 왕궁의 모습이나 흔적을 보여주는 건축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대부분 조선시대 강화유수부의 흔적이었다. 동헌과 이방청이 있고, 복원된 외규장각이 있었다.고려궁지라고 해서 찾아왔는데 정작 만나게 되는 것은 조선의 관아와 왕실 시설이었다. 그렇다면 이곳은 고려궁지인가, 강화유수부인가. 고려의 왕궁은 어디로 사라졌으며, 오늘날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단순히 건물 몇 채가 남아 있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한 시대의 유적에 붙여진 이름이 그 장소의 역사를 얼마나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는지 묻고 싶은 것이다.고려의 왕궁은 실제로 존재했다고려는 1231년 몽골의 침략을 받았다. 이듬해인 1232년, 최우가 이끄는 무신정권은 수도를 개경에서 강화도로 옮겼다. 몽골군의 강력한 기마병을 피하고 왕실과 조정을 보존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고려 조정은 1270년 개경으로 환도할 때까지 약 38년 동안 강화도에 머물렀다. 시작과 끝의 연도를 모두 세어 39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려사절요』에 따르면 최우는 군대를 동원해 강화도에 궁궐을 건설했다. 처음에는 임시적인 성격이 강했으나 이후 개경의 궁궐과 비슷한 체제를 갖추려 했다. 궁궐의 뒷산을 송악이라 부르고, 궁궐의 정문에는 승평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강화도에는 정궁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행궁과 이궁 등 여러 궁궐 시설이 조성되었다고 전한다. 당시 강화도는 단순한 피난처가 아니라 고려의 왕실과 중앙정부가 머무는 임시 수도였다. (승평문이라는 현판이 왜 다시 여기에 붙어 있는지, 그 이름의 정체가 무엇이고 어떤 의도였는지, 당시의 백성들과는 어떤 상관 관계가 있었는지, 두고두고 궁금하기 짝이 없다.)그러므로 고려궁지라는 명칭이 아무런 근거 없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고려의 궁궐이 강화도에 존재했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확인된다. 다만 오늘날 고려궁지라고 부르는 강화읍 관청리 일대가 당시 정궁의 정확한 위치와 범위를 얼마나 온전히 포함하고 있는지는 별도로 검토해야 할 문제다. 관련 연구와 국가유산 설명에서도 현재의 고려궁지 일대를 정궁이 있었던 자리로 '추정'하고 있다.고려궁은 왜 사라졌을까궁금한 것은 고려 궁궐이 사라진 이유다. 오랜 세월이 흘렀으니 건물이 낡아 무너졌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강화도 고려 궁궐의 소멸에는 분명한 정치적 배경이 있었다. 1270년 고려가 개경으로 환도하는 과정에서 강화도의 궁궐은 몽골의 압력으로 철거되었다. 강화군의 공식 문화관광 자료와 국가유산청의 설명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이것은 매우 중요한 대목이다. 고려궁은 단순히 세월의 흐름 속에서 사라진 건축물이 아니었다. 몽골과 고려 사이의 정치적 관계가 바뀌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철거된 궁궐이었다. 몽골의 입장에서 강화도는 오랫동안 고려의 항전을 가능하게 했던 군사적 거점이었다. 강화해협은 몽골군의 기마 전력을 제한했고, 고려 조정은 그곳에서 왕실과 국가기구를 유지할 수 있었다.따라서 몽골은 고려가 다시 강화도로 들어가 장기 항전을 벌이는 상황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강화도의 궁궐과 성곽을 없애는 일은 이러한 재항전의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정책과 연결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궁궐 철거에는 군사적 목적만 있었을까. 여기에서 고려 내부의 정치적 변화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무신정권의 흔적도 지우려 했던 것은 아닐까강화천도를 결정한 사람은 당시 고려의 실권자 최우였다. 고려의 국왕은 존재했지만 실제 권력은 최씨 무신정권이 행사하고 있었다. 강화도는 고려 왕실의 피난처였지만 동시에 최씨 무신정권이 권력을 유지하는 정치적 공간이기도 했다.그러나 1258년 최씨 무신정권은 무너졌다. 1259년에는 몽골과의 강화가 이루어졌고, 1270년에는 마침내 개경 환도가 단행되었다. 물론 최씨 정권이 무너졌다고 무신 세력의 정치적 영향력이 즉시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환도에 반대한 삼별초의 봉기는 그러한 갈등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그렇다면 강화도 궁궐의 철거는 단순히 몽골의 군사적 요구에 따른 것만이 아니라, 고려 내부에서 무신정권의 정치적 기반을 해체하는 과정과도 연결되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최씨 무신정권이 강화천도를 통해 구축한 권력의 중심지가 무너지고, 국왕이 개경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그 공간을 지탱하던 궁궐과 방어시설까지 사라졌기 때문이다.다만 이것을 곧바로 무신정권의 흔적을 지우기 위한 의도적인 역사 말살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현재 확인되는 자료에서 궁궐 철거의 직접적인 배경은 몽골의 압력과 개경 환도다. 무신정권의 기억을 없애라는 별도의 명령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그럼에도 정치적 권력의 교체와 궁궐 철거가 같은 역사적 과정에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건축물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다. 권력이 머물렀던 장소이며, 권력이 자신을 드러내는 상징이기도 하다. 궁궐을 없앤다는 것은 그 공간이 수행하던 정치적 기능을 끝내는 일이기도 하다. 따라서 강화도 고려궁의 철거는 고려와 몽골의 관계뿐 아니라 고려 내부의 권력 변화를 함께 살펴야 이해할 수 있는 사건이라고 생각한다.고려궁터에 들어선 조선의 강화부고려의 궁궐이 사라진 뒤 강화도는 또 다른 역사를 맞이했다. 조선시대에도 강화도는 군사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다. 한양과 가까우면서도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국가적 위기 때 왕실이 피난할 수 있는 장소로 여겨졌다.인조 때에는 옛 고려 궁궐터에 행궁이 조성되었다. 이후 강화유수부의 관아와 왕실 관련 시설들이 들어섰다. 오늘날 고려궁지에서 볼 수 있는 동헌은 강화유수가 업무를 보던 곳이다. 이방청은 지방 행정의 실무를 담당하던 건물이다.외규장각은 정조 때인 1782년에 설치된 왕실 도서 보관시설이다.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의 침입으로 소실되었고, 현재의 건물은 2003년에 복원되었다. 이 건물들은 모두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특히 외규장각은 조선 왕실의 기록문화와 병인양요의 역사를 함께 생각하게 하는 장소다. 강화유수부의 동헌과 이방청 역시 조선시대 지방 행정과 군사체제를 이해하는 데 의미 있는 자료다.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조선시대의 유적들이 고려궁지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놓여 있다. 이 점이 아쉽다. 고려의 궁궐터라는 사실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방문객이 보고 있는 건물들이 어떤 시대에 만들어졌으며 무슨 역할을 했는지 분명하게 알려주는 일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이름은 고려궁지인데 눈앞의 역사는 조선이다강화 고려궁지는 1964년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현재도 공식 명칭은 '강화 고려궁지'다. 문화유산의 명칭이 반드시 현존하는 건축물의 시대만을 기준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건물이 모두 사라졌더라도 역사적으로 중요한 궁궐터라면 그 이름을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고려궁지라는 명칭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할 생각은 없다.문제는 그 이름만으로는 방문객이 현장에서 만나는 역사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고려궁지에 들어선 사람은 고려의 왕궁을 기대한다. 최소한 고려 왕궁의 흔적이라도 느끼고 싶어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조선시대 강화유수부의 동헌과 이방청을 만나고, 복원된 외규장각을 보게 된다.그렇다면 안내의 중심에는 이러한 차이를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강화군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고려 궁궐이 몽골의 압력으로 철거되었으며 현재는 조선시대 유적이 남아 있다는 설명이 있다. 그 사실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역사적 사실을 감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홈페이지에 설명이 있다는 것과 현장을 찾은 방문객이 그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안내받는 것은 다른 문제다. 제안하고 싶은 것은 명칭을 없애는 일이 아니다. '강화 고려궁지'라는 공식 명칭을 유지하되, 관람 안내에서는 '강화유수부 유적'이라는 성격을 함께 드러내자는 것이다.가령 주요 안내판에 다음과 같이 표기할 수 있을 것이다. ‘강화 고려궁지—고려 궁궐터와 조선 강화유수부 유적’ 그리고 그 아래에 간결한 설명을 덧붙이면 된다. 이곳은 1232년 강화천도 이후 고려 궁궐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장소다. 고려 궁궐은 1270년 개경 환도 과정에서 몽골의 압력으로 철거되었다. 현재 관람할 수 있는 주요 건축물은 조선시대 강화유수부 동헌과 이방청, 복원된 외규장각이다.이 정도의 설명만으로도 방문객이 느끼는 의문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다. 더 나아가 고려시대 궁궐의 추정 배치도와 조선시대 강화유수부의 건물 배치를 서로 다른 색으로 구분해 보여준다면 좋겠다. 실제로 남아 있는 건축물과 복원한 건축물, 기록에만 전하는 건축물도 명확히 구별해야 한다. 그것은 문화유산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높이는 일이다.유적은 남아 있는 것만으로 말하지 않는다우리는 문화유산을 찾아갈 때 흔히 오래된 건물을 보려고 한다. 기와지붕과 기둥, 돌계단과 성벽을 보면서 옛사람들의 삶을 상상한다. 그러나 어떤 유적에서는 남아 있는 것보다 사라진 것이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강화 고려궁지가 바로 그런 곳이라고 생각한다.그곳에는 고려의 왕궁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고려가 왜 강화도로 수도를 옮겼는지, 무신정권은 그곳에서 무엇을 지키려 했는지, 몽골은 왜 그 궁궐을 철거하도록 압박했는지 묻는다면 보이지 않는 역사가 드러나기 시작한다.고려의 왕궁이 사라진 자리에는 조선의 관아가 들어섰다. 그 관아와 왕실 시설들 역시 전쟁과 침략을 겪었다. 외규장각은 병인양요 때 불탔고, 그곳에 보관되어 있던 귀중한 기록물들은 약탈되었다. 하나의 장소에 고려의 대몽항쟁과 조선의 군사행정, 병인양요와 기록문화의 수난이 겹쳐 있는 것이다. 오히려 이처럼 여러 시대가 중첩된 장소라는 사실이 강화 고려궁지의 특별한 가치라고 생각한다.고려의 궁궐만 있었던 곳도 아니고, 조선의 관아만 있었던 곳도 아니다. 고려의 정치적 위기와 조선의 국가적 위기가 서로 다른 시대에 같은 장소를 거쳐 갔다. 그렇다면 그 모든 역사를 함께 설명하는 것이 옳지 않겠는가.역사는 이름보다 정확한 설명을 필요로 한다고려궁지를 다시 찾아갔다가 고려궁을 만나지 못한 나는 오히려 더 많은 질문을 갖게 되었다. 고려의 궁궐은 왜 사라졌을까. 몽골의 요구에 따라 궁궐을 철거한 고려 조정은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을까. 그 철거에는 무신정권의 정치적 기반을 없애려는 고려 내부의 이해관계도 작용했을까.그리고 그 뒤에 들어선 조선의 강화유수부는 왜 고려궁지라는 이름 뒤에 머물러 있어야 할까. 이 질문들에 모두 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역사적 사실로 확인되지만, 일부는 앞으로 사료와 발굴 성과를 통해 검토해야 할 문제다. 그러나 적어도 문화유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확인된 사실이고 무엇이 추정인지 알려주는 일은 지금도 가능하다.문화유산의 가치는 이름을 오래 유지한다고 해서 저절로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그 이름이 가리키는 역사를 얼마나 정확하고 풍부하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더욱 깊어진다. 강화군이 고려궁지라는 이름을 계속 사용하는 데에는 역사적 근거가 있다. 그렇다면 이제 그 이름 아래 숨어 있는 조선시대 강화부의 역사도 함께 드러내 주었으면 한다.고려의 궁궐이 없다는 사실을 숨길 필요도 없고, 조선의 관아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할 이유도 없다. 사라진 고려의 궁궐은 사라진 대로, 남아 있는 조선의 건축물은 남아 있는 대로 그 시대의 이야기를 들려주면 된다.‘고려궁지에 갔더니 고려궁은 없었다.’그러나 그곳에 역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고려의 궁궐이 사라진 이유와 조선의 관아가 들어선 과정을 제대로 설명할 때, 비로소 그 장소의 역사가 온전히 드러날 것이다. 나는 강화 고려궁지가 이제 고려의 궁궐터라는 이름을 넘어, 고려와 조선의 역사가 함께 살아 있는 문화유산으로 이해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오늘 그곳을 다시 찾아간 한 방문객의 작은 바람이다.
2026-11-03 13:28:01생활경제칼럼 | 장종권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주가 상승을 반기던 사람들이 이제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주식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주식투자를 해 본 사람이라면 그 심정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어제까지 늘어난 것 같았던 재산이 하루아침에 줄어들고, 며칠 사이에 몇 달 치 월급에 해당하는 돈이 사라지기도 한다.주식이 오르면 기분이 좋다. 특별히 돈을 쓴 것도 아닌데 재산이 늘어난 것 같고, 세상이 조금은 넉넉해진 듯하다. 반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당장 돈을 쓸 일이 없어도 마음이 무거워진다. 더 떨어질까 걱정이고, 팔자니 손해가 아깝고, 기다리자니 언제 회복될지 알 수 없다. 그러다 보면 문득 궁금해진다. 주식시장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우리는 주식투자를 이야기할 때 흔히 개인의 책임을 강조한다. 주식은 원래 위험한 것이고, 돈을 벌려고 투자했으니 손해를 보아도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주식은 은행 예금과 다르고, 누구도 수익을 보장하지 않는다. 투자에 따른 손익은 기본적으로 투자자 자신의 몫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모든 설명이 끝나는 것일까.기업은 사업을 확장하고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자본을 필요로 한다. 주식시장은 기업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중요한 제도다. 물론 우리가 증권시장에서 기존 주식을 사고팔 때마다 그 돈이 기업에 직접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주식을 거래할 수 있어야 기업도 새로운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기 쉬워진다. 결국 수많은 투자자의 참여가 주식시장을 유지하는 중요한 바탕이 되는 것이다.그런데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리면 그 바탕을 이루는 사람들의 고통은 얼마나 진지하게 다루어지고 있을까. 개미투자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특별한 부자가 아니다. 직장에서 받은 월급을 조금씩 모은 사람도 있고, 퇴직금을 나누어 투자한 사람도 있으며, 노후를 준비하면서 은행 예금보다 조금 더 나은 수익을 기대한 사람도 있다. 물론 무리하게 빚을 내어 투자하거나 지나친 수익을 기대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그들 모두를 돈에 눈이 멀어 주식시장에 뛰어든 사람들처럼 생각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기업도 돈을 벌기 위해 사업을 한다. 금융기관도 이익을 얻기 위해 영업하고, 거대한 투자회사들도 수익을 목적으로 자금을 운용한다. 그런데 개인투자자가 돈을 벌기 위해 주식을 샀다는 사실만 유독 부정적으로 바라볼 이유가 있을까.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정상적인 경제활동이라면 개인이 자신의 재산을 늘리려는 것도 정상적인 경제활동이다. 오히려 수많은 개인투자자가 기업의 미래를 믿고 자신의 돈을 투자한다는 사실은 주식시장이 존재하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여기에서 생각해 볼 문제가 생긴다.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해도 상당수 기업은 여전히 사업을 계속한다. 정부도 경제정책을 추진하고 금융기관도 영업을 이어간다. 물론 기업과 금융기관 역시 주가 하락의 영향을 받으며,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에게는 그 손실이 당장의 생활을 뒤흔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주식계좌에 표시된 숫자가 줄어드는 일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노후자금이 줄어드는 일이고, 어떤 가정에는 오랫동안 세워 온 생활계획이 흔들리는 일이기도 하다.기업과 국가는 계속 움직이는데 그 시장을 믿고 참여했던 개인은 심각한 상처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을 단순히 투자자의 판단이 잘못된 결과라고만 설명해도 되는 것일까. 여기에 정부의 경제정책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주식시장 활성화를 추진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기업의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하고 국민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며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상승하면 경제에 대한 기대와 자신감도 높아질 수 있다.그러나 주식시장의 상승을 경제정책의 성과로 이야기한다면, 주가가 크게 하락했을 때 나타나는 국민의 불안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물론 정부가 주가를 마음대로 올리고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경제의 변화, 금리, 환율, 기업의 실적, 국제적인 자금 이동 등 수많은 요인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친다. 주가가 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정부에 모든 책임을 묻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그렇지만 정부가 모든 투자손실을 책임질 수 없다는 사실과 주식시장의 공정성과 안정성을 위해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사실은 별개의 문제다. 국민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고 있는지, 불공정거래는 제대로 감시되고 있는지, 기업의 경영성과가 일반주주들에게도 공정하게 돌아가고 있는지 살피는 일은 정부와 시장을 운영하는 기관들이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다.대기업과 거대 자본의 역할도 마찬가지다. 개인투자자와 거대한 투자회사가 같은 주식시장에서 거래한다고 해서 반드시 같은 조건에서 경쟁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의 규모도 다르고, 정보를 분석하는 능력도 다르며, 손실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그렇다고 자금이 많거나 전문적인 투자능력을 갖추었다는 이유만으로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가 불공정한 거래나 일반주주의 권익 침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은 중요하다.기업의 성장은 경영자와 대주주만의 성과가 아니다. 종업원들의 노력과 소비자들의 선택, 그리고 기업의 미래를 믿고 자본을 제공한 주주들의 참여가 함께 만들어 낸 결과다. 그렇다면 기업이 어려울 때 위험을 함께 감수한 주주들이 기업이 성장할 때에도 그 성과를 합당하게 나눌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주식시장이 건강하다는 것은 주가가 계속 오른다는 뜻이 아닐 것이다. 때로는 오르고 때로는 떨어지는 것이 시장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기업의 가치가 낮아지면 주가도 떨어질 수 있고, 투자자는 그에 따른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시장이 공정하게 운영되는가 하는 문제는 다르다. 주가가 떨어져 손해를 보는 것은 투자에 따르는 위험이지만, 불공정한 정보와 거래 때문에 손해를 보거나 정당한 주주권을 보호받지 못하는 것은 개인의 투자 실패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문제다.이 두 가지를 구별하지 않고 모든 손실을 투자자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린다면 주식시장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점차 약해질 수밖에 없다. 개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돈을 벌기 위해서다. 그러나 기업 역시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하고, 국가도 기업과 국민의 경제활동을 통해 성장한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에서 이익을 기대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정당한 일이고, 그 시장을 공정하게 유지할 책임 또한 각자의 역할에 따라 나누어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최근 주식시장의 하락을 지켜보면서 돈을 잃은 사람들의 마음을 생각해 본다. 그들이 모두 현명한 판단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지나친 욕심을 부린 사람도 있을 것이고, 충분히 알아보지 않고 투자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의 손실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그들은 단순히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려다 실패한 사람들이 아니다. 기업의 미래를 믿고 자신의 재산을 투자했던 사람들이기도 하다.이제는 주가가 얼마나 오르고 내렸는가뿐 아니라, 그 시장에 참여한 사람들이 얼마나 공정하게 대우받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할 때다. 기업은 기업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투자자는 투자자대로 자신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다만 그 책임이 언제나 가장 약한 참여자에게만 무겁게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주식시장은 기업만을 위한 시장도 아니고, 거대한 자본만을 위한 시장도 아니다. 국가의 경제적 성과를 보여 주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시장은 더더욱 아닐 것이다. 주식시장은 기업과 국민이 경제성장의 기회와 성과를 함께 나누기 위해 존재하는 시장이어야 한다.주식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자신에게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공정성까지 개인투자자 혼자 책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평범한 원칙이 지켜질 때 비로소 주식시장은 국민의 신뢰를 얻는 건강한 경제의 터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026-10-28 09:42:561930년대 문인들의 예술혼과 사랑 그린 작품…대만·중국·일본 넘어 세계 무대로 진출이규형·김경수·김종구·문태유·윤소호 등 실력파 배우 출연한국 창작뮤지컬의 대표적인 흥행작으로 자리 잡은 뮤지컬 ‘팬레터’가 초연 10주년을 맞아 인천 관객들과 만난다.인천문화예술회관은 오는 11월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대공연장에서 창작뮤지컬 ‘팬레터’를 총 4회 공연한다고 밝혔다. 2016년 초연된 ‘팬레터’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국 근대문학을 이끌었던 문인들의 삶과 예술적 열정을 그린 작품이다. 김유정과 이상 등 당대 문인들이 활동했던 문학 동인 ‘구인회’의 일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역사적 사실과 허구를 결합한 팩션(Faction) 뮤지컬로 제작됐다.작품은 천재 소설가 ‘김해진’과 그를 동경하는 작가 지망생 ‘정세훈’, 비밀에 싸인 천재 작가 ‘히카루’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한 통의 편지에서 시작된 인물들의 관계와 감정의 변화 속에 사랑과 동경, 문학을 향한 열망과 창작의 고뇌가 펼쳐진다. 특히 문학을 소재로 한 독특한 서사와 서정적인 음악, 섬세한 인물 묘사가 어우러지면서 초연 이후 꾸준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문학 작품을 읽는 듯한 이야기 구조와 음악적 표현은 ‘팬레터’가 지닌 특징으로 꼽힌다.대만·중국·일본 진출…한국 창작뮤지컬의 국제적 성과‘팬레터’는 국내 공연의 성과를 바탕으로 해외 무대에서도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2018년 한국 창작뮤지컬 최초로 대만에 진출해 한국 배우들의 초청 공연을 선보였으며, 2022년부터는 중국에서 라이선스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2024년에는 일본 라이선스 초연을 진행했고, 일본 제17회 오다시마 유시 번역희곡상에서 작품상과 번역상을 수상했다. 이어 2025년 중국뮤지컬협회 연례시상식에서는 베스트 라이선스 뮤지컬상을 비롯해 7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영국 런던에서도 영어 버전 쇼케이스를 선보이는 등 아시아를 넘어 세계 공연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해외 진출은 한국 창작뮤지컬이 국내 관객뿐 아니라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권의 관객들에게도 공감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초연 10주년, 작품의 역사를 함께한 배우들 출연이번 인천 공연에는 작품과 오랜 인연을 이어온 배우들이 참여한다. 천재 소설가 김해진 역에는 김경수, 이규형, 김종구가 출연하며, 작가 지망생 정세훈 역은 문태유와 윤소호가 맡는다.비밀스러운 작가 히카루 역에는 강혜인과 김히어라가 출연한다. 이 밖에도 김지철과 이형훈 등이 무대에 올라 작품 속 인물들의 관계와 감정의 변화를 표현할 예정이다.극 중 문학 단체 ‘칠인회’의 인물들도 등장해 당시 문인들의 우정과 예술적 고민을 그려낸다. 작품은 문학적 재능에 대한 동경과 창작의 욕망,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여기에 서정적인 뮤지컬 넘버가 더해져 인물들의 내면과 시대적 분위기를 전달한다.무엇보다 ‘팬레터’는 문학을 단순한 극적 배경으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글을 쓰는 행위와 작가의 내면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문학과 공연예술의 결합을 통해 창작자의 열망과 인간적 감정을 함께 조명하는 작품이다.인천문화예술회관은 초연 10주년을 맞은 이번 공연이 오랜 시간 축적된 작품의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지역 관객들에게 특별한 문화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11월 21~22일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뮤지컬 ‘팬레터’는 11월 21일 토요일과 22일 일요일 각각 오후 2시와 7시에 공연된다. 관람료는 R석 11만 원, S석 9만 9천 원, A석 7만 7천 원, B석 6만 6천 원이며, 중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다.인천문화예술회관과 ㈜하늘이엔티가 공동 주최하며, 예매는 인천문화예술회관 누리집과 NOL 티켓, 티켓링크에서 가능하다. 공연 관련 문의는 인천문화예술회관(032-420-2000)으로 하면 된다.
<1971년 제3회 플레이보이컵 쟁탈 보컬그룹 경연대회 대상 히식스>11월 3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개항기 근대 가요부터 미8군 쇼, 포크와 록 음악까지 조명개항장의 축음기에서 흘러나오던 근대 가요부터 미8군 클럽의 밴드 음악, 신포동 음악다방의 포크송, 록과 헤비메탈을 거쳐 오늘날 펜타포트 음악축제에 이르기까지 인천 대중음악의 발자취를 살펴보는 전시가 열린다.인천시립박물관은 11월 3일부터 2027년 1월 31일까지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기획특별전 ‘이렇게 우리는 노래가 되어, 음악도시 인천’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대중음악의 형성과 발전 과정에서 인천이 차지해 온 역사적 위치를 살펴보고, 인천을 무대로 활동했거나 지역과 인연을 맺은 음악인들의 활동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개항장의 축음기에서 시작된 근대 대중음악인천은 개항 이후 새로운 문물과 문화가 유입되는 통로 가운데 하나였다. 축음기와 음반을 통해 확산한 근대 가요 역시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인천의 음악문화와 연결됐다. 전시는 개항기 음악문화에서 출발해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를 거쳐 현대에 이르는 인천 대중음악의 흐름을 시대별로 소개한다.특히 일제강점기 인천 용동 권번 출신으로 ‘신민요의 여왕’이라 불린 이화자의 음반과 인천항을 소재로 한 트로트 명곡 ‘이별의 인천항’을 부른 박경원의 음반 등 희귀 자료를 선보인다. 이들 자료는 당시의 대중음악과 인천의 지역적 특성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전시물이다.<김홍탁의 일렉트릭 기타>부평 애스컴시티와 미8군 클럽, 한국 밴드문화의 성장해방 이후 인천 대중음악의 중요한 변화 가운데 하나는 부평 애스컴시티와 미8군 클럽을 중심으로 서구 밴드문화가 유입됐다는 점이다. 전시는 이 시기 인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음악적 환경과 한국 그룹사운드 발전에 기여한 음악인들의 활동을 조명한다.한국 그룹사운드 시대를 이끈 키보이스와 히식스의 김홍탁을 비롯해 김대환, 박상규 등 인천과 인연을 맺은 음악인들의 발자취를 소개한다. 또한 데블스 등 인천에서 탄생했거나 인천 음악인들이 주축이 된 그룹들의 활동을 살펴볼 수 있다.전시 자료에는 김홍탁의 일렉트릭 기타와 1971년 제3회 플레이보이컵 쟁탈 보컬그룹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히식스 관련 자료도 포함된다. 이러한 전시물은 당시 그룹사운드의 활동과 공연문화를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신포동 음악다방과 포크송, 인천의 음악적 감수성1970년대를 전후해 신포동과 동인천 일대의 음악다방과 음악감상실은 새로운 대중음악을 접하고 공유하는 공간으로 자리했다. 이번 전시는 이들 공간을 중심으로 확산한 포크송 열풍과 당시 음악인들의 활동을 함께 소개한다.포크 음악에 서정성을 더한 송창식을 비롯해 백영규, 구창모, 심수봉, 김광진 등 여러 음악인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다. 유심초, 하사와병장, 솔개트리오 등 인천과 관련된 그룹들의 활동도 전시에서 다뤄진다. 인천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지역과 깊은 인연을 맺은 이선희와 김정호의 이야기도 소개된다.송창식의 ‘담배가게 아가씨’ 카세트테이프를 비롯한 음반 자료는 당시 음악이 대중에게 전달되고 향유되던 방식을 보여준다. 음악다방과 감상실은 단순히 음악을 듣는 장소를 넘어 새로운 음악을 접하고 음악적 취향을 나누는 공간이었다는 점에서 대중음악사적 의미를 지닌다.록과 헤비메탈에서 펜타포트까지전시는 1990년대 록과 헤비메탈의 흐름도 조명한다. 인천과 관련된 밴드 티삼스 등의 활동을 소개하고, 사하라 공연 티셔츠를 비롯한 자료를 통해 당시의 공연문화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이어 최근의 펜타포트 페스티벌까지 연결해 인천 대중음악의 변화와 지속성을 보여준다.전시에서는 음반과 사진, 공연 관련 자료뿐 아니라 다양한 시청각 자료도 함께 선보인다. 관람객들은 음악인들의 활동과 공연의 흔적을 따라가며 시대별 음악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인천시립박물관은 이번 전시가 인천이 대중음악을 소비하는 도시를 넘어 한국 대중음악의 형성과 발전에 기여한 도시였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11월 8일에는 전시 연계 포크콘서트도 개최전시와 연계한 공연도 마련된다. 인천시립박물관은 오는 11월 8일 오후 4시 박물관 1층 석남홀에서 ‘음악도시 인천, 포크콘서트’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전시에서 소개하는 인천의 음악과 음악인들의 이야기를 실제 라이브 무대로 만날 수 있도록 기획됐다.전시실에서 음반과 사진, 공연 자료로 접한 음악의 역사를 공연장에서 다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익 인천시립박물관장은 “이번 전시가 시민들에게는 추억과 자부심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고, 더 많은 분께는 인천의 문화적 저력을 새롭게 발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대중음악은 한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감정과 생활, 사회적 분위기를 함께 담아내는 문화적 기록이다. 이번 특별전은 한국 대중음악의 여러 흐름을 인천이라는 지역의 역사와 연결해 살펴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인천의 개항장과 미8군 클럽, 음악다방과 공연장에 남겨진 음악의 흔적들이 오늘날의 음악축제와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돌아볼 수 있는 자리다. 전시는 2027년 1월 31일까지 이어지며, 자세한 사항은 인천시립박물관 누리집을 확인하거나 전시교육부(032-440-6734)로 문의하면 된다.
2026-11-03 17:06:46임준혁·정동화 출연, 피아니스트 김여랑의 라이브 연주로 감동 전한다러시아의 천재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삶과 음악을 담아낸 창작 뮤지컬 ‘라흐마니노프’가 인천 관객들을 찾아온다. 인천문화예술회관은 오는 11월 18일 오후 2시 소공연장에서 대표 마티네 공연 프로그램인 ‘커피콘서트’의 아홉 번째 무대로 뮤지컬 ‘라흐마니노프’를 선보인다고 밝혔다.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추진하는 ‘2026 공연예술 지역유통 지원사업’ 선정작으로, 국비 지원을 통해 마련됐다. 평소 낮 시간대 공연에서 접하기 어려운 창작 뮤지컬을 비교적 부담 없는 관람료로 만날 수 있는 기회다.혹평에 무너진 천재 작곡가, 음악으로 다시 일어서다뮤지컬 ‘라흐마니노프’는 첫 교향곡 발표 이후 혹평과 실패로 깊은 슬럼프에 빠졌던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작품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지녔지만 실패의 충격으로 창작의 길을 잃어버린 라흐마니노프가 정신의학자 니콜라이 달 박사를 만나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음악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다.예술가가 겪는 좌절과 불안,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을 중심에 놓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견하는 희망과 회복의 의미를 무대 위에 펼쳐 보인다. 2016년 초연된 이 작품은 당시 객석 점유율 96%를 기록하며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같은 해 예그린뮤지컬어워드 극본상, 2017년 한국뮤지컬어워즈 작곡·음악감독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라흐마니노프의 명곡, 뮤지컬 넘버로 다시 태어나다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라흐마니노프의 대표적인 클래식 작품을 바탕으로 구성한 뮤지컬 음악이다.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을 차용한 ‘써야해’와 ‘열등감’은 절망 속에서도 다시 음악을 써 내려가려는 작곡가의 의지를 표현한다.또한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제18변주를 차용한 ‘기억 저편으로’는 과거의 기억과 내면의 상처를 마주하는 인물의 심리를 음악으로 전달한다. 클래식 음악과 뮤지컬의 극적 표현이 결합하면서 라흐마니노프의 음악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만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이번 공연에는 라흐마니노프 역으로 배우 임준혁이 출연한다. 정신의학자 니콜라이 달 역은 정동화가 맡아 좌절에 빠진 예술가와 그에게 다시 음악을 향할 용기를 전하는 의사의 관계를 그려낸다.피아니스트 김여랑도 무대에 올라 라이브 연주를 선보인다. 피아노 선율은 등장인물의 감정과 심리적 변화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2008년 시작된 커피콘서트, 누적 관객 9만 3천여 명인천문화예술회관의 ‘커피콘서트’는 2008년 시작된 대표적인 마티네 공연 프로그램이다. 매달 셋째 주 수요일 오후 2시에 열리는 이 공연은 커피 한 잔과 함께 클래식,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그동안 누적 관객 9만 3천여 명을 기록하며 인천의 대표적인 낮 공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인천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커피콘서트를 통해 완성도 높은 창작 뮤지컬을 선보이게 되어 뜻깊다”며 “절망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한 예술가의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으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이번 공연은 예술가 개인의 좌절과 회복을 다루지만, 실패와 상처를 경험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음악을 통해 다시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라흐마니노프의 이야기가 인천 관객들에게 어떤 울림을 전할지 기대된다.공연은 11월 18일 수요일 오후 2시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전석 1만 5천 원이며 초등학생 이상 관람할 수 있다. 예매는 인천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와 엔티켓, NOL티켓에서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인천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를 확인하거나 전화(032-420-2731~9)로 문의하면 된다.공연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하고 인천문화예술회관이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다.
2026-11-03 16:44:58권학봉의 사진작업 멘토링 ‘비주얼 그래머’ 1기 성과… 11월 2일까지 인사동 마루아트센터리처드 바크의 소설 『갈매기의 꿈』을 출발점으로 16명의 사진작가가 저마다의 시선과 경험을 담아낸 사진전 ‘각자의 비행’이 10월 28일 서울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특별관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사진작가 권학봉이 기획하고 지도한 사진작업 멘토링 프로그램 ‘비주얼 그래머(VISUAL GRAMMAR)’ 1기의 결과를 선보이는 자리다. 약 1년 동안 이어진 창작 과정을 통해 완성된 16개의 사진 작업이 11월 2일까지 관객들과 만난다.전시의 출발점은 미국 작가 리처드 바크의 소설 『갈매기의 꿈』이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 더 높이 날고자 하는 갈매기의 이야기를 읽은 참여 작가들은 작품에서 발견한 질문과 감정을 자신의 삶과 연결해 각기 다른 사진 작업으로 발전시켰다. 하나의 문학작품을 함께 읽었지만 작가들이 바라본 세계와 관심사는 서로 달랐다. 같은 이야기에서 출발한 생각이 개인의 경험과 기억을 거치면서 서로 다른 주제와 이미지로 구체화된 것이다.전시 제목인 ‘각자의 비행’은 이처럼 하나의 출발점에서 저마다 다른 방향과 속도로 창작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는 문학작품을 사진으로 직접 재현하거나 소설의 장면을 시각화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는다. 문학이 던지는 질문을 사진가 각자의 삶으로 가져와 새로운 이미지와 의미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사진작업 멘토링 프로그램 ‘비주얼 그래머’는 참여자가 스스로 창작 주제를 발견하고, 이를 지속적인 사진 작업으로 발전시키며, 독립적인 작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다.무엇을 이야기할 것인지, 그 이야기를 어떤 이미지로 표현할 것인지, 여러 장의 사진을 어떻게 하나의 작업으로 구성할 것인지 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참여 작가들은 약 1년 동안 자신의 해석을 공유하고 촬영과 검토, 토론과 피드백을 반복하며 작업을 구체화했다. 이 과정에서 멘토의 지도와 동료 작가들의 의견을 참고하되, 작품의 주제와 표현 방식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은 각자가 내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이는 정해진 촬영 기술이나 표현 양식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사진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법을 탐구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에는 고세호, 권혁인, 김경민, 김문규, 김키키, 김연준, 김원진, 김한울, 박유리, 박준혁, 방인준, 연영모, 오현태, 윤혜원, 정재준, 최세울 등 16명의 작가가 참여했다.참여 작가들은 공통으로 읽은 문학작품에서 출발했지만, 각자의 관심과 경험을 바탕으로 독립적인 사진 작업을 완성했다. 관객들은 전시장에서 하나의 이야기가 서로 다른 사람들의 삶과 시선을 통과하면서 얼마나 다양한 이미지로 확장될 수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특히 이번 전시는 문학과 사진이라는 서로 다른 예술 장르가 만나는 방식에도 관심을 갖게 한다. 문학이 언어를 통해 인물과 사건, 감정과 사유를 전달한다면 사진은 빛과 구도, 순간의 선택을 통해 세계를 표현한다. 하나의 문학작품이 사진 창작의 출발점이 된다는 것은 문학의 이야기가 다른 예술가의 해석을 거쳐 새로운 표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전시는 지난 1년 동안 진행된 창작 과정의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이면서, 참여 작가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작품을 선보이고 관객과 소통하는 새로운 출발점이기도 하다. 전시를 기획한 권학봉은 사진작업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 작가들이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작업을 발전시키는 과정을 지도해 왔다.사진전 ‘각자의 비행’은 11월 2일 월요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특별관 지하 1층에서 열린다. 오프닝 행사는 10월 31일 토요일 오후 4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전시를 알린 프레임북스는 사진과 예술, 문화 콘텐츠를 중심으로 사진집과 예술 에세이, 다큐멘터리 기록물 등을 발간하는 독립 출판사다.
2026-10-29 15:57:52Photo&Dica-Poem
보라, 저 주렁주렁한 가을들, 내려뜨려 지구를 들어 올린 가지들의 춤사위늦은 태풍의 영향으로 비가 오는 날 우산을 쓰고 산책을 나갑니다. 비가 오고 우산을 들었으니 오늘은 사진 찍기는 틀렸다 생각하고 산으로는 못 가고 골짜기 끝까지 갔다가 돌아서는데, 올라갈 때는 보지 못했던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합니다. 이 골짜기에 새집을 짓고 들어온 지 몇 년 안 된 주인이 이사를 와서 심은 나무니 아직 어린 나무입니다. 너무 주렁주렁해서 그 어린 나무의 어린 가지가 곧 찢어질 듯한데도 용케 버티는 안간힘이 놀라워 우산을 내던지고 얼른 사진을 찍습니다. 찢어질 듯해도 분명 끝까지 버티리라 응원의 마음을 담아서입니다.
사탕 한 알 굴리다가대화 도중에 삼켜버렸다.뱃속에서 녹겠거니 하고대수롭지 않게 넘겼다.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녹지 않는다.또르르또르르뱃속 어디선가 굴러다닌다.끝내 삼켜버린 말 한마디가죽지를 않는다.언제까지 뱃속에서굴러다닐 셈인가.장종권1985년 《현대시학》 추천완료, 시집 『아산호 가는 길』 『전설은 주문이다』 『함석지붕집 똥개』 『찰방찰방 똥바다 건너』 외, 성균문학상, 미네르바문학상 수상 외, 현재, 계간 《리토피아》 편집인, 계간 《아라쇼츠》 , 한국문화예술신문 <통> 발행인.이 사탕 제게도 있습니다. 한 알도 아니고 여러 알 제 뱃속에 있습니다. 뱉을까 말까 궁리하다가 꿀꺽 삼킨 사탕들. 뱉어내지 않는 한 아마 평생을 제 뱃속에서 굴러다닐 겁니다. 때로는 배앓이를 유발하면서, 때로는 명치끝을 때리면서, 때로는 혈압을 올리면서, 두통을 일으키면서, 녹지도 죽지도 않고 약을 올리며 굴러다닐 겁니다. 시간이 약이라고 했던가요. 아니면 나이가 약이던가요. 때로 무덤덤해지기도 하는데, 그러다가 한 번씩 또 요동을 칩니다. 구토의 욕망이 일어납니다. 그러나 어쩔 수가 없습니다. 새삼 뱉어 내려도 이제는 늦었구나 싶으니, 그것도 한참을 늦었구나 싶으니, 이 사탕들 남은 생도 뱃속에서 구르다가 죽을 때 같이 죽도록 내버려 두어야 하지 싶습니다. 녹지 않아도 녹은 듯, 죽지 않아도 죽은 듯, 모른 체하면서 가야 하지 싶습니다. 살아야 하기에 방편이 그렇습니다. / 남태식(시인)
파도가 철썩잠귀를 두드리는바다를 쫘악 펴서오징어를 말린다엄마는 맨손의 마법사노을꽃도 피운다엄마의 바다에는셈법이 따로 없다샛바람에 흔적 없는맹물체도 그렇지만어시장 좌판 밑에서접었다 펴는 열손가락남승열1998년 《시조문학》으로 등단, 시조집 『윤이상의 바다』 『즐거운 감옥』 『어깨를 기대는 저녁』, 2023년 이호우ㆍ이영도시조문학상 수상어릴 때부터 못 먹는 음식이 참 많았다. 안 먹는 것이 아니라 못 먹는 것. 그중 가장 심한 것은 네 발 짐승고기. 생일날 한 숟가락만 먹고도 화장실로 직행하게 하던 소고기미역국. 하지만 엄마는 모든 육식과 향이 강한 채소류에 해조류까지, 외가 대고모는 생선까지 못 드신다. - 졸시 「내력」「엄마의 바다」에 주연으로 출연한 오늘의 시인의 엄마는 제 졸시 「내력」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제 엄마의 고모입니다. 타고나기를 못 먹는 게 많았던 엄마를 유일하게 닮아 저 역시 못 먹는 것이 참 많았는데, 어시장에서 “바다를 쫘악 펴서” 생선을 말리던 고모할머니로부터 “니 에미는 그래도 생선은 먹제. 나는 생선까지 못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야 이게 집안 내력이라는 걸 제대로 알았습니다. 하니 내력은 못 말립니다. 이제는 다 이승을 떠난 엄마, 고모할머니 얼굴이 눈앞에 삼삼합니다. / 남태식(시인)
Culture
-
유관순·지석영·방정환·한용운·조봉암·김영랑·박인환 묘역 탐방, 역사와 문학이 함께한 인문학 현장남한산성을 사랑하는 모임(회장 김내동, 이하 남사모)이 창립 30주년을 맞아 지난 10월 31일 서울 중랑구 망우역사공원에서 특별 인문학 답사를 진행했다. 이번 답사에는 전보삼 남사모 명예회장이자 남한산성 만해기념관 관장을 비롯해 회원과 관계자 50여 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인물들이 잠들어 있는 묘역을 찾아 그들의 삶과 업적을 돌아보고, 역사적 기억이 오늘날 우리 사회에 갖는 의미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망우역사공원은 과거 망우리 공동묘지로 알려졌던 공간이다. 그러나 이곳에는 독립운동가와 정치인, 교육자, 의학자, 문학인, 예술가 등 한국 근현대사를 형성한 수많은 인물의 묘역이 남아 있다. 남사모는 남한산성의 역사문화유산을 연구하고 보존하는 활동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번 답사를 통해 한국 근현대사의 인물과 정신을 살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공동묘지에서 역사문화공원으로망우역사공원은 1933년부터 묘지로 조성되기 시작했다. 한때 수많은 묘소가 밀집한 공동묘지였으나 이후 묘역 정비와 역사문화 자원 발굴을 거치면서 시민들이 찾는 공원으로 변화해 왔다. 이곳에는 만해 한용운, 소파 방정환, 시인 김영랑과 박인환, 독립운동가 오세창, 정치인 조봉암, 의학자 지석영, 한국의 민예와 산림을 연구한 일본인 아사카와 다쿠미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잠들어 있다.망우라는 지명에는 근심을 잊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태조 이성계가 자신의 능지를 정하고 돌아오는 길에 근심을 잊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날 참가자들은 이러한 지명의 의미를 되새기며 역사적 인물들의 삶을 돌아봤다.답사는 오전 10시 유관순 열사 추모 공간에서 시작됐다. 이어 김상용, 지석영, 아사카와 다쿠미와 관련된 묘역을 찾았고, 오후에는 안창호와 유상규, 방정환, 오세창, 문일평, 한용운, 조봉암, 이중섭, 김영랑, 박인환 등의 묘역을 둘러봤다. 각 묘역에서는 해당 인물의 생애와 역사적 활동을 설명하는 해설이 이어졌다.전보삼 관장, 만해 한용운의 삶을 들려주다이날 답사에서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전보삼 만해기념관장의 해설이었다. 전 관장은 오랫동안 만해 한용운의 문학과 사상을 연구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해 온 학자다. 남사모 창립에 참여했으며 남한산성의 역사문화유산 보존과 가치 확산에도 힘써 왔다.그는 이날 한용운 묘역에서 자신이 만해의 묘소를 찾기 위해 노력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전 관장에 따르면 1968년 서울에 올라온 뒤 만해의 묘소를 찾기로 결심했지만, 당시 망우리 묘역은 정비되지 않아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여러 차례의 탐색 끝에 1971년 사람들과 함께 묘소를 찾아냈으며, 당시 발견한 비석에는 ‘한용’이라는 글자가 일부 남아 있었다고 회고했다.그에게 한용운의 묘소는 단순한 참배 장소가 아니었다. 한용운의 삶과 사상을 연구하고 그 정신을 후대에 전달하려는 오랜 노력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전 관장은 이날 참가자들에게 삶과 죽음의 관계를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살아서도 죽은 사람이 많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다. 반대로 죽어서도 산 사람이 있다. 한용운은 죽어서도 살아 있다.” 한 사람의 생애는 끝나더라도 그가 남긴 사상과 업적은 후대의 기억 속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독립운동가와 교육자, 문화예술인의 삶을 돌아보다유관순 열사 추모 공간에서는 3·1운동과 독립운동의 역사를 되새겼다. 유관순 열사는 3·1운동에 참여해 독립의 의지를 알렸으며, 일제의 탄압 속에서 생을 마쳤다. 그의 묘소는 현재 확인되지 않지만 망우역사공원에는 유관순 열사와 관련한 합장묘 표지비가 마련돼 있다.지석영 묘역에서는 근대 의학의 발전과 종두법 보급에 기여한 그의 활동을 살폈다. 소파 방정환 묘역에서는 어린이의 인격과 권리를 존중하고 아동문화 발전에 헌신한 삶을 돌아봤다. 방정환은 어린이운동과 아동문학을 통해 당시 사회에서 충분히 존중받지 못했던 어린이들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도록 했다. 묘비에 새겨진 ‘동심여선(童心如仙)’이라는 글귀도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아사카와 다쿠미의 묘역에서는 일제강점기 한국의 산림과 민예를 연구한 일본인 학자의 생애를 살폈다. 아사카와 다쿠미는 한국의 전통 공예와 생활문화에 깊은 관심을 기울였으며, 한국의 민예와 도자기에 관한 연구를 남겼다.김내동 남사모 회장은 이 같은 인물들의 삶을 통해 국가와 민족의 경계를 넘어 문화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문학인들의 묘역에서 울려 퍼진 시 낭송이번 답사의 또 다른 특징은 문학과 역사를 함께 만났다는 점이다. 참가자들은 만해 한용운에 이어 김영랑과 박인환의 묘역을 찾았다. 김영랑은 「모란이 피기까지는」으로 널리 알려진 시인이다. 박인환은 「목마와 숙녀」 등으로 한국 현대시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겼다.이날 홍성례 시낭송가는 두 시인의 작품을 낭송했다. 시인의 묘역에서 그의 작품을 다시 듣는 시간은 문학이 단순히 책 속에 남아 있는 언어가 아니라, 한 사람의 생애와 시대적 경험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했다.참가자들은 용마산 스카이워크에도 올라 서울 도심과 주변 산줄기를 조망했다. 오후에는 망우공간 회의실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주제로 답사 소감을 나눴다.창립 30주년, 문화유산을 지키는 시민운동의 의미남사모는 1996년 역사·철학·문학·고고학 분야 전문가들이 뜻을 모아 창립한 시민단체다. 매월 정기적으로 남한산성을 답사하며 유적 조사와 역사문화 강좌, 학술활동 등을 이어 왔다. 남한산성이 201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 문화유산의 가치와 보존 필요성을 알리는 데에도 참여했다.전보삼 명예회장은 남사모 창립 초기부터 활동해 왔으며, 김내동 회장은 2018년부터 단체를 이끌고 있다. 이번 망우역사공원 답사는 남한산성에서 출발한 역사문화 보존운동이 한국 근현대사의 인물과 정신을 살펴보는 인문학 활동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줬다.역사적 인물의 묘역은 단순한 추모 공간이 아니다. 그들의 생애와 선택, 성취와 좌절을 통해 오늘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남사모 회원들이 이날 걸었던 길은 과거를 찾아가는 역사기행인 동시에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사색의 길이었다.창립 30주년을 맞은 남사모의 이번 답사는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기억하는 일이 결국 사람과 사람의 삶을 이해하는 일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였다.
문화일반
-
한국출판학회, 회원 추천과 운영위원회 예비·본심사 거쳐 우수도서 2종 발표사단법인 한국출판학회(회장 김진두)는 ‘2026 올해의 책’으로 정준호의 『불평등의 지리』(산지니)와 만해아카이브연구소가 기획·편찬한 『교감영인 만해 용운당전서』(학연문화사) 등 2종을 선정했다고 11월 3일 밝혔다.이번 선정은 한국출판학회 회원들이 추천한 도서를 대상으로 ‘올해의 책 운영위원회’가 예비심사와 본심사를 거쳐 이루어졌다. 운영위원회는 김경도 부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김진두 회장과 박성원 부회장이 위원으로 참여했다.1969년 설립된 한국출판학회는 출판에 관한 학문적 연구와 출판문화 발전을 위해 활동해 온 학술단체다. 2020년부터 우수도서를 발굴하고 건전한 독서·출판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올해의 책’ 선정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불평등의 지리』, 지역 격차를 공간과 권력의 문제로 분석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불평등의 지리』는 강원대학교 부동산학과 정준호 교수가 한국 사회의 지역 불균형과 경제적 불평등의 구조를 분석한 학술서다. 이 책은 같은 일을 하고 비슷한 소득을 얻더라도 어느 지역에 거주하느냐에 따라 부의 축적과 삶의 기회가 달라지는 현실에 주목한다.저자는 지역 격차를 단순히 낙후 지역과 발전 지역의 차이로 이해하는 데서 벗어나 권력과 자본, 산업과 기회가 공간적으로 어떻게 배치되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책은 공간적 분업에서 시작된 격차가 지역 간 소득 차이를 낳고, 주택을 매개로 자산 격차로 고착된 뒤 금융과 정치 권력의 집중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3부에 걸쳐 분석한다.정준호 교수는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을 지냈으며 현재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저서는 정 교수가 10여 년 동안 지역 간 격차와 불평등을 주제로 발표해 온 글을 정치경제학의 관점에서 정리한 결과물이다.한국출판학회 운영위원회는 이 책이 한국 사회의 불균형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선을 제시했다는 점을 선정 이유로 밝혔다. 『불평등의 지리』는 2026년 8월 27일 발행됐으며, 560쪽에 정가는 3만 8천 원이다.『교감영인 만해 용운당전서』, 한용운의 저술을 원전 중심으로 복원함께 선정된 『교감영인 만해 용운당전서』는 만해 한용운의 시집 『님의 침묵』 간행 100주년을 맞아 그의 저술을 원전 중심으로 집대성한 전서다. 만해아카이브연구소가 기획·편찬하고 학연문화사가 발행한 이 전서는 모두 10책, 4,020쪽으로 구성됐다. 한용운의 작품과 저술을 수록한 9책에 생애 자료와 연구 성과를 정리한 별책 『만해연구총림』 1책을 더했다.전서는 한용운의 문학작품뿐 아니라 불교 관련 저술, 논설, 잡지와 신문에 발표한 글 등 여러 매체에 흩어져 있던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정리했다. 특히 초간본과 최초 발표 지면을 영인해 당시의 원형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1935년 『조선일보』에 연재된 한용운의 소설 「흑풍(黑風)」도 당시 삽화가 포함된 신문 지면 그대로 수록했다. 이번 전서의 중요한 편찬 원칙은 ‘교감(校勘)’이다. 교감은 서로 다른 판본을 대조해 글자의 차이와 오류, 문장의 변화를 확인하고 원문을 바로잡는 작업을 말한다.편찬진은 후대의 편집과 전승 과정에서 발생한 오자와 탈자, 이체자, 문장 변이 등을 판본별로 대조해 한용운이 실제로 쓴 문장을 복원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한국출판학회 운영위원회는 이 전서가 기존 자료를 단순히 모아 다시 싣는 데 그치지 않고 원전의 모습을 복원했으며, 앞으로 만해 한용운 연구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교감영인 만해 용운당전서』는 2026년 9월 8일 발행됐으며, 전 10권에 정가는 45만 원이다.학술적 분석과 문헌 복원의 가치 함께 평가이번에 선정된 두 책은 다루는 분야와 편찬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불평등의 지리』가 현대 한국 사회의 경제적·공간적 불평등을 분석하고 그 구조를 이해하는 관점을 제시한다면, 『교감영인 만해 용운당전서』는 근대 문학과 사상사의 주요 인물인 한용운의 저술을 원전 중심으로 정리하고 복원하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하나는 현재의 사회문제를 분석한 연구 성과이며, 다른 하나는 역사적 문헌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연구 기반을 마련한 출판 성과라는 점에서 각각의 의미를 지닌다.한국출판학회는 선정 도서에 대해 별도로 제공하는 ‘2026 올해의 책’ 상징 로고와 선정 문구를 표지, 띠지, 홍보자료, 출판사 홈페이지 및 SNS 등에 기한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선정과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한국출판학회 사무국(02-712-9169)으로 문의하면 된다.
문화일반
-
10개국 전통복장 기수단 퍼포먼스부터 세계문화 체험까지… 문화다양성과 상호 존중의 가치 공유인천광역시가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시민들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화합의 장을 마련했다. 인천시는 지난 10월 31일 인천 상상플랫폼 웨이브홀에서 ‘제9회 온(ON)세상과 통(通)하는 다(多)문화 페스티벌’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다문화가족과 시민 등 2천여 명이 참여해 문화적 차이를 넘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겼다.이번 축제는 문화적 다양성을 지역사회의 소중한 자산으로 인식하고, 서로 다른 언어와 생활문화, 전통을 가진 시민들이 교류하면서 상호 이해와 존중의 폭을 넓히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콜롬비아 전통 라틴댄스 사전 공연으로 시작됐다. 이어 중국, 일본, 캄보디아, 베트남, 한국 등 10개국의 전통복장을 입은 시민 200여 명이 각국의 국기를 들고 입장하는 기수단 퍼포먼스가 펼쳐졌다.다양한 국가의 전통 의상과 국기가 한자리에 모인 장면은 서로 다른 문화가 공존하는 다문화사회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개회식에서는 다문화 사회통합에 기여한 유공자에 대한 표창과 축사가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화합 퍼포먼스를 통해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문화적 다양성의 가치를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이어 고려인 3세 댄스팀의 공연이 펼쳐지며 축제 분위기를 더했다. 행사장 곳곳에는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됐다. 방문객들은 국가별 전통놀이와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일본의 당고와 타코야끼, 캄보디아의 썸러까리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보며 각국의 생활문화를 체험했다.가족센터와 유관기관이 운영한 홍보부스에서는 가족지원사업과 이주민 정착지원에 관한 생활정보를 제공했다. 결혼이민자들이 직접 제작한 수공예품과 창작품을 선보이는 플리마켓도 열려 참가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오후에는 장기대회와 버스킹 공연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시민들은 공연과 체험을 함께 즐기며 자연스럽게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남영희 인천시 균형발전부시장은 “문화적 다양성은 우리 사회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앞으로도 다문화가족과 시민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포용적인 지역사회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인천시는 앞으로도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지역사회 정착과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맞춤형 가족지원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다문화 수용성을 높이는 시민 참여형 문화교류 행사를 정례화하고, 차별 없는 포용적 다문화 환경을 조성해 나갈 방침이다.이번 페스티벌은 문화적 차이를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서로의 전통과 생활문화를 직접 경험하며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다문화사회에서 중요한 것은 서로의 차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일이다. ‘다름을 잇고, 인천을 하나로’라는 이번 행사의 취지도 여기에 있다.
문화일반
-
수주문학상 운영 주체 변경 경위도 문제 제기…문학단체 자율성과 역사성 존중 강조(사)한국작가회의 부천지부가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리는 ‘2026 부천문학제’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부천시와 부천예총에 문학행정의 투명성 확보와 운영 방식 개선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작가회의 부천지부는 지난 26일 회원 일동 명의로 발표한 성명서 「2026 부천문학제 행사에 불참하며—부천시의 문학행정을 규탄한다!」를 통해 행사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문학단체의 공식적인 의견과 요구가 존중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부천지부에 따르면 지난 9월 28일 열린 제1차 부천문학제 운영위원회에서는 행사 내용과 참여 문제를 논의하고, 제2차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사항을 최종 협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10월 19일 부천예총 측이 행사 홍보 포스터를 제작했다고 알렸고, 부천지부는 참여단체와 최종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홍보물이 배포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부천예총과 부천시 문화정책과에 배포 중지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부천지부는 이러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10월 21일 부천시 홈페이지에 홍보 포스터가 게시됐으며, 공식 공문에 대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10월 22일 열린 제2차 운영위원회에서는 홍보물 승인 절차와 참여단체별 예산 배분, 행사 운영 주체, 회원총회를 통한 참여 여부 결정 등에 관해 질의했으나 충분한 설명과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이에 부천지부는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끝에 25일 행사 불참을 최종 의결했으며, 다음 날인 26일 부천예총에 이를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부천지부는 성명서에서 “우리는 문학제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 문학단체에 대한 존중도, 충분한 협의도 없이 추진되는 문학제의 운영 방식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불참 결정의 취지를 설명했다.이번 성명서는 행사 추진 절차뿐 아니라 문학제의 내용과 정체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부천지부는 공개된 홍보 포스터만으로는 시와 소설, 수필, 아동문학, 문학평론 등 다양한 문학 장르의 참여와 창작 성과를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공연과 체험, 전시 등이 문학제를 풍성하게 할 수는 있지만 문학 자체가 중심에 놓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인 부천에서 개최되는 문학제인 만큼 시민과 문학인이 창작과 발표, 낭독과 토론을 통해 교류할 수 있는 내용이 충실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수주문학상의 운영 주체 변경 문제도 제기했다. 부천지부는 수주문학상이 1999년 복사골문학회를 중심으로 제정됐으며, 복사골문학회는 오늘날 한국작가회의 부천지부의 전신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025년 수주문학상 주최·주관에 부천문화재단과 수주문학제 운영위원회가 참여했으나, 2026년에는 부천예총과 수주문학상 운영위원회로 변경됐다며 그 결정 과정과 근거를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부천지부는 문학상 운영 체계의 변경 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창설 과정에 참여한 문학인들과 단체의 역사적 역할을 존중하고, 변경 과정에서 지역 문학계의 의견이 어떻게 수렴됐는지 설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성명서는 부천문학제의 기획과 예산, 운영 주체 및 의사결정 과정의 공개도 요구했다. 아울러 부천시의회에 관련 사업과 예산 집행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부천시에는 지역 문학단체와 시민이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문학정책 협의체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한편 부천시는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부천시청 잔디광장에서 ‘시민과 문학이 만나는 가을’을 주제로 2026 부천문학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부천시가 후원하고 부천예총이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시 창작, 캘리그라피, 시 낭독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11월 1일에는 부천시청 소통마당에서 제28회 수주문학상 시상식도 열릴 예정이다. 부천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일상에서 문학을 접하고 지역의 문학적 자산을 공유하는 기회를 마련한다는 취지를 밝힌 바 있다. 다만 한국작가회의 부천지부가 제기한 공문 처리 경위, 행사 협의 과정, 예산 운영 및 수주문학상 운영 주체 변경의 구체적인 사유에 대해서는 부천시와 부천예총의 설명이 필요한 상황이다.이번 논란은 지역 문학행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행정기관과 문학단체가 어떠한 방식으로 협력해야 하는지에 관한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문학행사의 공공성과 지역 문학단체의 자율성을 함께 존중할 수 있는 협의 구조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한국작가회의 부천지부가 발표한 성명서 일부. 전문 6쪽 가운데 첫 장과 마지막 장이다.
문화일반
-
우리나라 전통 차문화의 멋과 예절을 체험하고 무형유산의 가치를 되새기는 ‘제27회 전국 인설 차문화전–차예절 경연대회’가 오는 10월 31일(토) 인천 가천대학교 메디컬캠퍼스에서 열린다. 인천광역시는 전통 차문화의 우수성을 알리고 생활 속 차예절 실천을 통해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을 계승하기 위한 이번 행사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최된다고 밝혔다.(사)규방다례보존회와 (사)한국차문화협회가 주최·주관하고 인천광역시가 지원하는 이번 행사는 차예절 경연대회와 다례 시연, 차 시음회, 전통문화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행사의 중심 프로그램인 차예절 경연대회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전통 차예절을 실천하며 우리 차문화에 담긴 예법과 정신을 선보이게 된다. 오후 1시 50분에는 행사장 강당에서 선비다례 시연이 마련된다. 선비다례는 선비들이 차를 다스리는 과정에서 정성을 다하고 몸과 마음을 가다듬던 전통 차 예법으로, 차를 마시는 행위를 넘어 예절과 정신적 수양을 중시하는 우리 차문화의 한 모습을 보여준다.이어 오후 2시에는 개회식이 열리며, 오후 2시 30분부터 축하공연이 진행된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행사장 내 부대행사장에서는 차 시음회와 전통문화체험, 제다체험 등이 운영된다. 제다체험은 찻잎을 가공해 차로 만드는 전통 기법을 직접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살펴보며 우리 차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차 시음회에서는 다양한 차를 맛보며 전통 차문화에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이번 행사는 경연과 시연을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들이 차를 직접 만들고 마시며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전통 차예절을 어렵고 특별한 의식으로만 여기기보다 일상생활 속에서 접할 수 있는 문화로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전통문화와 차문화에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별도의 사전 신청 없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으며, 체험 프로그램에도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장은미 인천시 문화유산과장은 “이번 행사가 차 한 잔에 담긴 전통의 멋과 예절을 나누고, 우리 차문화의 가치를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일상에서 무형유산을 접하고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넓혀가겠다”고 말했다.인천시는 앞으로도 지역 고유의 무형유산과 전통문화를 지속적으로 보존·육성하고, 시민들이 일상에서 전통문화의 가치를 체험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 교류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제27회 전국 인설 차문화전’은 10월 31일 가천대학교 메디컬캠퍼스에서 열리며, 시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하고 체험할 수 있다.
취미여행
(지금보기)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세요
한문으로 기록된 해례본을 교육의 출발점으로… 문자 창제의 원리와 한국어 학습 연결중국동포의…
2026-10-29 18:09:09“사람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한계…헌법과 선거제도 바꿔야”권력 분산·지방분권·기본권 강화·다…
2026-10-23 11:40:12Sports&Health
1963년 창단한 전통의 배구 명문… 지난해 우승 주역 졸업 공백 딛고 다시 정상에전북 익산의 배구 명문 남성고등학교가 제107회 전국체육대회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대회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남성고 배구부는 10월 20일 오전 10시 제주 신성여자중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제107회 전국체육대회 배구 남자 18세 이하부 결승전에서 경기도 대표 수성고등학교를 세트스코어 3대 2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특히 이날 경기는 남성고가 먼저 두 세트를 내주고도 나머지 세 세트를 연속으로 따내며 승부를 뒤집었다는 점에서 더욱 극적이었다. 남성고는 결승 초반 수성고에 1·2세트를 내주며 패배 위기에 몰렸다. 한 세트만 더 잃으면 우승이 좌절되는 상황이었지만, 선수들은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3세트를 따내며 반격의 기회를 마련한 남성고는 4세트까지 승리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마지막 5세트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하며 15대 12로 승리, 극적인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이번 우승은 준결승에 이어 결승에서도 풀세트 접전을 이겨낸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남성고는 준결승에서도 세트스코어 3대 2의 치열한 승부 끝에 결승에 올랐다. 이틀 연속 마지막 세트까지 이어지는 접전을 치르면서도 흔들리지 않은 선수들의 투지와 집중력이 값진 금메달로 이어진 것이다.지난해 우승 주역 졸업, 어려움 딛고 정상 탈환남성고의 이번 우승은 대회 전 예상과 비교하면 더욱 눈길을 끈다. 남성고는 지난해 제106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전국 고교 배구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당시에는 춘계중고연맹전과 전국종별배구선수권대회, 대통령배대회에 이어 전국체전까지 제패하며 시즌 4관왕에 올랐다.그러나 지난해 우승을 이끌었던 주축 선수들이 졸업하면서 올해는 새로운 선수들을 중심으로 전력을 구성해야 했다. 올해 전국대회에서는 한 차례도 3위 이내에 들지 못하는 등 지난해와 같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번 전국체전에서도 남성고의 우승을 쉽게 예상하기 어려웠다.하지만 남성고 선수들은 준결승과 결승에서 잇따라 강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특히 결승에서 먼저 두 세트를 내준 뒤에도 경기 흐름을 되찾고 끝내 역전승을 거둔 것은 선수들의 끈질긴 승부 근성과 팀워크를 보여준 장면이었다.남성고는 이로써 지난해에 이어 전국체전 2연패를 달성하며 전통의 배구 명문이라는 명성을 다시 확인했다.1963년 창단, 한국 고교 배구의 오랜 명문익산 남성고등학교 배구부는 한국 고교 배구의 오랜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팀이다. 남성고 학교 연혁에 따르면 배구부는 1963년 1월 8일 창설됐다. 창단 이듬해인 1964년에는 전국 남녀중고 대학생 배구대회에서 우승하며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냈다.이후 여러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고교 배구의 대표적인 강팀으로 성장했다. 1988년에는 대통령배 대회에서 우승했으며, 1991년에는 전국대회 11연패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남성고 배구부의 전통은 단순히 학교의 우승 기록에 머물지 않는다. 한국 남자배구를 대표했던 공격수 신진식을 비롯해 이호, 문병택, 김성채, 이동엽, 송희재, 오재성 등 여러 국가대표 선수를 배출하며 한국 배구 발전에도 기여해 왔다.이처럼 오랜 세월 이어진 남성고 배구의 전통은 익산지역 체육의 자랑이자 한국 고교 배구사의 중요한 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 이번 전국체전 2연패 역시 그러한 역사 위에 새롭게 더해진 성과라고 할 수 있다.전북 선수단에도 값진 금메달남성고의 우승은 제107회 전국체육대회에 참가한 전북특별자치도 선수단에도 반가운 소식이 됐다. 이번 전국체육대회는 10월 16일부터 22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 일원에서 개최되고 있다. 전국 17개 시·도와 재외한인체육단체 선수단이 참가해 각 지역의 명예를 걸고 경쟁하고 있다.남성고의 금메달은 전북 선수단의 메달 획득에 힘을 보태는 동시에 지역 학교체육의 저력을 보여주는 성과가 됐다. 20일 결승전 현장에는 전북특별자치도의회 문화안전소방위원회 김성수 위원장을 비롯한 소속 의원 9명도 참석해 선수들을 응원했다.김성수 위원장은 지난해 우승 이후 주축 선수들의 졸업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남성고가 끈질긴 집중력과 투혼으로 이를 극복한 점을 높이 평가하며 선수들과 지도자, 학부모들에게 축하의 뜻을 전했다.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이 만든 우승스포츠 경기에서 우승은 뛰어난 기술과 전술뿐 아니라 어려운 순간을 이겨내는 정신력에 의해서도 결정된다. 남성고가 이번 전국체전에서 보여준 경기는 이러한 승부의 특성을 잘 드러냈다. 두 세트를 먼저 내주고 패배 직전까지 몰린 상황에서도 선수들은 남은 세트에 집중했고, 결국 경기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지난해 우승 주역들이 떠난 뒤 새로운 선수들로 다시 출발해야 했던 남성고 배구부에 이번 우승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남성고는 이번 금메달로 전국체전 2연패라는 성과를 거두는 동시에, 오랜 배구 전통이 새로운 세대의 선수들에게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제107회 전국체육대회 남자 18세 이하부 배구 결승전. 두 세트를 먼저 내준 뒤 세 세트를 연속으로 따낸 남성고의 역전승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이 만들어 낸 값진 우승으로 기록됐다.
2026-10-20 18:05:10국내외 엘리트 선수·마라톤 동호인 2만 명 참가… 접수 조기 마감인천의 바다와 도시를 가로지르는 대규모 마라톤 축제가 오는 11월 22일 열린다. 특히 올해는 영종과 청라를 연결하는 청라하늘대교가 처음으로 마라톤 코스에 포함돼 바다 위를 달리는 특별한 레이스가 펼쳐질 전망이다.인천광역시(시장 박찬대)는 대한육상연맹과 공동 주최하고 인천시체육회, 인천육상연맹이 공동 주관하는 ‘2026 인천마라톤(Incheon Marathon 2026)’을 오는 11월 22일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 대회는 인천 유일의 국제공인 풀코스 마라톤 대회로, 국내외 엘리트 선수와 마라톤 동호인 등 총 2만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청라하늘대교 첫 통과… 인천의 바다와 도시를 잇는 새로운 코스올해 대회의 가장 큰 변화는 청라하늘대교를 포함하도록 풀코스 동선을 전면 개편한 것이다.새롭게 구성된 풀코스는 영종구 운서역 인근 영종대로에서 출발해 청라하늘대교를 건너 청라국제도시를 지나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마무리하는 편도 구간으로 운영된다.참가자들은 영종과 청라를 연결하는 해상 교량을 달리며 인천의 바다와 도시 경관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인천시는 이를 통해 해양·항공도시로서의 지역적 특색을 살리고 대회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10km와 5km 종목은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일대에서 진행된다. 풀코스 참가자뿐 아니라 가족과 친구, 연인 등 일반 시민들도 각자의 체력과 수준에 맞춰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참가자 2만 명 조기 마감… 풀코스 정원 8천 명으로 확대올해 인천마라톤은 참가 신청 단계부터 높은 관심을 모았다.인천시는 증가하는 마라톤 참가 수요를 반영해 풀코스 모집인원을 기존 6,200명에서 8,000명으로 확대했다. 전체 모집인원 역시 2만 명에 달했으나 접수가 조기에 마감됐다.최근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달리기 열풍과 함께 청라하늘대교를 달릴 수 있다는 새로운 코스의 매력이 참가자들의 관심을 끈 것으로 보인다.시는 이번 대회가 시민들의 생활체육 참여를 확대하는 동시에 인천을 대표하는 스포츠 행사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출발지 분리·편도 코스 운영… 안전관리 강화대규모 인원이 참가하는 만큼 안전관리와 교통 불편 최소화도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인천시는 출발지 혼잡을 줄이기 위해 풀코스와 10km·5km 종목의 출발 장소를 분리해 운영한다. 풀코스는 편도 구간으로 구성해 주요 도로의 교통 통제 시간을 최소화할 방침이다.특히 청라하늘대교 진출입부를 비롯해 참가자가 집중될 가능성이 있는 구간에는 전담 안전관리 인력을 배치한다.또한 대회 당일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현장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참가자와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할 계획이다.대회 개최에 따른 일부 도로의 교통 통제가 예상되는 만큼 시민들의 사전 확인과 협조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세계육상연맹 공식 라벨 획득 추진인천시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국제마라톤 대회로서의 위상을 더욱 높이겠다는 구상이다.새로운 코스 운영과 대회 환경 개선을 통해 향후 세계육상연맹(WA)의 공식 라벨을 획득하고, 국내외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한민국 대표 국제마라톤 대회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다.김성현 인천시 체육진흥과장은 “청라하늘대교를 통해 바다를 달리는 첫 풀코스 개편 레이스에 2만 명의 모집이 조기 완료될 만큼 동호인과 시민들의 열기가 매우 뜨겁다”며 “참가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응급대응 체계 구축과 현장 안전관리에 한 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이번 인천마라톤은 영종과 청라를 잇는 새로운 코스를 통해 인천의 도시 경관을 널리 알리고, 시민과 국내외 마라톤 참가자들이 함께하는 스포츠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6-10-15 17:18:07인천광역시는 오는 6월 22일부터 29일까지 8일간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2026 제24회 CMAS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린다고 밝혔다.이번 대회는 세계수중연맹(CMAS)이 주최하고 대한수중·핀수영협회가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인천광역시 등이 후원하는 핀수영 종목 최고 권위의 국제대회다. 올해 대회에는 총 38개국 418명의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참가해 수준 높은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핀수영은 오리발(모노핀·짝핀)을 착용하고 수면 또는 수중에서 정해진 거리를 가장 빠르게 이동해 기록을 겨루는 종목이다. 일반 수영보다 속도감과 역동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으로, 이번 대회에서는 표면, 잠영,짝핀, 계영 등 남녀 각 19개 세부 종목에서 치열한 메달 경쟁이 펼쳐진다.공식 개회식은 6월 23일 오후 5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리며,본경기는 6월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진행된다. 관람객은 대회 기간 중 문학박태환수영장 2층 출입구를 통해 입장해 경기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또한 이번 대회는 방송 플랫폼 ‘숲 티브이(SOOP TV)’를 통해 대회 전 기간 중계될 예정으로, 현장 방문이 어려운 시민들도 온라인으로 경기를 시청할 수 있다.인천시 관계자는 “제24회 CMAS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가 인천에서 열리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인천시를 찾아준 모든 선수들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길 바라며, 참가 선수단과 방문객들이 인천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대회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2026-06-22 15:07:37효와 희생의 서사에서 인간의 욕망과 선택, 죄책감의 이야기로 재해석인천시립무용단(예술감독 …
2026-10-29 15:28:38